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IV/AIDS101

[독후감] 너와 나는 퀴어하고 사랑된다 - 『휘말린 날들』을 읽고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아주 오랫동안, 그러니까 제작년이나 작년 초만 하더라도 HIV가 나랑은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감염인도 아니고, 내 주변에도 없는 것 같고, HIV 감염인들(이하 'PL')은 내가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하는 사람들, 혹은 내가 펑펑 울면서 보는 '렌트' 같은 뮤지컬이나 '잇츠어신' 같은 드라마, 혹은 여러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비극적인 서사의 주인공들이라는 것이, 지금은 믿기 힘들지만 내가 과거에 가졌던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보경 작가의 '휘말린 날들'에서는 HIV가 비단 PL이나 에이즈 환자 당사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PL들의 서사와 퀴어의 서사가 얼마나 많이 겹치고 닮아 있는지 서술한다. PL들의 이야기는 사회 전체와 역사와 .. 2024. 2. 20.
[회원에세이] 2023 중구난방 활동의 조각들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규범과 제도의 문법 대화에 앞서 상대의 언어를 살핀다. 당신이 어떤 의도와 기준을 두는지, 어떤 배움과 경험에 걸쳐 지금의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 혹은 지금까지 지나온 자리가 당신의 생각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거슬러 파악해야 허공에 흩어지는 단어들을 붙잡아 설득이든 논쟁이든 할 수 있다. 규범과 제도의 문법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저 지배적으로 정상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부정하고 적대만 할 수는 없다. 언제라도 정치적인 동행과 협치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상대의 문법을 파악하는 노력 너머 내가 지금의 제도와 규범에 얼마만큼 종속되고 동일시하는지, 혹은 그로부터 얼마나 다르고 거리 두는지 알아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품어온 욕망이 고스란히 규범과 제도의 문법에 묶.. 2023. 12. 25.
[공연 리뷰] 오늘은 당신에게, 내일은 나에게, 하지만 오직 오늘 뿐- 렌트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에는 뮤지컬 '렌트'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렌트를 관람할 계획이 있거나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뮤지컬을 볼 때 노래와 연기 등 연출적인 요소에 더 집중하기 위해 스포일러를 미리 보고 가는 편이어서 스포일러에 예민하지 않지만, 모두의 의사는 존중해야 하니까요. 또한 이 글은 '렌트' 덕후의 주접이 들어가 있습니다. 돌아갈 시간을 드릴게요. 셋, 둘, 하나. 아직 남아 계신가요? 감사합니다. 그럼 글 시작하겠습니다. 돈 없는 학생인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좋아하는 돈 많이 드는 취미가 있다면, 뮤지컬을 보러 다니는 거다. 2021년에 '하데스타운'을 보고 김수하와 박강현의 달달함과 최재림의 성량에 .. 2023. 12. 24.
세계 에이즈의 날,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에 부쳐 - 실천과 배움, 만남과 돌봄의 HIIV/AIDS 인권운동 행성인 HIV/AIDS 인권팀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입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 날을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올해 헌법재판소에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상 전파매개행위죄에 대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HIV/AIDS인권활동가와 퀴어커뮤니티, 의료전문가들과 각계의 많은 사람들은 질병을 범죄화하는 것이 취약한 이들을 더 낙인찍고 드러나지 못하도록 할뿐, 예방에 어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해당 법조항의 폐지를 오랫동안 주장해왔습니다. 비록 합헌 결정이 나왔지만, 헌법재판관들이 HIV감염인들이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감염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HIV/AIDS 인권운동이 오랫동안 인식개선을 해온 성과이기도 합니다. HIV/AIDS인권.. 2023. 11. 23.
[짤막 연재] 페티쉬의 길 (fetish Road) - #2. 이상한 시선 속에서 밖을 보고 나를 돌아보기 Rubber Lee(행성인 HIV/AIDS 인권팀) 나는 페티쉬를 가지기 오래전 부터 인권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10대 후반부터 행성인에서 청소년자긍심팀으로 시작하여 30대인 지금까지 깊게 짧게 꾸준히 활동을 하고 나의 권리를 위해 모두를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0대 중반까지 나의 페티시를 알리지는 않았다. 사람들에게 생소한 소재인데다 나 이런 취향 있다고 말하면 분명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거라는 불안감이 있던 것이다. 성적 지향을 알리는것보다 나의 페티쉬를 알리는것이 더욱 말하기 어려웠다. 또다른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까. 나의 페티쉬를 함께할수 있는 사람은 없는 걸까? 동료를 찾아 열심히 이곳에서 사람을 찾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당시 또래들이 사용하는 싸이월드와 버디버디.. 2023. 9. 22.
