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5 성소수자 인권학교 10강 ‘인권과 연대: 연결돼 있어야 ‘나’가 가능하다’. 인권연구소 ‘창’의 활동가이자 ‘심야 인권 식당’의 저자이기도 한 류은숙 연사님이 오셔서 강의해주셨습니다.
 
먼저 연대의 의미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연대의 의미를 노동연대, 즉 ‘약자들은 모여 있어야 이길수 있다’ 혹은 품앗이, ’네가 힘들 때 내가 도와준다‘의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류은숙 연사님은 한 단어로 연대를 정의하지 않고, 연대가 생기게 되는 과정을 설명함으로써 연대의 의미를 얘기하셨습니다.
 
'연대를 이야기함으로써 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분명해질 때 연대가 정의될 수 있다'[각주:1] 
 
연대란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시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도시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시민적 우정’을 강조했고, 이것은 도덕을 기반으로 하지만 우정의 주체는 오로지 그리스인 남성으로, 여성과 노예, 타민족은 낄 수 없었습니다. 기독교의 ‘형제애’는 고대 노예제에 반대하여 일어났으며 유일신을 위에 두고 “모든 인간, 노예든 여성이든 하느님의 자식” 이라는 논리로 평등성과 보편성을 가졌습니다. 이처럼 연대는 시대와 주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띠었고, 권리 투쟁에서 약자의 무기가 되어왔으며 그 방식이 너무 많아 어느 하나만이 연대의 방식이라 규정 짓기 힘든 것입니다.

 

 

 

성소수자와 노동자, 장애인, 여성, 이주민, 빈곤층은 더욱 연대를 해야 합니다.


재밌게도, 한국 사회에서 연대가 강하게 일어나는 곳은 특권층이고, 바로 이 특권층이 각자도생의 원리를 설파합니다. 각자도생이란 사람은 제각기 살아갈 방법을 도모한다는 것인데, ‘힘있는 우리’는 다른 고립된 사람들에게 ‘개인의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에 ‘힘 없는 다수’는 고립을 받아들이고 서로 경쟁하는 개인들이 됩니다. 우리 성소수자가 입에 담기도 싫은 ‘혐오’도 ‘힘있는 우리’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입니다. 약자들은 연대 자체도 어려운데 밖에서 오는 혐오까지 견뎌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대를 할 때는 자유와 평등을 같이 들고 가야 합니다.
 
어떻게 연대해야 할 것인가?
 
차별엔 3명이 필요합니다. 공격하는 사람, 공격의 대상, 그리고 공격하는 사람과 공감하는 사람이 그것이고, 여기서 3번째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별이 불가능해지기도 하고 가능해지기도 합니다. 류은숙 연사님은 나는 어떤 3자가 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선택을 할 경우,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지켜야 진정한 연대가 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평등없는 자유의 연대는 지역 이기주의, “우리 동네에 장애인 보호시설 금지“를 정당화시킵니다. 다른 사람이 나와 동등하지 않은 인권을 가진다는 전제하에 자신의 ‘권리’를 휘두릅니다. 그러나 권리는 무기가 아닙니다. 무기로써 권리를 사용하면 아무도 살 수 없습니다. 자유없는 평등의 연대는 ”우린 다 똑같아“의 연장으로, 차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성별 차이나 성적지향성의 차이, 사회적 계층차이에 따른 고통을 공감할 수 없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뜨거운 감자인 트랜스젠더 사회와의 연대에서 이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동성혼 합법화의 전략으로 ”우린 너희(비성소수자)와 같다“는 구호를 채택할 경우, 트랜스젠더에 대한 논의는 낄 자리가 없어집니다. 물론 모 변호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이성애주의 결혼제도에 반발하는 첫 걸음”이 된다는 것이 목적이라면 목적이지만요. 장기적으로는 모든 성소수자들을 인정하는 그런 전략이 필요합니다.
 

행성인 2015 성소수자 인권학교 “성소수자, 인권을 넘보다, 세상을 넘보다” 시리즈의 막을 내리며


유엔이 출범하여 세계 인권 선언을 선포하고 인권 연대는 지구화 되었습니다. 유엔의 반기문 총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연설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는 연설에서 “인권은 여론과 타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즉 개인적 양심이 아닌 범세계적 인권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문 번역본 보러가기)

 
인권 강좌를 수강하며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들, 차별과 혐오, 계층화와 양극화, 환경, 빈곤 문제들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성소수자의 문제는 이들의 문제와 같습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사회에서 소외‘된 것이 아니라 인권이 침해당했고, 우리가 추구하는 연대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의해주신 열 분의 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1. 류은숙, 인권운동에서 ‘연대’의 의미와 방향성에 대한 토론회,『인권운동에서 ‘연대’가 갖는 의미와 방향성에 대하여』200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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