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들의 스터디 - 퀴쓰

Posted at 2016.10.12 18:22// Posted in 무지개문화읽기

스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편집자 주: 행성인 내에는 다양한 팀 활동과 소모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팀과 소모임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활동을 하는 팀인지 잘 알 수 없을텐데요! 그래서 이번 웹진 10월호부터 행성인 내 소모임 및 팀활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퀴쓰가 뭔가? 간단 소개!
 
안녕하세요 여러분! 퀴쓰는 ‘퀴어들의 스터디’란 뜻으로 행성인 내 책읽기 소모임입니다. 정체성, 지향성, 성별, 나이, 행성인 회원 등록 여부 상관없이 참관 혹은 가입 가능하십니다. 많이 많이 오세요!
 
 
퀴쓰는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나요?
 
퀴쓰는 다양한 분야의 인권과 사회 문제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다만 그 접근을 주로 페미니즘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군사주의에 대해 공부한다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본 군사주의’를 공부하는 것이지요. 페미니즘을 관점으로 잡은 데에는 운영자인 저의 사심(?)도 있고, 페미니즘이 방대한 양의 기존 사상이나 연구물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가로지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접근법은 일차적으로 이전의 지식들을 습득을 하고, 이를 비판적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일석이조 시간절약! 무엇보다 이 모임은 ‘퀴어’들의 스터디이기도 합니다. 퀴어이론같이 퀴어를 주제로 하는 연구나 학문도 사실 대부분 페미니즘에서 태어났거든요.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고민을 가장 오랫동안 축적해온 사상이 페미니즘이기 때문에, 퀴어로서 세상과 관계 맺고,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는 페미니즘이 꼭 필요합니다.
 
 
‘퀴어’로서 페미니즘 하기, ‘나’로서 페미니즘 하기, 위치성의 정치학(Politics of Positionality)
 
페미니즘이 저희 모임의 주 축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상과 비교했을 때, 페미니즘만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라 한다면 뭐가 있을까요? 제 생각엔 뭐니 뭐니 해도 ‘당사자성’과 ‘정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여 많은 분들, 특히 남성분들이 페미니즘을 어려워하시고 조심스러워 하시는 거 같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페미니즘에 대해 말을 많이 하자니 경솔해지는 거 같고, 그렇다고 입을 다물자니 맹목적인 수긍자가 되는 거 같은데, 우리는 페미니즘과 도대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저는 이 때 필요한 것이 ‘위치성의 정치학(Politics of Positionality)’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치성을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흑인은 ‘nigga’라고 할 수 있지만, 백인이 ‘nigga’라고 하는 것은 절대 안 되지요. 이것이 바로 위치성입니다. 그렇다면 ‘위치성의 정치학’은 단순히 자신의 위치성에 따라서 ‘해선 안 될 말’과 ‘할 수 있는 말’을 선별하는 것일까요? 이런 설명은 틀렸다곤 할 순 없지만, 사실 근본적으론 틀렸습니다. ‘위치성의 정치학’은 자신의 위치성을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떻게, 왜, 무엇을, 언제, 어디서, 누구와, 누구에게 말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입니다. 마이클 오크워드Michael Awkward의 『차이를 절충하기 : 인종, 젠더, 그리고 위치성의 정치학』 (Negotiating Difference: Race, Gender, and the Politics of Positionality)이란 책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위치성의 정치학’은 ‘겸손을 위해 침묵하기’에 방향성이 설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말하기’에 방향성이 설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저는 위치성의 정치학이 ‘당사자성의 역설’[각주:1]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간의 차이는 정말 큰데(여성이 하나의 당사자성 아래에 묶일 수 없지만) 그렇다면 ‘여성’이라는 집단에 대해 온전히 말할 수 있는 여성은 몇이나 될까요? 학벌 좋은 여성학자는 성매매(성노동, 성판매)이슈에 대해서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당사자성을 극한으로 밀고가면 우리는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당사자이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성의 역설에 갇히게 되면 우리는 갈가리 찢겨 파편이 됩니다. “나는 남성이기에(당사자가 아니기에) 페미니즘에 대해 말을 못하겠다, 나는 페미니스트일 수 없다.” 식의 언설은 위험한 것입니다. 차이를, 위치성의 상이함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위치성의 정치학’은 ‘침묵의 미덕’이 아니라 ‘차이를 극복해가며 끊임없이 얘기하는 것’, ‘당사자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서 전유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성분들, 페미니즘을 너무 두려워하지만 마세요. 퀴쓰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그래서, 퀴쓰는 어느 위치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 퀴쓰의 향후 목표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해 이렇게 떠들어 대면서도, 모임 내 대부분이 남성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여성, 여성 퀴어 분들이 더 많이 오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하지만 바람은 바람일 뿐이고,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위치성의 정치학’이 알려준 자세를 다시금 곱씹어 봤을 때, 저와 퀴쓰가 페미니즘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얘기해야 할 부분은 뭐니 뭐니 해도 ‘게이와 페미니즘’의 관계일 것입니다. 하여 11월 중으로 ‘게이와 페미니즘의 관계, (호모소셜과 호모섹슈얼 이슈[각주:2]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수다회를 열어볼 생각입니다. 아마 이것은 게이의 여성혐오와도 궤를 같이하는 문제라고 생각 됩니다. 이 주제에 관심이 많으셨던 분들, 페미니스트 분들, 특히 게이 분들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유롭게 얘기해봐요~

 

담장자 연락처:  카톡 아이디   kybmk

 

 

 

 

 

  1. 당사자성은 그 자체로 모순을 내재한 성질입니다. 당사자성의 목적은 어떤 사안을 정치적 문제(공공의 문제)로 상정시키기 위함인데, 그 과정에서 당사자성만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결국 비당사자는 개입할 수 없게 되고, 사안은 다시금 ‘당사자만의 문제’로 머무르게 됩니다. [본문으로]
  2. 호모소셜(homosocial)이란 개념은 ‘동성 사회성’이란 뜻으로, 페미니즘에선 주로 ‘남성간의 강력한 유대’를 지칭하는 데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데 호모 소셜은 호모 섹슈얼과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배타적이면서도 연속적인, 모순적인 긴장 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이 주 논쟁 사항입니다. "how, if at all, male homosociality is connected to male homosexuality is one of the key questions posed by scholars in the field".(남성의 동성 사회성이 어떻게 남성의 동성애와 연결 되어있는 지는 이 영역의 학계에서 제기된 주요한 수수께끼중 하나이다. - 이브 세지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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