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안녕하세요? 회원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운영회원 형태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어느 시기보다 혐오와 차별이 사회적으로 조장되어지는 요즘 저는 회원 여러분들의 안부가 많이 궁금합니다. 지난 6월 28일 일요일에는 시청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그 다음주 일요일인 7월 5일에도 대구에서 대구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다음날인 7월 6일은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의 동성결혼 첫 심문기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10여일이 지났습니다. 메르스의 공포도 사라지고 태풍의 걱정도 잠시 지나가는 여름입니다.
사실 축제나 행사를 마치고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왠지 마음이 허전한 때가 있습니다. 그 많던 성소수자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내 일상 가까이에 나와 비슷한 존재 혹은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조금은 이 허전함이 채워질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시절이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제가 팀장을 맡고 있는 성소수자 노동권팀의 하반기 주력 활동인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을 준비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8일에는 첫 모임이 열리기도 했는데요 열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성소수자로, 일하고 싶은 성소수자로써 서로의 고민을 나눴습니다.
보통 일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일터 동료들의 지극히 사적인 질문에 대한 불편함을 말하게 됩니다. 애인은 있는지, 애인을 만나면 뭐하는지,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인지, 등등의 연애 중심적인 이야기들에 지치게 되는 것 같다고. 주말을 마치고 출근한 회사에서 주말에는 뭐했는지, 혼자 지냈다고 하면 얼른 연애를 해야지, 결혼을 안할거냐는 말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왜 이리 한국 사회는 무관심해도 좋을 법한 일에 가타부타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사회적으로 개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 성소수자인 나는, 나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온전히 나라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일까? 라는 고민을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을 마치고 주말동안 해봤습니다. 저는 그 관심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지 관심 자체가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다른 방향으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어떨까? 사람들의 상상력이 더 풍부해진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해봅니다.
저는 8년째 고객센터에서 전화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물론 같은 회사에서 8년째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2011년에 3년째 일하던 회사에서 커밍아웃하고 그 이후 동료들의 반응이 너무 힘들어 퇴사하고 일을 쉬던 중에 당시 동인련,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라는 단체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횃수로 5년째 단체의 회원으로 또 운영회원으로 지내며 회원분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시간들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일하는 일터, 혹은 학교, 혹은 가정, 근처에 나와 같은, 혹은 나의 존재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 간절한 마음을 기억해봅니다. 그런 마음에 힘을 줄 수 있는 활동을 해나가는 운영회원, 성소수자 노동권팀의 팀장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이 글을 빌어 다시금 다짐합니다. 축제가 끝나고 난 후 누군가에게 헛헛한 마음을 털어내고 싶다면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회원인 여러분들께서도 가끔은 먼저 이 단체에 손을 내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손을 내밀기에 믿음직스러운 단체일 수 있도록 운영회원인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8월 1일 토요일에는 신입회원 모임 디딤돌이 열립니다. 그리고 그 날의 프로그램은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으로 진행됩니다. 곧 웹자보가 만들어지면 홍보가 되겠지만 그날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의 프로그램 이름은 “무슨 일 하세요?”입니다. 물론 일을 하지 않고 계시다면 “무슨 일 하고 싶으세요?” 정도로 수정해서 읽어주셔도 좋겠습니다. 그럼 그날 뵐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만 줄입니다. 부디 무더운 여름 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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