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이야기/마롱 쌀롱7 동성결혼은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 결혼은 어떻게 바뀌는가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동성결혼은 성소수자 이슈에서 언제나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화두 중 하나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결혼은 개인에게 가장 개인적이며 현실적인 꿈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동성커플이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2001년 네덜란드를 필두로 여러 나라에서 동성결혼 법제화의 포문을 열기 전까지는 결혼제도는 말 그대로 가부장적 사회를 공고히 하는 이성부부 중심의 가족구성제도였다. 하지만 여러나라에서 동성결혼이 법제화된 지금, 결혼의 의미와 그 주체들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리 배지트 교수의 는 동성결혼의 법제화가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결혼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불러.. 2016. 5. 9. 대니쉬 걸- 늪을 만드는 사람들 마롱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실존했던 인물의 삶은 결코 완벽하게 재현될 수 없다. 그렇기에 창작자는 서사를 통해 원하는 대로 인물의 삶을 구부리거나 비틀 수 있다. 그들은 죽었고, 두 번 살지 않으며,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유령처럼 미끄러지며 창작자가 서투르게 재현한 자신들의 삶 속을 흘러 다닌다. 그들이 직접 말하지 않기에, 그들의 생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 창작자의 작품이 대중과 인물을 이어주는 유일한 길이기에 창작자는 실화를 다룰 때 더욱 주의해야만 한다. 이야기는 매체를 통해 대중을 만난다. 매체의 형식과 창작자의 시선이 서사의 차이를 만든다. 은 릴리 엘베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과 영화이다. 한 사람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두 작품의.. 2016. 3. 13. 마롱의 마롱쌀롱 <루카> - 어쩔 수 없이 마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종교를 향한 성소수자의 감정은 양가적이다. 종교는 혐오세력이 소수자들을 향해 휘두르는 무기가 되는 동시에 소수의 종교인들과 함께 소수자의 곁을 지키는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소설이 종교와 퀴어를 다룬 소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필자는 당연히 기독교와 퀴어의 뻔하다면 뻔할 수도 있는 관계를 떠올렸다. 그러나 윤이형의 [루카]는 기독교적인 종교보다도 를 다루었다. 소설에 사용된 기독교적 코드는 ‘다정하지만 슬픈 삶’이라는 종교와 ‘모든 어쩔 수 없는 것’들을 깊이있게 보여주는 도구이다. 딸기도, 루카의 아버지도 루카를 알 수는 없다. 딸기는 루카가 왜 루카인지 모르고 루카는 딸기가 왜 딸기인지 모른다. 한 사람 안의 온갖 다양성들을 낱낱이 캐내지 않고서도 연.. 2016. 1. 30. 은교- 처녀 토템과 배신자들 마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소나무 숲이 둘러쳐진 집에서 시인 이적요는 한은교를 처음 만났다. 이적요는 은교가 자신의 데크 위에 '놓여져' 있었다고 묘사한다. 이 소설 속에서도 은교는 '놓여져' 있는 존재다. 이적요와 서지우가 주도하는 서사 속에 은교는 놓여져 있을 뿐, 소설의 주 서사 속에서는 역할이 없다. 은교는 두 남자에 의해 창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로서 존재하며 두 남자의 시야 밖에서는 의미를 얻지 못한다. 두 남자가 분출하는 끓어 넘치는 감정 사이를 가볍게 표류하는 은교는 누구였을까. 이적요에게 은교는 영원한 처녀, 순결한 신부였다. 늙은 시인이 첫 만남에서 묘사한 은교는 젊음 그 자체다. 이적요는 소설 전반에 걸쳐 처음에는 은교에게 성욕을 품지 않았다고 말하나 묘사는 솔직하다. .. 2015. 12. 5. 『중국에서 온 편지』- 경계를 흐리며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이 짧은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화자의 이러한 자기 선언과 고백은 잊을 만하면 이야기 사이를 비집고 다시 나타난다. 이는 혼란스러운 화자의 상황에서 정체성 사이로 자신을 붙잡으려는 허망한 시도이며 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고백이다. 아니, 어쩌면 ‘나는 부소’라는 이 고백마저도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엮는 단어와 장치들은 절대 그 시대의 것이 아니다. 결국 부소라고 주장하는 화자의 이야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화자의 진실성이 모호한 중얼거림으로 변한다. 그는 너무 오랫동안 떠돈 진나라 태자의 유령일 수도 있지만 사마천의 《사기》에 심취한 정신나간 유령일지도 모른다. 그의 이야기를 읽도록 이끄는 것은 픽션에 대한 믿음이 아닌 그의 혼란스러운 서술 .. 2015. 11. 1. 용서로 가는 네 가지 길- 두 행성의 여자들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쌍둥이 행성인 웨렐과 예이오웨이. 신분제 사회인 웨렐과 웨렐에 의해 식민화된 예이오웨이. 웨렐은 예이오웨이에 대규모 농업을 도입하고 노예를 수출하여 예이오웨이에 웨렐보다도 더욱 복잡한 신분제 사회를 구축한다. 웨렐에서 예이오웨이로 끌려간 노예들은 노래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과 노예 행성 예이오웨이의 노래가 작품 전반을 흘러다닌다. 계급과 신분이 웨렐과 예이오웨이를 지배한다. 영주 계급이 보스를, 보스가 노예를, 남자 노예가 여자 노예를 지배하는 복잡한 계층 사회. 두 행성 모두에서 여성은 계급의 최하층을 이룬다. 소유주 계급 여성은 푸르다를 하는 이슬람권 여성처럼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외부인에게 모습을 보일 수 없다. 노예 여성은 같은.. 2015. 10. 4. 알렉스, 소녀에서 소녀로 : 분열과 분리 그리고 그 다음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분열 : 알렉스와 다른 알렉스 알렉스는 화장품을 산다. 새 옷을 산다. 새 학교에 등록을 한다. 다른 알렉스와 함께. 알렉스는 다른 알렉스와 항상 함께 다닌다. 다른 알렉스는 알렉스가 남자로 키워졌던 시절의 자아로, 남성 호르몬제가 초래한 지나친 공격성과 성욕 등 많은 문제들을 대변한다. 이 문제들은 알렉스의 과거뿐 아니라 현재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트랜스젠더 주인공의 자아 분열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서사적 장치다. 이 서사적 장치는 주인공의 성장과 혼란을 극적으로 보여주지만, 자아들 사이의 괴리는 주인공과 그 주변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많은 소설의 서사는 분열된 자아가 하나로 합쳐지거나 적어도 주인공이 자신이 원하는 쪽 자아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나간다... 2015. 9.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