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샤넬/이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6월 17일, <부처님 오신 날, 퀴어문화축제 기념 성소수자 초청 법회>가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처음으로 성소수자를 주제로 열린 공식 법회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법회는 내 인생에서 뜻깊은 행사였다. 가는 길이 두근거렸다. 나와 같은 사람들, 지지해주는 사람과 함께 듣는 법회라니. 가끔 찾는 절이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정문스님의 인사말로 시작된 법회 감사말이 지나가고, 총무원 사회부 노동위원이신 효록스님의 법회가 시작했다. 합장하며 염주를 잡고 효록스님의 말씀을 경청했다.
나는 누구인가? 모든 생명이 고귀한 존재이다. 차별 없이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로 살아간다. 육도윤회로 우리는 남자에서 여자로 태어나고 여자에서 남자로 태어날 수도 있다. 그렇게 태어난 모든 생명이 불성을 가진 존재이다. 불성을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육도윤회, 돌고 도는 세상, 차별도 돌고 돈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가난하다고 차별하고, 성적지향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학벌이 다르다고 차별한다. 차별이 차별을 만든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별을 하는 사람은 왜 차별을 하는 걸까? 스님이 말씀하신다. 그 사람을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알고 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스님은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토론과 이야기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회는 어두운 부분, 절망적인 부분만 보여준다. 하지만 밝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우리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부처님의 말씀은 그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의 특성에 있지 않고 그 사람의 행위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깨달음에는 차별이 없다. 하기에 우리는 자기를 돌보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외면할지라도 세상이 나를 외면할지라도 단 하나, 나 자신을 돌봐야 한다.
우리는 모두 고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받아들이게 했던 말씀이었다. 다름과 차이가 있을지언정 차별하면 안 된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당당한 권리를 말하고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생명이, 모든 존재가 차별 없는 그날까지 힘내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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