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사(동인련 웹진기획팀)
‘받아쓰기’ 코너를 통해 문장력 강화를 해 보겠다는 원대한 꿈은 산산조각나고 말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늘 뒷전이었던 것이 사실이죠. 워낙 글쓰기를 싫어하는 성격도 도움이 되지 않았구요. 그래서 올해는 받아쓰기의 성격을 명확히 해서 정기적으로 글을 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받아쓰기는 성소수자 해방을 꿈꾸는 사람들이 돌아보고 교훈을 얻을만한 성소수자 해방운동가들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특히, 다양한 억압과 차별, 불의에 저항하고 섹슈얼리티와 성해방의 전망을 사회 변혁 전망과 함께 말과 글, 행동으로 현실과 역사를 바꾸려 노력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동성애자/성소수자 운동의 역사가 거둔 중요한 성취들은 언제나 거대한 사회적 격변, 혁명적 열망과 함께 우리 자신의 행동과 용기를 통해 이룩됐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우리는 여전히 법적인 평등, 최소한의 인권 보장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러시아에서 들려오는 동성애자 처벌법에 관한 소식, 성소수자들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알려진 소위 선진국에서도 심심찮게 벌어지는 끔찍한 혐오범죄들, 프랑스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해 나치와 보수기독교도 수십만 명이 행진했다는 뉴스가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박근혜 집권이라는 현실도 무거운 돌처럼 느껴집니다.
도대체 진정한 변화,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는 가능한 것일까? 혐오와 적대는 차이에서 비롯한 어쩔 수 없는 감정이 아닐까? 하는 물음이 떠오르는 게 당연합니다. 우리의 멋진 언니오빠들은 이런 물음들에 어떻게 답했을까요?
폭력과 적대, 절망과 냉소에도 여전히 우리가 운동 속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희망이기도 하지만, 운동 그 자체를 넘어 운동의 승리도 잊고 싶지는 않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영감을 줄 이야기, 교훈을 줄 경험들을 통해 ‘성소수자 해방’이라는 목표에 다가갈 길을 함께 모색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아는 것이라고 해봐야, 그런 언니오빠들이 ‘있었다’는 것 뿐이에요. 한 명 한 명 찾아보고 공부해 가려고 합니다. 부족할 테지만 너그럽게 함께해 주시길.
첫 번째 인물로 누구를 고를까 고민하다가 사무실에서 만난 욜이 던진 한 마디에 마음을 정했습니다. “오드리 로드”, 시인이자 활동가로서 인종차별, 여성억압에 맞서 싸운 레즈비언인 그녀의 이야기로 ‘받아쓰기’가 새롭게 출발합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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