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 이주사, 종원, 오소리 (웹진기획팀)
인터뷰이: 김조광수-김승환 커플 결혼식 대학생지지단
이주사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동인련 웹진팀에서 활동하는 이주사입니다.
종원 : 저는 웹진팀에서 활동하는 종원이라고 합니다.
오소리 : 저는 웹진팀에서 활동하는 오소리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주사 : 일단 모시게 된 취지는 저희가 한 달에 한번 웹진 발행을 하는데 성소수자 모임들 소개하는 인터뷰를 계속하고 있어요.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식을 앞두고, 대학생 지지단 활동 하시니까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거 같아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하게 됐어요.
종원 : 먼저 자기소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터팬 : 저는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에서 활동 중인 피터팬이라고 합니다.
신혜정 : 저도 ‘두런두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혜정입니다.
박해민 : 저는 ‘한양대 LGBT 인권위원회’에서 부위원장하고 있는 박해민입니다.
소식 : 저는 중앙대학교 ‘레인보우피쉬’ 소속 소식입니다.
박자민 : 저는 기획단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원래는 ‘노동당 성정치위원회’의 박자민입니다.
보리 : 저는 이화여대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리입니다.
정혜연 : 저도 기획단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저는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혜연입니다.
종원 : 대학생 지지단 모임인 ‘이 결혼 찬성일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박해민 :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이 그들만의 결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이슈 파이팅을 해야 하는데, 성소수자 청년들에겐 미래의 자기 일일 수도 있고, 당연히 누려야 할 결혼권도 보장 되어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서 모이게 됐고요. 같이 활동을 하면서 자존감도 생기고 자긍심도 갖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활동하고 있어요.
정혜연 : 저희는 웹자보로 홍보도 하고 있고, 학내에서 포스터를 붙이거나 단체들 간의 연계도 하고 있어요.
종원 : 어떤 단체들이 같이하고 있나요?
박해민 : 연명서나 지지선언은 많이 해주시고 있고요. 지금 같이 회의에 참여하고 활동하고 있는 멤버는 8~9명 쯤 돼요. 1
종원 : 이 모임에는 대학생만 참여하고 있나요 ?
박자민 : “왜 대학생들만 모여서 하고 있냐?”는 말도 있는데요. 청년 퀴어 모임이 활성화돼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식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학생 모임끼리 라도 모여야 된다는 생각에 모이게 됐어요.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나중에 누군가의 결혼식이 또 있다면 그때는 좀 더 폭넓은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종원 : 주로 하고 있는 활동은 어떤 건가요?
박해민 : 주로 하는 건 홍보죠.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대학에 가서도 친구들한테 그런 얘기를 하면 관심을 갖게 되고, 그 의미에 대해서 고민도 하게 되고, 그런 게 하나하나 쌓여가면서 인식이 변화되는데, 그것이 주 활동 목표죠.
종원 : 시민 분들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박자민 : 이번 주 토요일부터 시작해요. 일찍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결혼식 장소를 섭외하는 게 힘들어서 얼마 전까지 미정상태였어요. 그래서 장소가 확정되고 이번 주 토요일(8월 24일) 부터 본격적으로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주사 : 캠페인의 주된 내용은 무엇인가요?
정혜연 : 일단은 초청장을 돌리고, 지지영상을 찍거나, 다음 주나 다다음주에는 퍼포먼스를 할 생각이에요. 이성애자는 그런 퍼포먼스를 아무 때나 자유롭게 하는데 우리는 이런 날만 할 수 있잖아요.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홍보도 하고 우리들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거죠. 성소수자 지지업소에 찾아가서 스티커나 포스터를 붙이기도 하고요.
이주사 : 학교에서의 홍보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박해민 :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포스터도 붙이고, 개강시즌 맞춰서 학내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사진전도 하고 피켓팅도 하면서 5일 동안 집중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에요.
