성소수자와 종교20 다시 살리는 일 - 2017년 봄, 부활, 세월호와 육우당을 기억하며 박진영 (로뎀나무그늘교회 목사) 찬란한 봄이 찾아왔다. 여기저기 꽃들이 피어나고,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긴긴 겨울 속 그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빛깔로 부드러운 촉감으로 다시 살아난 걸까. 다 죽었던 것 같은 나뭇가지에 솟아나는 작고 여린 순들에서 사나운 겨울바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자연은 생명의 고귀함을 충만하게 일깨워주었다. 모든 것이 살아 있다는 것. 무생물처럼 느껴지는 물과 흙과 돌과 바람과 심지어 땅에 떨어져 바스러진 나뭇잎조차도 생명을 가득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오묘한 생명은 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무엇이 이 모든 것들을 살게 할까. 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왜 죽어도 죽어도 계속 살까. .. 2017. 4. 22.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안전한 공동체 - 섬돌 교인들과의 수다회 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필자는 크리스천이다. 그리고 성소수자다. 보수 기독교에서는 나를 ‘죄인’이라고 정죄한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기에 그리고 내가 믿는 하나님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에 하나님은 나를 ‘죄인’으로 규정 짓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받아 들여주는 교회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최근 섬돌향린교회에 정착했다. 다양한 고민을 안고서 섬돌향린교회에 꾸준히 나오고 계신 두 분과 함꼐 섬돌향린교회에 대한 이야기와 본인들이 생각하는 교회에 대해서 말해보는 수다회를 열었다. 기획의도. 행성인 웹진에서는 매월 성소수자 커뮤니티/문화에 대한 글을 싣고 있습니다. 이번 6월호에는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교회’를 주제로 삼아 .. 2016. 6. 9. 자비로운 날, 부처님 오신 날 코코샤넬/이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이 세상의 만물은 만상(만 가지 서로 다른 모양)입니다. 우리의 삶은 다양하고, 서로 다른 모양으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현재는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고 있죠. 모양이 다르다고, 아니면 모양이 없다고 차별합니다. 금강경이라는 불경에서는 일체 중생을 분류할 때 태어나는 모양 사생으로 분류합니다. 사생이란 태생(모태 출생), 난생(알에서 태어나는 것), 습생(습기로 인하여 탄생: 지렁이), 화생(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화하는 것), 이렇게 서로 다른 모양으로 태어납니다. 보통 사람은 모양이 있는 것 밖에 모릅니다. 또한 부처님은 남녀 차별과 신분 제도인 카스트 제도를 부정하셨습니다. 2600년 전 여성은 출가를 하여 수행자가 못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출가 수행자가 되는.. 2015. 5. 21. 퀴어 신학자 테드 제닝스 교수가 말하는 '사랑, 권리, 변화' 번역: 주영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01년에 처음 만난 테드 제닝스는 그후 10년 가까이 매년 한국을 방문할 때면 항상 행성인(구 동인련)을 찾았습니다. 언제나 인자하지만 단호하게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말했고, 동성애 혐오는 기독교 정신에 위배됨을 분명히 하는 노학자는 한국의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용기와 위로,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는 한국 성소수자 운동의 아픔과 투쟁, 성장을 지켜본 벗이기도 합니다. 그의 바람대로 이제 한국에서도 기독교 안에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동맹이 생겨났습니다. 아직 미약하지만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지난 4월 10일, 테드 제닝스 방문을 맞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6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가 경험한 성소수자 운동과 사회 변혁 운동의 경험에 대해 들어보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 2015. 4. 14. [2015 LGBTI 인권포럼] '광장에서 만난 기독교의 두 얼굴' 섹션을 듣고 끄적끄적 바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람마다 몇개의 얼굴을 갖고 살까?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성소수자로서 두 얼굴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내 종교를 사랑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사랑한다. 몇 개월 전 서울시는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제정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리고 얼마 뒤 헌장을 만들겠다고 하던 서울시는 보수 기독교 세력의 압박에 의하여 성적 소수자를 차별해선 안된다는 조항을 문제 삼으며 헌장 제정을 철회하였다. 이에 격분한 성소수자 당사자와 지지자들은 서울 시청을 점거하고 6일간 농성을 하였다. 농성을 하는 동안 많은 일이 발생하였다. 