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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AIDS

[HIV/AIDS 수다회] 피하고만 싶은 에이즈 툭 터놓고 얘기하기

by 행성인 2012. 12. 1.

녹취 정리 : 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사진 : 모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여러분은 에이즈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피하고만 싶으세요? 어렵게 느껴지나요?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나요? 혐오스럽나요? 두려운가요? 잘 모르겠나요?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HIV/AIDS 인권팀과 웹진팀은 에이즈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수다회를 진행했습니다. HIV/AIDS 인권팀의 호림, 웅과 웹진팀의 이주사, 조나단, 학기자 그리고 늦었지만 모리도 참석하여 에이즈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학기자 : 두 분은 동인련에 어떻게 가입하게 됐어요?


웅 : 전 2003년에 처음 들어왔어요. 그때 저는 학교 모임에서 운영자를 맡았는데, 마침 동인련에서 대학교 연합여름MT를 간다고 공동 기획 제안이 들어왔어요. 생각해보니까 그 당시 동인련 대학교 연합MT가 이쪽 모임 중에서는 제일 큰 규모였던 거 같아요. 많을 땐 거의 100명 안팎으로 조직됐었나? 아무튼, 그때 들어가서 준비하는데 다른 모임들보다 분위기도 좋고 사람들도 편하고, 의식도 있는 모임 같아서 계속 나왔던 거 같아요


학기자: 웅은 가입한 지 오래됐네요. 2003년이니까 9년 전이네요.


웅 : 그렇죠. 내년에는 가입 10주년 파티할 거에요. 


호림 : 전 작년에 가입했어요. 저는 LGBT 영화제 코디네이터를 하다가 작년에 <우리는 여기에 있었다>를 번역하게 됐어요. 영화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다가 부산에서 아이캅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돼서 놀러 갔어요. 그런데 얼굴을 아는 사람이라고 이런저런 일을 시키는 거에요. 영화제 일을 하면서 동인련 사람들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되면서 동인련에 가입을 하게 됬죠. 영화제 일을 하면서 단체에 가입하게 될 생각을 별로 안 하다가 에이즈 운동을 하면서 동인련에 가입을 하게 됐죠.


학기자 : 웅은 에이즈팀에는 어떻게 가입하게 됐어요?


웅 : 솔직히 동인련이 사회운동단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처음에는 동인련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관심을 두지는 않았어요. 의식은 있었는데 적극 참여하는 건 아니었죠. 학교 다니다가 글 청탁 같은 자잘한 일을 주면 묵묵히 맡아서 했어요. 웹진에 글을 꽤 많이 썼죠. 저는 동인련에서 하는 업무나 활동들보다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더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친목모임에 많이 참가했죠. 그러다가 욜과 정숙씨가 동인련에 HIV/AIDS 인권팀을 계획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저한테 같이 하자는 제안을 했어요. 그때부터 에이즈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학기자 : 두 분은 에이즈팀에 가입하기 전에 에이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했어요?


호림 : 저는 영화제를 하기 전에는 에이즈는 일상생활에서는 감염이 안 돼 딱 그 수준이었고, 영화제를 하고 아이샵을 알게 되면서 이런 데도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막연하게 ‘사람들은 왜 에이즈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조나단: 그건 어떤 의미에요? 


호림 : 영화제를 하면서 게이바에 많이 갔는데 아이샵 예방 포스터나 콘돔, 젤이 항상 비치되어 있잖아요. 이렇게 에이즈에 대한 것이 주변에 널려있는데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죠.


웅 : 2004년도 초에 인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 욜과 예전 활동했던 회원이랑 간 적이 있어요. 나름 동인련 사절단으로 간 거죠. 거기서 욜이랑 둘이서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한테 LGBT 커뮤니티에서 에이즈 운동이 필요한 것 같다는 고민을 얘기해주더라고요. 그땐 이 사람이 무슨 얘길 하는 걸까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죠. 지금 생각하면 당시 시점이 나누리+와 아이샵이 만들어진 직후였네요. 아무튼, 그때까지 에이즈는 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동성애자들의 질병이라는 인식은 있었지만요. 그러다 가브리엘을 보고, 주변 친구들이 감염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실질적인 문제 의식을 느끼게 되었어요.