김조광수-김승환 커플 결혼식 포스터
종원 : 이 모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동성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또 활동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피터팬 : 동성결혼에 대한 생각이 아직 정리되지는 않았어요. 정상가족에 편입되는 게 맞는 건지 그런 생각이 아직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결혼이라는 선택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사회 전반적인 이성애 중심주의에 균열을 내는, 우리도 보이는 존재들이고 결혼을 할 권리도 있다는 사실을 한 명에게라도 더 알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신혜정 : 저는 동성결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에 카운트다운 파티에 갔을 때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보니까 둘만의 약속을 알리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성소수자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 같고,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박해민 : 이런 활동이 차별이 없어지는 포인트가 될 거라 생각해요. 웨딩사진 찍었을 때도 비난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런 걸 접해보지 못하고, 처음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모습을 결혼식전 행사나 퍼포먼스를 통해서 완화시켜 나갈 수 있는 지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소식 : 참여하게 된 이유는 저도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때 안정성을 찾아야 될 때가 올 것 같아서요. 부모님들을 봐도 사랑이 아니라 정 때문에 같이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힘든 순간, 기대고 싶은 순간에 배우자에게 기댈 수 있듯이 현실적인 생각을 해보면 결혼이라는 제도가 우리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인간으로서 받아야할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우리도 살아있다’ 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박자민 : 김조광수 감독님 SNS를 구독 중인데, 누군가가 SNS에 설레발치지 말고 드러내지 말라는 내용을 보냈더라고요. 이 결혼을 더 시끄럽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나중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겠죠.
보리 : ‘결혼은 현실이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저는 연애가 현실이고 결혼은 먼 얘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과 아예 못하는 거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것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봐요.
정혜연 : 나이가 있다 보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은데 권리가 없다는 것에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동성결혼이 이슈가 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이 헤쳐 나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지금까지는 우리를 드러내는 활동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번에는 권리와 함께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동성애에는 관대하지만, 그런 걸 왜 드러내느냐 하는 말들이 있는데 그게 사실 포비아의 시작이라고 보거든요. 거기서부터 존재를 인정하고 권리를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종원 : 활동한지는 얼마나 됐나요?
정혜연 : 기획단은 한 달 정도 됐어요. 모여서 지지선언서를 작성하고 캠페인을 준비하고(날짜나 컨셉) 일단 내부적으로 다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종원 : 활동하면서 주변에서 받은 지지나 격려가 있는지, 또는 그 반대로 비판이나 비난을 받은 적도 있는지 궁금하네요.
박해민 : 활동을 한다고 하면 보통 박수를 쳐주거나 하는데 새겨들어야 할 비판이 하나 있었어요. 동성결혼 지지가 전체 동성애자들의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부분이었는데요. ‘모든 게이들은 결혼을 원해요’ 같은 생각이요. 그런 이유로 캠페인 지원은 해주나, 결혼자체에 대한 연명은 안해주기도 하더라구요. 그런 부분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아요.
보리 : 보통 기획단 얘기를 하면 멋있다고 얘기를 해주는데, 어떤 친구에겐 좀 슬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좋으면 결혼하면 되는데, 우리는 기획단이며 지지선언이며 기자회견 등을 해야만 한다는 게 너무 슬프다고 그러더라고요.
종원 : 이번주 토요일부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하셨는데, 거리에서 캠페인을 한다면 시민들 반응이 어떨 것 같나요?
소식 : 비판보다는 무관심이 무서울 것 같아요.
이주사 : 거리 캠페인을 하면 심리적인 장벽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걸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박해민 : 응원해주는 분들은 많은데 열 분이 좋아해도 한 분이 싫어하면 그 사람이 생각나고, 신경 쓰이고 그래요. 그래도 그 사람 무서워서 안 할 수는 없는 거니까 응원해주는 분들 얘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주사 : 거리 캠페인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 것 같으세요?
박해민 : 자원봉사자들도 있고 대학생들도 다 같이 가면 25~30명 정도로 예상해요.
종원 : 9월 7일 결혼식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을 이어나가실 계획이신가요?
이주사 : 지지단 차원에서가 아니라도 개인적으로도 좋아요.
박해민 : 센터 쪽 관련해서 그런 활동을 하게 될 거 같아요.
보리 : 학교 문화제에서 결혼을 주제로 할 생각이에요. 장소 대관의 어려움으로 11월에 할 계획이고요. 퍼포먼스도 생각 중이에요. 웨딩 케이크를 나눠준다거나 하는거요.
종원 : 혹시 동성결혼을 꿈꾸고 있다면 어떤 결혼을 꿈꾸고 계신가요?
정혜연 : 식 자체를 올리고 싶다는 친구도 있어요. 현실적으로 제도화 되어있지 않으니 결혼식 자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소규모로 친구들을 모아서 2차로 클럽이나 바도 가고, 가서 서로 연결도 시켜주고요.
이주사 : 동인련 중에서도 소규모로 언약식을 한 커플이 있어요. 언약식도 두 사람의 소중한 약속인데 결혼의 권리를 얘기하는 건 제도적으로 많이 걸려 있잖아요.