농성장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성소수자들이 만든 피켓을 침탈하고 혐오 발언을 하였다. 경찰들은 혐오 발언을 듣고 있는 성소수자들을 방관하였다. 성소수.. 2015. 4. 8. 동성애자도 성당에 갈 수 있나요 - 교황의 한국 방문을 기념하며 박종인 신부(요한) 예수회. 청소년사목 담당 얼마 전에 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입니다. 자신은 가톨릭 신자가 아니고 배우자는 가톨릭 신자지만 열심한 편이 아닌 이 친구는, 가톨릭이 동성애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고 배타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제 지인과 같은 분들이 또 있을지 몰라서 이번 속풀이에서 다뤄 봅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교회를 머리에 그리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신자들은 성적 소수자들에게 배타적인 교회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공식 입장도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창조하셨고, 어떤 사람도 하느님을 향해 가는 여정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동성애 경향을 가진 이들도 주저 없이 맞아들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 2014. 9. 10. "성적 소수자" -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WWJD)? 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내가 일하고 있는 대학교는 부시대통령계의 정치적 보수주의 지역이라는 텍사스에 위치해 있다. 텍사스는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는 “WASP: 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도”들 중에서 종교적으로도 보수적인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여섯 배가 된다는 텍사스에 이렇게 극보수주의자들만 사는 것은 아니다. 성적소수자 문제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가늠하는 기준 중의 하나는 그 학교가 교직원들의 파트너들에게 연금/보험의 혜택을 주는가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일만여명의 학생과 이천여명의 교직원이 있는 내가 일하는 대학교에서는 이렇게 동성애자들의 파트너(domestic partner) 들에게도 이성애자들의 배우자들과 동등한 혜택을 준.. 2013. 11. 14. 무지개 십자가를 들다 - 세계교회협의회(WCC) 해외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만남에 다녀와서 여기동 (동성애자인권연대) #1. 워크샵: 얼굴 색은 모두 달라도 우리 모두는 무지개 빛깔의 마음 알록달록 물든 낙엽 위로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주말, 해외 동성애자 그리스도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 성소수자 친구들이며, 우리를 만나기 위해 올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에 참가하면서 잠시 서울로 찾아온 귀한 친구들이다. 워크샵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사라(레즈비언 목사)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손님으로 온 그녀가 먼저 다가와 나에게 인사를 하고 떡을 먹으라고 건네주었다. 사라에게는 파트너와 3살 난 아기가 있다. 나에게 아기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참 귀여웠다. 사라는 우리에게 멋진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지역의 퀴어들이 행사를 기획하였으나 장.. 2013. 11. 7. “존재하는 아픔과 고통은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나누는 것이다.” 민김 종훈(자캐오) 신부 1. 길 위에 서다 저는 장로교회에서 태어나 순복음교회를 거쳐 성공회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꽤 오랫동안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신앙을 유지했었습니다. 그런 제게 성서가 가르치는 교회는, 가난한 이들이 그들의 조건이 아닌 존재 자체로 용납 받고 사랑 받는 교회였습니다. 제가 문자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에 만난 성서가 가르치는 교회는,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가난한 이들이 우선시되는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교회를 찾아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과감히 교파를 바꿔 거의 정반대 성향의 교회에 속하기도 했고, 한동안 교회를 떠나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교회에서 그런 교회를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그토록 하.. 2013. 11. 7. 미국 그리스도의 연합교회, 멈추지 않고 진보하는 교회 홍신해만 미국 그리스도의 연합교회(United Church of Christ)는 보통 줄여서 UCC라 불립니다. 미국에서는 진보적 성향과 활발한 사회참여로 유명한 교단입니다. UCC는 1957년 복음주의 개혁교회와 회중교회가 연합하여 오늘의 모습을 띠게 되었습니다. UCC 교단은 LGBTQ에 관한 이슈에 있어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3년 지금까지도 여러 교단에서 동성애자 목사안수가 논의 중인 가운데, UCC 교단은 이미 1972년에 최초의 동성애자 목사를 배출했습니다. 