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원 이야기/코코넛의 눈코입귀4

[코코넛의 눈코입귀] 당신 눈앞에 퀴어는 풀만 먹습니다. 버티세요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평소에 술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8번 정도 술을 마신다는 게 과장은 아닐 거다. 학교 수업과 알바와 집회 등 이런저런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밤에 사람들과 함께 소주 마시는 게 삶의 몇 안되는 낙 중 하나인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보면 사소하게 걸리는 게 하나 있다. 만 5년째 비거니즘을 지향하고 있어서, 일반 술집에 가면 생각보다 안주로 먹을 게 많이 없다는 점이다.  보통 메뉴에 가지튀김이나 감자튀김 같은 메뉴가 있으면 그걸 일단 시키고 본다. 감자튀김에 소주는 생각보다 많이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빈속에 술을 마시기에는 좀 그러니까 뭐라도 시킨다. 한국은 생각보다 비건 프렌들리하지 못한 나라이고, 그나마 식사를 할 때는 들깨수제비나 콩국수,.. 2025. 3. 25.
[코코넛의 눈코입귀]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내가 이따금 나가는 모임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고 가톨릭 앨라이 아르쿠스의 월례 미사이다. 한국에 퀴어 당사자와 앨라이가 모여서 퀴어 정체성을 긍정하며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장소가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하고, 사람들이 들으면 놀라겠지만 내가 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유신론자로 스스로를 정체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스스로가 성소수자임을 받아들이기 전부터 젠더나 성소수자 등의 이슈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서 아르쿠스 미사를 나가기 시작했고, 퀴어 커뮤니티에 나오고 나서도 시간이 되면 아르쿠스의 미사나 워크숍 등의 행사에 참여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포덤대학교에서 만든 퀴어 기도문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의 퀴어 당사자나 앨라이들의 이야기까지 수록된 책자를 만드는 아르쿠스.. 2025. 2. 21.
[코코넛의 눈코입귀] 광장의 게이가 보는 광장의 남자들 지난해부터 행성인 코코넛 활동가는 웹진에 매월 글을 쓰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코코넛의 글을 '코코넛의 눈코입귀'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새해에도 집회마다 광장에 나간다. 추운 겨울에 몇 시간씩 찬바람을 맞으니까 육체적으로 피로하지만, 윤석열 체포, 더 나아가 구속이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면 조금이나마 풀린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집결한 극우 세력이 법원을 때려 부수고 혐오 표현을 서슴없이 내뱉는 소식을 들으면 다시금 눈앞이 깜깜해진다. 이런 와중에 광장에 나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는 이들, 혹은 발언 무대에 올라 스스로를 밝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유심히 보게 된다. 다양한 성별과 계층과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윤석열 탄핵 촉구라는 계기가 아니었다면.. 2025. 1. 19.
[회원에세이] 거리의 크리스마스- 꺼지지 않는 목소리를 위해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연말을 맞아 시의성 있으면서도 뭔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그리고 연말에 맞는 글 주제가 뭐가 있을까 하고 행성인 웹진을 담당하는 남웅 활동가와 연초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사실 지금 시의성이 있을 만한 주제라고 하면 하나밖에 생각이 안 나긴 한다. 그런데 뭔가 너무나 중요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주제여서, 나뿐만 아니라 12월 웹진에 원고를 보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얘기만 쓸 것 같았다. 하지만 며칠 전, 내가 경험한 12월에 대한 전반적인 기록을 써 줘도 좋겠다는 제안을 남웅 활동가에게서 받았다. 마침 나는 원고 작업을 시작조차 하지 않던 시점이었으므로, 원래 쓰려고 했던 이야기는 좀 더 나중으로 미뤄두고 제안받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기.. 2024.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