[회원에세이] 괴물을 좋아하는 게이 이야기 마루(행성인 HIV/AIDS인권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저의 내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놀라지 마세요. 실은 제가괴물을 좋아합니다. 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구요? 여러분도 아는 바로 그 괴물이요. 악당이죠! 악의 편에 서서 괴이하고 무서운 모습을 하고,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그런 존재 말입니다. 하하하, 제가 너무 뜬금없었나요? 저는 아주 독특한 성적 페티시를 갖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혹시 지구용사 벡터맨이라는 공상과학물을 알고 계신가요? 그보다 조금 전 세대라면 후뢰시맨, 바이오맨, 마스크맨을 보거나 들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런 영상들을 다른 말로 ‘특촬물’(특수촬영물의 약어)이라고도 하는데, 지금도 케이블 채널이나 OTT에서 가면 라이더와 파워레인저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주 쪼.. 2023. 8. 22.
[회원에세이] 그래도 BDSM은 폭력적이지 않나요? 남웅(행성인 HIV/AIDS인권팀) 『섹스할 권리』에서 아미아 스리니바산은 성매매에 대한 복잡한 정치적 사정을 이야기한다. 성매매가 젠더 폭력에 바탕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페미니스트들이 성매매에 반대하면서 성매매 지구를 단속하고 없애야 하며 법적으로 성매매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성노동자의 권리는 얼마만큼 보장하거나 고려하는지 묻는 것이다. 그는 반성매매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어떤 주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성노동자의 삶이 비참해진들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제 정치적 신념을 위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개별의 희생을 감수하라는 주장은 누군가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사항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상적인 사회를.. 2023. 8. 22.
VISUAL AIDS 《Day With(out) Art》Day With(out) Art 2022 Being & Belonging 영상 및 브로슈어 자료 공유 행성인 미디어TF 비주얼에이즈는 뉴욕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로서 에이즈 위기부터 세상을 떠난 감염인 예술가를 기억하고, 생존하고 있는 감염인 예술가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HIV/AIDS를 주제로 하는 전시와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1989년부터 매년 세계 에이즈의 날에 맞추어 '예술 없(있)는 날Day With(out) Art'을 진행하며 예술 씬에 HIV/AIDS 이슈를 개입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작가들을 선정하여 커미션 작업을 제작하고 상여하고 있는데, 올해는 김재원 작가가 참여하면서 국내에서 첫 상영회를 진행했습니다. 상영회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와 아트선재센터의 협력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상영회 이후에는 국내외 퀴어활동가와 연구자, 미술비평가와 함께 토크쇼를 .. 2022. 12. 13.
2022 HIV/AIDS 인권운동 연차보고 남웅(행성인 HIV/AIDS인권팀) 양보다 무게, 생각해보니 양도 많았던 2022년 2022년의 HIV/AIDS 운동은 어떻게 기억될까. 이전부터 몇 년간 목에 걸린 가시처럼 속을 긁지만 무작정 삼켜버릴 수도 없는 까다로운 화두들이 굵직한 사건으로 현장에 던져졌고, 운동은 날을 세워야 했다. 당장 대중을 조직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납득할만한 주장을 하는 것이었다. 확신을 의심하며 계속해서 질문과 회의를 던지고, 응답과 보완을 거듭하며 논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야 했다. HIV/AIDS 인권운동의 교훈 연초 뉴스에 등장한 원숭이두창은 다시 한번 게이 커뮤니티에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포스트코로나 이후 재개되는 게이 파티와 성관계에서 전파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통계는 게이커뮤니티를 향한 낙인의 조짐을 짙.. 2022. 11. 26.
[회원에세이] 12월 1일 HIV 감염인 인권의 날을 맞아 : 행성인과 함께한 1년 민지(행성인 HIV/AIDS인권팀) 제가 행성인을 만나게 된 지 딱 1년이 흘렀고, 올해에도 12월 1일 HIV 감염인 인권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 늦은 가을입니다. 저는 2021년 성소수자 노동권 연속토론회를 통해 행성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3차 토론회에 참여해서 문제의식과 변화의 실마리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서, 4차 토론회 '일하는 HIV 감염인, 당연한 사실에 익숙해지기'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HIV/AIDS에 대해서는 대학생 때 연합 학생회의 성과 재생산 건강/인권팀을 통해 U=U를 알리는 UCC를 만들고, 학생 대상의 포럼에서 'HIV에 대한 잘못된 상식 깨기'를 주제로 간단 퀴즈를 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대학생 때의 활동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2022. 11. 26.