또한 1985년 정기 총회 이후로는 ONA(Open and Affirming)이라고 해서 LGBTQ를 교회에 환대하고, 사회적으로는 제도적 문화적 평등을 이루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무지개 깃발을 걸어 놓은 교.. 2013. 11. 7. 미국 성공회신학대학원 총장 캐서린 랙스데일(Katherine Ragsdale)과의 인터뷰 김종서 (‘13, 석사과정 1학년) 성공회신학대학원(EDS : Episcopal Divinity School)은 미국 내 성공회 계열 신학교 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학교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 소수자 이슈와 관련하여 가장 적극적인 대응을 벌이고 있는 학교로도 유명하다. 퀴어 신학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패트릭 쳉(Patrick S. Cheng) 교수가 재직 중이며, 다양한 학생들이 LGBT 이슈와 관련한 학문적, 실천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교의 총장은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고 2010년 자신의 파트너와 결혼식을 올린 캐서린 랙스데일 박사인데, 그녀는 흔쾌히 본 인터뷰에 응해 주었다. (그녀의 결혼에 대한 기사는 다음의 링크를 참조할 것. http://www.advocate.com/.. 2013. 11. 7. "하느님이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셨는데, ‘근데 동성애자는 빼고.’ 이럴 수 없잖아요" - 퀴어한 기독인들 이야기 모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 중에도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많다. 성경에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쓰여 있는데도, 목사님과 신부님이 죄악이라고 말하는데도 그들이 신앙심을 버릴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은 퀴어 기독인들과 함께 그 ‘고민’과 ‘화해’의 경험을 이야기 나눠 보았다. ‘하나’는 기독교인이자 레즈비언이다. 성경에 적힌 동성애자에 대한 말은 항상 “짐이었고 아픔이었다.” 신도가 여섯 명인 개척 교회에 다니고 있는데, 목사님에게도 커밍아웃했다. 목사님은 하나를 받아들였고, 신도들과 함께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동성애자가 너희 주변에 없겠느냐, 분명 있다. 그런데 왜 커밍아웃을 안 하겠느냐, 그건 너희가 마음이 닫혀있기 때문이다. 동성애가 죄일까. 잘 생각.. 2013. 11. 7. 영원한 짝사랑 바람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레위기:18장22절 “너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 기독교에서는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종교 안에서 성소수자들은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결코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6년간 다닌 교회에서 더 이상 내 자신을 부정하기 싫어서 죽는다는 마음으로 내가 맡고 있던 찬양팀과 학생회에서 “나는 여자친구를 사귀어 봤지만 너희들이 느끼는 감정과 다른 것 같아. 나는 동성애자 같아”라는 말을 여러 번 들려줬다. 커밍아웃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나와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네가 아직 어려서 그렇다”, “여자랑 자게 되면 이성이 좋아질 거야.”, “동성.. 2013. 11. 6. "사랑의 반대말은 두려움입니다" -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을 보고 한빛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 주의!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따돌림모든 나라의 모든 주교가 성공회 총회인 ‘램버스 회의’에 초대받는다. 단 한 사람, 진 로빈슨 주교만이 초대받지 못한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 성공회는 게이 주교를 인정했을지 몰라도, 세계 성공회는 진 로빈슨을 주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총회에 초대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영국 성공회 교회 내 설교와 다른 주교들과의 식사와 사진 촬영도 금지당한다. 시쳇말로 ‘왕따’를 당하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의 질시를 피해 물을 길으려 햇볕 뜨거운 정오에 우물가를 배회했던 사마리아 여인처럼, 진 주교도 램버스 회의가 열리는 런던을 속절없이 떠돌아다닌다. 그런 그를 맞아 주는 것은 에이즈 환자들로 이루어진.. 2013. 11. 6. 한기연 월례포럼 인문학적 성서읽기 <성서와 동성애> 후기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한기연) 지난 5월 28일 220동에서 라는 주제로 한기연 월례포럼 인문학적 성서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성서에서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는 구절들인 레위기 18:22, 20:13, 로마서 1:27, 고린도전서 6:9, 디모데전서 1:10을 직접 읽어보고 그 구절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총 13분이 참석하여 주셨으며, 그 외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모임에 대한 문의를 주신 분이 여러분 계셔서‘성서와 동성애’라는 주제에 대한 학우들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포럼을 시작하며 성서에서 동성애를 언급하고 있는 다섯 구절을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이 구절을 읽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자적으로 .. 