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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AIDS

에이즈의 날 캠페인 후기

by 행성인 2013. 12. 25.

바람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세계 에이즈 인권의 날을 맞아서 아이샵과 동인련은 레드리본 캠페인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세계 에이즈 인권의 날을 맞아서 이태원 주변의 클럽을 빌려서 레드 파트를 여는데 파티를 홍보하기 위해 포스터 부착 작업을 했고, 두 번째는 캠페인 때 나눠줄 콘돔과 젤을 포장 하는 작업이었다. 종로와 이태원에 있는 게이들의 아지트를 찾아다니면서 총 세 번에 걸쳐서 캠페인 진행을 했는데, 에이즈 감염인들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감염인 이라는 이유로 인해 제일 먼저 차별의 대상이 되고, 또한 존재가 묵살되거나 강한 혐오를 받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감염인의 혐오와 낙인을 줄여 보고자, 아이샵에서 마련한 세이프 섹스 용품과 친구사이에서 준비한 레드 리본을 여러 성소수자 단체의 회원들이 모여 포장했다. 약 이천 개의 패키지를 제작 하는 작업이었다. 작업을 하는 중에는 콘돔과 젤이 부족해지면 보충을 해주었는데 그것을 본 청소년 회원은 "콘돔과 젤이 흐르는 아이샵"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작업을 했다.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작업을 했지만, 몇몇 사람들은 두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레드리본에 있는 특유의 박하향이 너무 독했기 때문이다. 어느덧 포장작업을 한지 2시간이 흘렀고 마지막 포장을 마쳤다. 우리는 뒷정리를 하면서 서로 수고 했다고 인사를 하며 배포 작업 때 보자고 약속했다.


삼일 뒤, 배포 작업을 하던 날에 많은 사람들이 아이샵으로 모였다. 대략 열 다섯 명 정도의 인원이었다. 아이샵 활동가와 삼인 일조로 조를 짜서, 종로와 이태원을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숨어있는 아지트를 찾아다니면서 패키지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사람들의 표정과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어느 곳은 고마워했고 어느 곳은 표정이 안 좋았다. 하지만 이 캠페인을 통해서 감염인 을 알고 에이즈의 날을 안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기도 하다.


늦은 새벽에 캠페인이 끝내면서, 머리 속에 생각이 많아졌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더욱 힘을 내고 혐오가 줄길 바란다. 감염인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한 이유로 그들의 존재를 부정해서도 차별해서도 안 된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