호림 웅, 㷱, 雄


이주사 : 에이즈팀이 어떤 활동을 하나요?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웅 : HIV/AIDS 인권팀은 재작년에 결성했어요. 작년에는 아이캅(ICAAP, 아시아태평양에이즈대회)을 준비하고 Zaps for PL 미술 전시,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HIV/AIDS 글쓰기 공모전도 했어요. 일단 부딪혀본 거 같아요. 그러다 올해는 인터뷰와 연구조사를 병행 했어요. 인터뷰는 감염인 커뮤니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감염인들이 복지,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받고 있는지 이해해 보려고 하는 의도로 감염인 자조모임이랑 감염인 지원활동을 하는 단체, 에이즈 예방단체들을 인터뷰해서 자료집 만들고 발표회를 했어요. 또 여기에 추가해서 에이즈예방법과 에이즈 예방 캠페인, 에이즈를 보도하는 언론의 경향을 분석해서 보고서 쓴 걸로 토론회를 (하는 같이) 진행했죠. 그리고 올해 8월에는 회원 교육 프로그램인 ‘살롱 드 에이즈’를 진행했어요. 지금까지 HIV/AIDS 인권팀 활동은 ‘이야기를 듣고 목소리를 만드는 활동’으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일단 활동가들이 구호를 만들고 요구하려면 에이즈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삶을 이해하는 시도가 먼저 필요했던 거죠.


호림 : 그리고 내년에는 40~50대 감염인들의 생애사 인터뷰를 하려고 해요. 이건 제가 정말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요. 그리고 살롱 드 에이즈 같은 것을 회원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례화 하려고 해요. 팀원도 늘리려고 해요.


학기자 : 전 개인적으로는 에이즈팀이 다른 팀에 비해서 활동하기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에이즈 자체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니까 활동도 하기 어려워요. 저는 동인련에 가입을 하고 여러팀에 들어가 볼까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에이즈팀에는 들어갈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에이즈는 어렵다?!

"에이즈는 어려워요. 저는 확실히 에이즈포비아가 있는 것 같아요"


호림 : 이런 얘기를 들으면 항상 궁금해요.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학기자 : 저는 확실히 에이즈포비아가 있는 것 같아요. 에이즈라고 하면 나는 절대로 걸리지 말아야 하는 무서운 병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와 동시에 모순처럼 난 에이즈에 걸리지 않을 거다, 나랑 에이즈랑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말로는 “에이즈 감염인의 인권을 향상해야 한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야 한다”고 말했는데 아무런 의미도 없던 것 같아요.


조나단 : 저는 에이즈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서 에이즈에 대해서 말하는 게 꺼려져요. 에이즈에 대해서 말을 하는 게 나의 어떤 무감각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고요. 에이즈에 관해서 질문하려고 해도 ‘어떻게 이런 것까지 물어볼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망설여지기도 해요. 저의 거리감은 뭐에 표현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이것을 정치적으로는 지지할 수 있는데 감정적으로는 너무 먼 느낌이에요.


웅 : 그런데 에이즈 운동이 처음 시작된 계기는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동기가 강했다는 걸 알면 좋겠어요. 주변에 동료가 감염되고 세상을 떠나는데, 사회에선 의료상의 지원이나 의식개선보다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질병이라고 선전하면서 질병에 대한 거부나 두려움, 편견만 만드는 상황에 어느 누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겠어요. 거기다 커뮤니티에서 주변에 누가 감염됐더라는 소문이 돌면 그 친구는 이 바닥에 못 나오잖아요. 에이즈는 감염 여부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 것 같아요. 취업 못해, 감염됐다고 치료도 잘 안 해줘, 사람도 못 만나, 이건 완전 종합선물세트죠. 최근엔 팀 활동하면서 감염인 분들과 만날 기회가 잦아졌는데, 이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세상이 어떻게 부조리하게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몸으로 느껴 왔는지를 공감하게 돼요. 그래서 제 경우엔 논리나 당위보다는 감정적으로 이 문제가 중요하다고 느꼈던 거 같아요.


