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채식, 건강상의 이유나 윤리적인 이유에서 고기가 포함된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식생활 혹은 사회 운동이다. 채식주의자들은 시장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동물성 식품이 비윤리적인 공장식 농장에서 생산되기에 비윤리적으로 생산된 동물성 식품을 거부한다.

 

 

육계는 대부분 서너 종류의 품종으로 통일되어 있는데 이들은 태어난 지 약 한 달 만에 도축된다. 우리가 먹는 치킨은 모두 몸만 불어난 병아리다. 달걀을 생산하는 닭들은 A4용지 반장 크기의 케이지에서 사육되며 이상 행동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병아리일 때 부리를 잘린다. 돼지들은 스톨(stall)이라 부리는 케이지에서 사육되며 역시 이상 행동을 막기 위해 엄니와 꼬리를 잘린다. 암컷 돼지들은 번식을 위해 발정제를 맞고 번식하고 새끼를 낳는 것을 반복하다 죽는다. 소들 역시 비좁은 케이지에서 평생을 살며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도축된다. 2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진 젖소들은 젖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나면 곧바로 도축된다. 새우나 어패류 역시 환경 파괴를 동반하는 환경에서 비윤리적으로 길러지고 유통된다. 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공장식 축산 속에서 동물들은 각각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개체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 업자들의 이득을 위한 숫자로 환산된다. 이들에게는 행복하게 살 권리도, 윤리적으로 도축될 권리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비윤리적인 동물성 식품 생산 과정에 반대하는 채식은 사실, 어렵고 힘들다.
 
매체들과 사회가 고기 소비를 조장한다. 가끔은 장려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각종 매체와 광고에서 치킨을 맛있게 먹는 모습, 돼지고기를 굽는 모습, 우유 소비를 장려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슈퍼에 들어가기만 하면 각종 가공육을 살 수 있다. 고기를 먹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일이다. 그리고 그 고기의 모습에서 공장식 축산의 잔인한 현실은 보이지 않는다. 고기는 가까운 반면 잔인한 현실은 너무나 멀리 있다.

 

 

채식주의자 분류

 

가공육이나 동물성 식품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는 것 역시 힘든 일이다.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할 때는 단호박 샌드위치나 락토 혹은 페스코 베지테리언의 경우에는 달걀 샐러드 샌드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그 외의 식품에는 닭고기나 튀진 돼지고기가 들어간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는 예기치 않은 동물성 식품이 주문한 음식에 들어있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주문한 음식에 고기가 들어있을 경우 그 음식을 먹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도 큰 과제다. 미국의 군대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전투식량이 있는 반면 한국의 전투식량이 채식주의자를 고려하는지는 미지수이다. 변화가 생기는 추세에기는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음식 산업은 채식주의자를 고려하지 않는 편이다.

 

약간의 동물성 식품이 들어가는 라면 스프나 육수같은  식품을 먹어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굴소스같은 어패류를 사용한 소스를 먹을 것인지도 선택해야 한다. 입에 넣을 것을 보며 매순간 날선 고민을 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으면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기가 힘이 든다. 하지만 보통 시장에서 채소를 사면 양이 너무 많았다. 채소가 너무 싼 탓이다. 며칠 지나면 금방 상해버린다. 빨리 먹었다면 버리지 않을 수 있었는데 음식을 괜히 버린다는 죄책감이 든다. 그리고 다양한 채식 요리법을 생각해내기도 힘들다. 사찰 음식 이상의 것을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채식 음식에도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 채식 음식이 굳이 고기의 맛을 흉내낼 필요는 없지만 병아리 콩으로 만든 필라프같이 고기를 넣은 음식의 식감과 비슷한 음식도 있다. 다양한 채식 음식을 생각하기 어려웠던 것은 굳이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식물성 식품을 생각할 필요를 많이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다양한 음식 종류를 생각하고 채식 음식을 나눌 수 있는 생활 협동조합의 필요를 느낀다. 혹은 협동조합에서 시장에서 파는 많은 채소를 나눠서 사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개인주의 야채 가게같은 소규모 채소가게가 필요하다. 예전에 2인, 4인 혹은 그 이상의 가정을 위해 적은 양의 야채를 일주일 단위로 배달해주는 업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익숙한 채소들뿐 아니라 비트, 콜라비 같은 다소 낯선 채소들도 조리법을 안내해주는 쪽지와 함께 배달된다.

 

채식은 비윤리적으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들의 권리뿐 아니라 보다 인간적이고 나은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활동이다. 주변인과 사회의 지지가 필요하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더욱 많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상황은 더욱 나아질 것이다. 채식주의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채식을 할 수 있고 채식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비 채식인이 늘어난다면 우리의 윤리와 동물들의 권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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