정혜연 : 결혼하고 이혼 할 때도 재산 분할 같은 현실적인 것도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종원 : 올해 들어서 국제적으로 동성결혼이 이슈되고 있는데, 그런 뉴스를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박자민 : 유럽에서 언제 아시아권으로 넘어올지 고민이 되고 이 흐름이 끊기지 않을지 걱정돼요. 그러면 국내에서도 이슈 파이팅 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정혜연 : 프랑스에는 시민결합 제도가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동성결혼제도가 도입 된 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결혼식으로 끝날게 아니라 군형법폐지, 차별금지법 같은 것 생각하면 정말 끊임없이 싸워 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박해민 : 뉴스에 달린 단순한 댓글들을 보면 포비아들의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많아요. 가부장적이고 이성애중심주의적인 생각을 명제로 박는 느낌이죠. 그런걸 보면 사명감을 갖고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한편으론 이걸 어떻게 막아야할지 걱정이 되기도 해요.
신혜정 : 저는 대부분 주변사람들이 당사자들이에요. 당사자들은 억울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고요. 그런 당사자들 말고는 주변에서 포비아적인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이주사 : 대학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소식 : 국사관련 수업에서 결혼제도가 나오는데 동성결혼 얘기까지도 나온 적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찬성은 하고 있더라고요. 보수적인 교육학과인데도 불구하고 찬성 퍼센트가 높이 나왔다는 것은 좀 놀랍긴 했어요.
이주사 : 경향에서 동성결혼 여론조사를 했는데 전체적으로는 3 : 7이었는데 20대에서는 50퍼센트가 넘는걸 보면 시대가 변한 거 같긴 해요.
박자민 : 잘 봐야할 게, 보면 찬성은 많아졌는데 입양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아요. 이것도 넘어야할 산으로 봐요.
종원 : 수업시간에 동성결혼을 주제로 논쟁을 하는 경우도 있나요?
소식 : 토론 동아리가 있는데 거기서도 얘기가 많이 나와요. 찬성하는 애들은 많았는데 그들이 진짜 찬성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나는 차별하지 않아’ 하는 마음에 찬성표를 던지는지 의문이 들긴해요.
박해민 : 동의하는 게 이성애자끼리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할지 말지 정하는 분위기에서 단순히 ‘나는 평등해야지’ 하는 생각 때문에 찬성한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김조광수님과 김승환님의 결혼사진을 봤을 때 싫어하는걸 보면 표면적으로만 찬성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주사 : 성소수자 모임에서의 반응은 어떤가요?
소식 : 김조광수가 왜 우리를 대표해야 하냐는 말도 나와요. 뭐 우리가 굳이 결혼에 목을 매야 하는지? 라는 생각때문에요. 레인보우피쉬자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는 게 신기했어요.
박해민: 이쪽 친구들 중에도 이슈에 대해 둔감하기도 하고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어요. 친구들끼리 동성결혼 얘기가 나오면 불안해하는 친구도 있고요. 그게 좀 아쉬워요.
종원 : 학내에도 그런 분들이 많나요?
박해민 : 친목 모임 쪽은 인권 쪽에 관해 관심이 없어요.
이주사 :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느끼는 친구들이 많은 거 같아요. 아예 언급을 안 하고 싶어하고, 자기가 못하는 거에 대한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입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런 느낌을 받아요. 이번에 바에서 캠페인을 벌일 때 반응을 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종원 :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웹진을 9월초에 결혼 전에 발행할 예정인데 웹진을 보시는 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정혜연 : 결혼식에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둘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기만을 위해 모인 건 아니니, 그런 의도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보리 :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캠페인에 나갈 건데 , 저는 그동안 활동하면서 제 자신을 많이 감췄왔어요. 이번에 오프라인으로 활동할 때 저를 정면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자민 : 결혼하고 싶으신 분들 연락주시면 도움 드리겠습니다!
박해민 : 이 웹진을 읽으시는 분들이 주변에 이슈를 많이 언급해주면 좋겠어요. 언급을 하게 되면 평소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내 주변사람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안다면 부정적으로 보는게 줄지 않을까 싶어요.
신혜정 : 결혼식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와서 즐기고, 언제든지 내 일이 될 수 있고 주변사람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피터팬 :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일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조광수-김승환 커플 결혼식 대학생지지단 "이 결혼 찬성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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