호림 : 저는 에이즈 운동을 하면서 감염인을 만나는 게 즐거워요. 감염인의 삶이 항상 우울한 건 아니거든요. LGBT 운동은 다른 정체성의 사람을 만날 일이 별로 없잖아요. 저는 감염인 분들을 만나는 게 가장 큰 운동의 동력이에요. 어떤 LGBT에게도 들을 수 없는 LGBT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든요. 저는 에이즈 감염인의 삶이 에이즈의 취약성으로만 읽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감염됐어도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이주사 : 그런데 에이즈에 덧씌워진 굴레가 크고 무거운 것 같아요. 세상에 어떤 질병이 ‘감염인도 우리들의 친구입니다’ 같은 광고를 하겠어요.


웅 : 그만큼 에이즈는 다른 질병들보다도 인식하는 문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에이즈 공익광고를 보면 질병에 대해 좋은 의도로 접근하는 것처럼 보이긴 해요. 얼마 전 뉴스에서 어떤 기자가 ‘저는 감염인의 손을 잡았습니다.’, ‘저는 감염인이 마신 물을 마셨습니다.’ 이런 뉴스를 내보내더라고요. 뉴스내용은 기존 내용이랑 큰 차이 없어 보이지만, 그런 시도 자체가 이전과는 달라진 거죠. 하지만 여전히 질병에 대한 분리가 심해요. 마치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방사능 물을 안전하다고 마시는 느낌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아쉽죠.


왼쪽부터 호림, 제임스, 웅


 

HIV/AIDS는 동성애자의 질병이다 / 아니다를 넘어서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지 않으면 동성애자 차별도 깨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호림 : 그럼 정말 궁금한 게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질병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들어요?


학기자 :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일 수도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조금 웃긴 말이기는 하지만 콘돔을 잘 쓰고, 항문섹스를 잘 안 하니까 나는 안전하다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웅 : 사실 제 주변에도 많은 게이가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에게 가까운 질병이지만, 일단 나와는 상관없다는 심리가 있죠.


호림 : 저는 개인적으로는 게이들의 에이즈 감염률이 높다는 게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걸까 라는 생각도 해요. 물론 그런 현상 때문에 동성애자가 에이즈의 주범이라는 식으로 공격을 받기는 하지만요.


이주사 : 에이즈로 동성애를 공격하기 때문에 LGBT 커뮤니티에서 동성애와 에이즈는 상관이 없다고 말하게 되는 게 당연한 것 같아요. 이런 반응은 정당하기도 하죠. 하지만 거리를 두는 반응이 정당한 행동일 수는 있지만 좋은 문제 해결 방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호림 : 에이즈에 대한 입장은 LGBT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 것 같아요.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이라고 말하는 게 뭐가 문제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왜 에이즈가 동성애자의 질병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죠.


이주사 : 에이즈로 동성애를 공격하는 것에 대항하려면 LGBT 커뮤니티 내부에서부터 그런 논리를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HIV바이러스를 동성애라는 정체성이나 특정한 성행위가 낳는 것은 아니잖아요. 동성애자와 섹스를 하면 에이즈에 걸린다는 것은 틀린 말이에요.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안전하지 않은 섹스를 하면 에이즈에 걸리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는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질병이 아니에요. 하지만 여전히 에이즈 감염인의 많은 수가 동성애자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많이 걸리는 질병으로서 에이즈는 우리의 이슈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웅 : LGBT 커뮤니티 안에서 에이즈포비아를 깨는 게 동인련 에이즈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요. 커뮤니티 사람들을 한 명씩 찾아다니면서 바꾸는 건 어려우니까 캠페인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를 느껴요. 특히 우리 주변에 보이는 이미지나 구호들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뭔가 내 얘기처럼 다가올 수 있도록 이요. 기존의 에이즈에 대한 교육은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오고, 전파매개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잖아요. 조금 상상력을 발휘해서 우리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거나 구호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주사 : 사회에서 감염인을 동성애자라는 것 때문에 배척했는데, LGBT 커뮤니티에서도 에이즈에 걸렸다는 이유로 또 배척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그런 태도로는 에이즈에 대한 차별에 맞설 수 없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지 않으면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도 깨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HIV/AIDS 이슈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나단 : 레즈비언으로서 에이즈는 심정적으로 굉장히 멀게 느껴져요. 성소수자 중에서도 게이에 더 가까운 문제이다 보니까요. 레즈비언에게 가까운 문제인 자궁암이나, 유방암 문제는 확 와 닫는데 에이즈는 너무 멀게 느껴져요.