[HIV/AIDS특별기획] 프렙은 예방을 필요로 하는 게이&MSM의 것이 될 수 있을까? *2022년 행성인 HIV/AIDS인권팀은 HIV 노출 전 예방법 '프렙(PrEP)'세미나와 토론회를 진행하며 퀴어커뮤니티의 의약품 접근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바탕으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행성인 회원 김민수 님의 후원으로 이뤄집니다. 해당 원고는 7월 29일 HIV/AIDS인권팀에서 진행한 토론마당 '프렙(PrEP)은 누구의 것인가?'의 발제 내용을 요약한 결과물입니다. HIV/AIDS인권팀은 하반기에 내용을 보강하여 대중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갈릭(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 트루바다는 2012년 미국에서 첫 예방약으로 승인 받아 2018년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게이/MSM을 대상으로 무료로 약을 제공하는.. 2022. 7. 25.
[HIV/AIDS특별기획] 프렙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계설정 *2022년 행성인 HIV/AIDS인권팀은 HIV 노출 전 예방법 '프렙(PrEP)'세미나와 토론회를 진행하며 퀴어커뮤니티의 의약품 접근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바탕으로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행성인 회원 김민수 님의 후원으로 이뤄집니다. 해당 원고는 7월 29일 HIV/AIDS인권팀에서 진행한 토론마당 '프렙(PrEP)은 누구의 것인가?'의 발제 내용을 요약한 결과물입니다. HIV/AIDS인권팀은 하반기에 내용을 보강하여 대중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민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PrEP은 Pre-exposure prophylaxis, 노출 전 예방 요법을 의미한다. HIV/AIDS에 노출되기 전부터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함으로써 감염을 막는 .. 2022. 7. 25.
[미디어논평] 질병을 둘러싼 과도한 접근은 공익을 저해할 뿐 원숭이두창은 등장부터 상상과 음모를 품은 이야기들로 넘쳤다. 인수감염의 뉘앙스를 즉각적으로 풍기는 이름부터 그랬다. 이는 질병에 불필요한 비유와 상상을 불붙일 알리바이를 제공하며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방해가 된다. COVID-19로 명명하기 이전 ‘우한폐렴’이 그랬고, HIV/AIDS가 공식적으로 명명되기 전 ‘게이들의 암’으로 불렀던 것이 그랬다. 몽키 팍스(Monkeypax)로 부르는 원숭이두창의 경우 애초 이러한 명명이 공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방역당국과 언론·미디어는 여기에는 많은 오해와 편견이 개입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원숭이두창이 한국사회에 소개된 시점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던 질병이 벨기에와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에서 열린 파티에 집단 확진자가 나.. 2022. 7. 3.
제 14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마지막 세션 후기: 그래도 퀴어는 나아간다 <우리가 보내온 5년, 우리가 그리는 5년>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 모처럼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성소수자 인권포럼이었다. ‘그래도 퀴어는 나아간다’는 사연 많아 보이는 표제의 마지막 세션 이름은 , 역시나 단어 하나하나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 5년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5년 전 성소수자들은 촛불을 들고 나가 적폐를 몰아내고 세상을 바꾸자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동성애가 싫고 차별금지법 제정할 마음이 없다고 공언했던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대답이었다.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그를 쫓아다니며 국회 앞마당에 무지개 깃발을 펼쳐 항의하고, ‘나의 인권을 반반으로 나눌 수 없다’고 외쳤다. 우습게도 활동가들이 외친 현장은 문재인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는 자리였지만, 항의하는 성소수자들에게 돌아온 응답은 ‘나중에’ .. 2022. 5. 26.
20대 끝무렵의 기록 - 다니주누 전시 <존재의 이유> 스케치 남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미디어tf)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최영미 시인의 문구를 처음 접할 때에는 괜히 비장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는 저렇게 말하기도 민망한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서른을 앞둔 다니주누가 이십대 마지막 생일을 맞아 전시를 기획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엔 조금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얼마나 대단한 나이라고 그렇게 기념을 하냐는 질문에 앞서 저렇게 HIV에 감염된 시간을 세고 나이들어감을 기념하는 시도가 자신의 서사에 궤적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한다는 생각을 거꾸로 하게 된 것이다. 홍보 문구 중에는 '관람 유의사항'이라고 적어넣으며 불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관람에 유의하라는 언급이 있었다. 얼마나 불편한지 가서 확인하겠다고 능청을 떨었지만 그만큼 신중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 2022. 5. 23.