2013. 7. 18. “성평등한 교회 상상하기” “성평등한 교회 상상하기” * 9월 마지막 주에 교회의 날 행사가 열렸다. 소수자들의 유쾌하고 진실한 친구인 진보적 기독교인들이 ‘백발이 성성’이라는 재미난 이름의 워크숍을 열었다. 나는 ‘성평등한 교회 상상하기’라는 주제의 이야기 손님으로 가게 되었다. 물론 손님일 뿐만 아니라 참가자이기도 했다. 교회에서 겪는 일쌍다반사로부터 성평등을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즐겁고 신선했다. 백발이 성성한 목사님부터 기혼, 비혼, 청소년, 비청소년, 이성애자, 성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 때 참가자들과 나누었던 글을 웹진에 싣는다. 나는 누구일까요? 우리는 자신을 다양한 정체성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내 안에 다양한 내가 공존합니다. ‘나’를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인, 여성, 서른세살. .. 2011. 10. 14. 교회가 동성애를 혐오해야 하는 이유? - ‘혐오반대’가 새해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 이유! - 교회가 동성애를 혐오해야 하는 이유? ‘혐오반대’가 새해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 이유! 성소수자로 살기가 이다지도 고단했던가? 지난 2010년을 돌아보자면 그야말로 ‘동성애 혐오로 얼룩진 한 해’였다는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성소수자’라는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은 수없이 겪어왔지만, 이처럼 대대적으로 ‘사회적 불편’을 고조시킨 적은 일찍이 없었으니 얼마나 피곤하고 불편한 1년이었는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동성애혐오’는 인권운동가들이 뽑은 올해의 인권 이슈에서도, 성소수자들의 체감 온도에서도 가장 ‘핫’한 주제였다. 물론 우리 말고 동성애 혐오를 올해의 ‘핫’이슈로 선정한 이들이 또 있었으니 바로 ‘기독교인들’이다. 덕분에 우리는 1.. 2011. 1. 10.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공동체를 꿈꾸다. - ‘차별없는 세상을 향한 기독인연대’를 이끄는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 인터뷰 가을 햇살이 눈부신 9월 마지막 주, 명동에 위치한 향린교회로 향했다. 오전 시간 명동의 한가함이 또 낯설다.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이하 차세기연)를 이끄는 활동가이며, 대표적인 진보 기독교회인 향린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계신 임보라 목사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동인련과 차세기연은 최근 극우 기독교의 동성애 혐오 조장에 대응하기 위해 ‘열림’이라는 공동의 모임을 만들고 여러 활동을 함께 해오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기독교에서 가장 불편하고 불쾌한(?) 주제인 동성애를 가지고 보수 우익 기독교와 정면 승부를 택한 그녀, 이것만으로도 매우 설레는 만남이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역시! 월요일의 교회는 적막하다. 북적거.. 2010. 10. 19. LGBT 운동과 진보적 기독교 운동은 동맹해야 합니다. - 성소수자의 따뜻한 동지, 신학자 테드 제닝스 강연에 참석하고 지난 6월 9일 저녁, 나는 충정로역에서 목사님을 만났다. 어쩌면 행운인 것 같다.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옹호하는 강연 자리에 내가 다니는 교회 담임목사님과 함께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이. 강연장에 가보니 반가운 분을 또 만났다. 지난주에 우연히 만난 한 목사님께 강연 소식을 알려드렸더니 이곳에 오신 것이다. 이 분은 시카고 신학대에서 수학하시고 지금은 경인여대에 계시다고 한다. 이 강연이 있기 바로 얼마 전 진보기독교단체들이 주최한 비슷한 주제의 테드 제닝스 강연에도 역시 많은 기독교인들이 강당을 가득 메우고 테드의 이야기를 경청하였다고 한다. 분명히 기독교와 동성애는 ‘핫’한 이슈임에는 틀림없다. 강연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요.. 2010. 7. 4. [한기연 www.sallim.or.kr] 여러분들이 꿈꾸는 세상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_ 6월 호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 나, 우리 "랑"' 손잡기는 동인련과 함께 연대하는 단체들의 소중한 글을 싣습니다. 이번 6월호에서는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서면 만날 수 있는 성소수자들의 친구 한기연을 글로 만나봅니다. 한기연 _ www.sallim.or.kr 첫 만남 가슴 아픈 사실이지만, 동인련과 한기연을 이어줬던 것은 다름 아닌 육우당의 죽음이었습니다. 육우당의 소식을 전해들은 우리는 좀 더 일찍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자책 그리고 고인에 대한 미안함으로 괴로워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괴로움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할 수 밖에 없는 일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들을 정죄하는 목소리에 맞서, 모든 존재는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2008.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