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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내가 본 ‘당연한 결혼식’

by 행성인 2013. 10. 22.

"사랑은 평등해요"


바람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의  당연한 결혼식의 카운트 다운 파티가 열린 날부터 한국에서는 동성결혼이 이슈가 되었다. 각기 다른 성소수자 단체에서 동성결혼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언론에서는 “국내 첫 번째”라는 말을 붙여서 결혼식을 언급했다. 또한 결혼식을 반대하는 호모포비아 들 의 악성 댓글이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상처를 안기기도 하였다.


수많은 목소리들 사이에서 결혼식이 열리는 전날 밤, 한쪽에서는 결혼식 무대 설치를 했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 동성결혼 반대 집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들은 무엇이 두려운 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의 결혼식 옆에서는 이런 것들이 펼쳐져 있었다.



결혼식 날 아침이 되어 동인련 사무실로 향했다. 결혼식이 준비 되는 동안에 많은 성소수자 단체에서는 ‘동성애 혐오 괴롭힘을 방관한 학교를 처벌’ 하기 위한 캠페인 부스를 차렸다.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명 해 주고 가세요” 라고 말하면서 결혼식 준비 과정을 지켜봤다. 결혼식은 뮤지컬 공연과 다양한 퍼포먼스, 대학생 결혼 지지단과 유명 인사들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호모포비아가 결혼식 무대에 난입을 해서 오물을 투척 하기도 했다. 다행히 상황은 해결 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김조광수 감독은 능숙하게 사람들을 진정 시켰다. 감독님은 “괜찮아요. 저희 행복해요.”라고 말씀 하시면서 애써 쓴 웃음을 짓는 것 같았다. 기분이 별로 좋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 결혼식을 통해서 느낀 게 있었다. 한국에서는 대단한 용기였다는 것과 사람들이 다시 한번  성소수자와 호모포비아의 존재를 인식했다는 것, 또한 세상을 변화 시키기 위한 디딤돌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결혼식 이후에도 이 결혼식이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계속 기억 된다면 언젠가는 많은 성소수자들이 자유롭게 결혼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