전파매개행위죄 폐지운동으로부터 성적 권리를 이야기하기 * 본 원고는 12월 9일 국회에서 진행한 토론회에서 남웅 활동가가 발표한 내용을 실은 글입니다. 토론회 다시보기: https://youtu.be/40d6LC3dOgA?list=LLdNmGdE68_4xDY9dWjn6kaw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https://notacrime-hiv.org/?p=1525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에이즈혐오선동의 정치로부터 매년 국정감사 시즌이면 동성애와 에이즈가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비롯해 인권관련 사안을 다루는 기관이면 으레없이 올라오는 이야기들이란 HIV감염률 증가 속에 문란한 동성애를 방치한다는 정치인들의 고성이다. 심지어 혐오 세력 인사들을 증인으로 배석시키기도 한다. 이들은.. 2021. 12. 10.
팬데믹의 해를 윤가브리엘님과 마무리하며 화당(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코로나 팬데믹의 2020년, 그 끝자락에서 AIDS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이 짧은 감회를 쓰는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화)입니다. 지난 금요일, 행성인의 11월 회원모임으로 개최된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스스로 에이즈에 관해 아는 바가 너무 없다고 느껴서 에이즈 인권 운동의 산 증인이자 당사자이신 윤가브리엘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참석했습니다. 행사는 최근 급증한 코로나 확진자 수 때문에 사전신청 인원만으로 소소하게 이루어진 토크 콘서트였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와 보게 된 자료 및 영상의 내용은 전혀 소소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어려움과 걸어온 길에 대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좌절보다 희망을 갖게 되는 이유는 가브리엘님에게 힘이 되어주고 함께 운동한 사람.. 2020. 12. 2.
HIV/AIDS 인권팀 세미나 후기- U=U는 HIV/AIDS예방과 감염인의 성적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변화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까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한동안 SNS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고 뉴스가 공유되었던 에이즈예방약, PrEP은 이제 국내에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상용화를 앞둔 상황이다. 외국 소식으로나마 접했던 상상 속 에이즈예방약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우리는 가이드라인을 읽으며 예방약의 정보를 파악하고, 가격 책정과 보험적용 여부를 둘러싸고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성소수자 및 HIV/AIDS 인권운동 안에서는 프렙을 둘러싸고 긴장이 없지 않았다. 효과가 입증되었고 약제 도입을 논의하지만, 오랜 시간 질병에 스며든 부정적 인식과 낙인을 소거해줄 구원투수로 의존하기엔 찝찝함이 있다는 것도 고백해야겠다. 예방약이 낙인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까 하는 물음과, 그럼에도 예방약이 질병에.. 2018. 3. 6.
HIV/AIDS 인권팀 세미나- Undetectable (바이러스 수치 미검출) = Untransmittable (감염불가) 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HIV/AIDS팀에서는 종종 국내외 HIV/AIDS관련 현안을 공유합니다. 저번 회의에서는 올해로 만 2년을 맞이하는 U=U, “미검출 = 감염불가” 캠페인에 대한 내부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U=U는 Undetectable (바이러스 수치 미검출) = Untransmittable (감염불가)의 줄임말로, 혈내 HIV 수준이 미검출 (혈액1ml당 200개체수 미만, WHO의 ‘바이러스 활동 억제’ 기준) 인 HIV 감염인은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없다는 공공보건적 메세지를 널리 알리려는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의 주체는 Prevention Access Campaign 으로, 미국에 터를 잡고 있지만 (뉴욕의 Housing Works라는HIV 감염인의 주거 권.. 2018. 3. 6.
11월 행성인 여성모임 - 우리가 잘 몰랐던 가까운 이야기, HIV/AIDS 후기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11월 25일 홍대에 새로 생긴 레즈비언 바에서 가 열렸다.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HIV/AIDS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기획한 것이다. 성소수자를 공격할 때, 가장 흔하게 나오는 이야기인 ‘HIV/AIDS’. 하지만, HIV 바이러스 감염 경로로 볼 때 어쩌면 가장 먼 존재가 레즈비언이라 그런지 레즈비언들은 ‘HIV/AIDS’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나 역시도 행성인에서 활동하기 전까지 마찬가지였고 강의를 듣고 새로운 고민이 쌓이는 것을 느끼며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에서 활동하는 타리님께서 진행해주셨다. HIV/AIDS에 대한 정보부터 세계적인 상황, 한국의 상.. 2017.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