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회원편지를 쓰게 된 디올이라고 합니다.

 

저는 행성인에서 소모임인 “QAMERA”에 들어가 있고, 웹진에 폴리아모리와 관련된 회원 에세이를 썼답니다.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아서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럼에도 기억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기억하시더라고요. “아…. 그 채식하시는 분” 네!
저는! 채식하는 퀴어! 비건 퀴어랍니다.

 

 


행성인의 문을 두들기다

 

행성인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된 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아요. 어떻게 어떻게 이름을 계속 들었어요. 노동절 날 행성인 깃발을 본 기억도 나고. 행성인 부모 모임을 통해서도 이름을 들은 것 같아요! 저는 동물권 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사회의 어떤 약자 보다, 동물 만큼 착취당하고 죽어가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동물권 활동가 중 퀴어와 페미니즘적으로 감수성이 낮은 사람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성 소수자 단체에 가입하고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행성인! 행동하는 성 소수자인권연대였습니다.


성 소수자인 나와, 비인간 동물

 

“다르다고 차별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 제가 성 소수자 인 것도 “다른” 것이죠. 그래서 사회에서 차별받고 혐오 당했어요. 그러나 이런 저의 다름을, “비인간 동물”은 항상 받아들여 줬어요. 인간에게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고, 비인간 동물 앞에서만 오로지 “나”로서 저는 존재했죠. 비인간 동물과의 교감이 없었다면, 전 살아남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러나 저는 그런 비인간 동물을 죽이고 있었어요. 비인간 동물이 인간과 다르다고 착취하고 죽였죠. 한 존재가 발이 두 개인지 네 개인지, 지능이 높은지 낮은지, 땅 위에 사는지 물속에 사는지,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 존재가 “고통” “슬픔” “행복”을 느끼느냐가 중요하죠. 이걸 깨달은 순간, 내가 동물이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렇지않게 착취한다는 것을 자각했어요. 그렇게 전 동물을 먹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그리고 바르는 화장품에 동물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찾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것을 찾았고, 동물이 들어가지 않은 옷을 찾게 되었어요. 그렇게 저는 “비건”이라고 불리게 되었죠.


행성인 모임에 나가다

 

회원 가입을 하고 첫 회원 모임에 나갔어요. 신입 회원 모임이었는데요. 그 날 회원모임이 끝나고 다들 치킨집에서 뒤풀이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처음 온 단체에서, “저 거기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것이 없어요.”라고 용기 내서 말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뒤풀이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조용히 다른 일이 있는 척 뒤풀이에 참여하지 않았죠.

 

다음으로 간 모임은 성 소수자 부모모임이었는데요. 그때도 같은 치킨집으로 뒤풀이를 간다는 말을 들었지만, 다른 채식인 친구가 있어서 용기 내서 가봤어요. 저는 기름을 치킨과 함께 쓰면, 감자튀김도 먹지 않아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 없었지만, 그냥 조용히 뒤풀이에 참여했어요. 굶는 것은 한국에서 채식인으로 살아가면서 익숙해져서,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동물권 활동가로서 눈 앞에서 “치킨”을 보는 거예요. 저는 닭을 3년 동안 키우고 있어요. 고기를 보면, 동물의 사체라는 생각 밖에 안 들고, 때로는 그런 것을 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며 눈물 흘려요.


“나는 내가 인간이라는 권력을 쥐고 있어서, 또 비인간 동물의 죽음에 침묵했다”라면서요. 그러나 역시 뒤풀이에 가서 친구들이 생겼어요. 뒤풀이는 이렇게 사람을 사귀고 커뮤니티를 구성하기에 너무 좋은 방법이지만, 채식하는 저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공간이 되죠.


행성인 비거니즘 소모임 “바삭”

 

솔직하게 적어보자면, 너무 힘들었어요. 동물권 운동을 하면서 퀴어이기 때문에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힘들었고, 퀴어 운동을 하면서는 비건이기 때문에 힘들었으니까요. “어딜 가나, 난 포함되지 못하는구나. 내가 바라고 내가 상상하는 세상은, ‘나만’ 상상하는구나. 이 사람들은 동물의 해방만을 이야기하고, 저 사람들은 성 소수자 여성의 해방만을 이야기 하는구나. 나에게는 여성, 성 소수자, 동물의 해방은 각기 다른 운동이 아닌데.”라면서요.

 

그런데 비건퀴어페미니스트 친구들을 만났어요. 눈물이 날 것만 같았죠. 권리를 확장시키는 운동, 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의 맥락 안에서 저는 백인 중심사회를 거부하고, 유색인종 차별을 반대해요. 그리고 남성중심사회를 거부하고, 여성 차별을 반대해요. 또 이성애 중심사회를 거부하고, 성 소수자 차별을 반대해요. 이 사고는 이제 나아가서 인간 중심사회를 거부하고, 비인간 동물 차별을 반대하죠. 성 소수자로서 차별“받고” 혐오 “당하는” 위치지만, 동시에 다른 존재(비인간 동물)를 차별“하고” 혐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기 때문에, 나의 폭력성을 더 탐구하고 낱낱이 밝히며 살아가요. 지속 가능하게 우리는 우리의 폭력성을 밝혀내야 해요. 그래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나처럼 힘들어할 비건 퀴어 페미니스트를 위해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행성인에 비거니즘 소모임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리고 언니네트워크에서 진행 중인 “언니네트워크 비거니즘 소모임 ‘아삭’”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함께 담론을 키워가자며 소모임 이름을 비슷한 어감으로 “바삭”이라고 짓게 되었어요. 저는 바삭거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요. 채식인은 풀만 먹는다는 편견을 붕괴시키고, 바삭한 채식이야기를 해보려고요! ㅎㅎ

 

어디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뭉치는 것. 이렇게 뭉치는 것이 운동의 시작 이라고 생각해요. 행성인 비거니즘 소모임 “바삭”은 밥을 먹으러 다닐 거에요! 왜냐면 아직 아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죠! 그리고 언젠가, 비거니즘 페미니즘 퀴어이론이 교차하는 것을 프로패셔널하게 “바삭”이 풀어낼 수 있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ㅎㅎ

 

 

비거니즘 소모임! 바삭 홍보 많이 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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