이주사 : 그런 생각은 에이즈 운동 초기에 LGBT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어요. 일부에서 게이 이슈에 레즈비언을 동원한다는 시각이 있었어요. ‘유방암에 대해서 게이들이 우리에게 연대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나왔었죠. 그런데 유방암으로 동성애자들을 공격하지는 않잖아요. 에이즈로는 동성애자를 공격하죠. 에이즈로 동성애자를 나쁘다고 하잖아요. 거기에 들어있는 동성애에는 게이나 레즈비언이나 똑같이 포함된 거에요. 동성애가 나쁘다는 근거의 하나로 에이즈가 사용되잖아요.


웅 : 에이즈에는 죽음, 낙인, 차별의 이미지가 더덕더덕 붙어 있어요. 여기에 게이, 성노동자, 마약사용자의 질병이라고 선까지 긋고. 확인사살 하듯이 질병으로 소수자를 재차 구분하고 차별하죠. 그래서 에이즈는 단순히 항문섹스를 하는 게이들만 관계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건 에이즈가 특정한 인간들의 질병이라고 분리하는 논리를 그대로 반복하는 거잖아요.


우리의 이슈, HIV/AIDS

"연대가 아닌 우리의 이슈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학기자 : 에이즈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있으세요?


호림 : 저는 에이즈를 건강권 측면에서 접근해요. 에이즈가 무서운 질병이라서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예방을 하는 거죠. 이것이 국가의 의무잖아요. 이런 접근을 한다면 에이즈 예방이 단지 콘돔을 뿌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웅 : 저는 에이즈를 관계로 접근해요. 한국의 공중보건정책은 감염인과 비감염인을 분리해서 감염인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잖아요. 이것의 문제점은 사람들한테 에이즈는 따로 걸리는 집단이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거에요. 여기에 감염인을 안 보이는 사람 취급하니까 자기들은 무조건 걸리지 않을 질병이라고 생각하게 하거나 무관심해지도록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감염인과 비감염인을 서로 불신하게 하고요. 그냥 인정할 건 인정하면 안 될까 생각해요. ‘그래 에이즈 동성애자들 많이 걸려, 근데 너희도 조심해야 해.’ 이런 식으로요. 예방이랑 경계는 분명히 다르잖아요. 서로 인정할 건 인정하면 좋겠어요. 저는 그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해요.


이주사 : 에이즈에 관련돼서 동인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호림 : 동인련이 연대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에이즈문제도 연대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에이즈 이슈는 기존에 동인련에서 했던 연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동인련에 바라는 것 같아요.


조나단 : 그게 어떤 의미에요?


호림 : 에이즈 운동을 생각하면 나누리+가 생각이 나니까 마치 쌍차(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연대를 하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연대라는 것은 내부와 외부의 구분을 어느 정도는 명확히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성소수자 단체의 정체성으로 외부에 연대하는 이유를 찾는 거죠. 하지만 에이즈 이슈에 대해서는 성소수자 단체로서 동인련이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슈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웅 : 종종 동인련 친구들한테 에이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요. 대답들 들어보면 에이즈 이슈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의 문제는 아니다, 아니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른다고 해요. 저는 에이즈 운동이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 시야를 조금 더 확장해 줄 수 있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에이즈에 더 많은 관심을 두면 좋겠어요. 물론 그러려면 회원들이랑 에이즈에 관해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겠죠?!



모리가 소환한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