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용 (제2회 육우당문학상 우수작 수상자)

 

 

 

 

이번 제2회 육우당 문학상에 ‘다리에서의 크리스마스’라는 작품이 우수작 수상을 하게 되어 ‘문학의 밤’에 참여하게 되었다. 문학의 밤에 대한 소식을 듣고 온갖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뭘 하는 걸까? 인터뷰하다가 혀가 심하게 꼬여버리면 어쩌지 등등. 제주에서 출발할 때부터 긴장이 계속 되었다. 하지만 동인련 회원들을 직접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부터 다른 수상자들을 만난다는 것이 꽤 큰 영광이었다.

서울에 와서 하루가 지나고 행사 당일이 되었다. 핸드폰 배터리도 없는 데다가 지명만 그나마 외우는 이상한 길치라 행사에 헤매지 않고 제때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다행히도(?) 정확히 1시간 12분 정도를 헤매다가 겨우 찾았다.

 

5시가 조금 지나고, 본격적으로 문학의 밤 행사를 시작했다. 사회자의 독특한 인사의 말을 시작으로 육우당의 시를 낭송하는 순서가 있었다. 그 때 느꼈던 건 지금도 생생하다. 슬픔과 희망이었다. 우리가 평범하게 사랑하는 날이 아직이라는 데 대한 슬픔과 언젠가 오리라는 희망이 느껴졌다. 문학상이 육우당을 기리는 의미에서 치러진만큼 육우당의 작품을 낭독하는 순서는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만약 행사형식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이 낭독 순서는 유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으로 수상자 강요한 작가가 본인의 시를 낭독했다. 많이 부끄러우셨던지 읽는 내내 뭔가 수줍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는 여전히 나름의 느낌이 있었다. 뭔가 슬프기도 했고. 그 다음으로 산문시를 읽으셨다. 시낭송을 들으면서 여러모로 슬펐다. 그 작품에 공감되었다는 이유도 있지만, 만약에 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면 이 시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록 사랑에서 빚어지는 슬픔은 여전히 있겠지만, 사람들 시선에서 빚어지는 고통은 없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따로 성소수자 문학이니 뭐니 표현도 없이 사랑을 다루었다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고.

 

약간의 답답함을 잠시 뒤로 미루고 다음 순서가 이어졌다. 동인련 회원들이 수상자들의 작품을 읽고 나름 느낀 점 비슷한 걸 발표했다. 먼저 키가 큰 회원 분이 기타를 들고 나와 배주호 작가의 수상작 일부분을 읽었다. 나도 읽으면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었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기타 연주와 노래. 끝나고 마찬가지로 김비로 작가님의 글 일부분과 이어지는 노래. 중간중간 틀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목소리가 그 공간을 따뜻하게 감싸는 느낌이었다.

 

 

 

 

그리고는 두 명이 나와서 김민수 작가의 작품을 대화식으로 연기해주셨다. 한 분이 사투리를 쓰는 게 참 딱 달라붙었다. 오오… 현장감 있는 연기. 게다가 까칠함과 동시에 드러내는 약간의 관심이 말 안에 푹 담기게 연기를 해주셔서 보는 내내 즐거웠다. 다른 분도 나름의 수줍음과 말에서 숨기려는 고뇌의 모습을 잘 보여주셨고.

 

다음으로 이달의 회원 발표 순서가 이어졌다. 이달의 회원의 영광은 문학상 수상자이면서 동인련 회원인 김민수 님이 상품과 함께 받았다. 낭랑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말하는데 기뻐하는 게 절로 느껴졌다. 이번 순서도 굉장히 적절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단 작가님들을 포함해서 방문한 비회원들에게도 동인련이 이런 활동을 하는구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순서라 좋았고, 회원들의 활동을 옆구리를 살짝 찌르는 듯 은근히(?) 고양하는 역할도 하는 듯하다.

 

그 다음으로 나와 수상자들의 입술을 바짝 마르게 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바로 작가와의 만남. 그러니까 동인련 회원들과의 인터뷰 순서였다.. 비록 삼사십 명 정도 되는 인원이었지만 사람들 앞에서 질문을 받고 그것에 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입술을 바짝바짝 마르게 했다. 다행인 것인지 질문들이 까다롭지는 않았다. 간단한 작품소개와 현황을 묻는 정도가 끝이었다. 그것마저 더듬으면서 말한 나는 참… 지금 생각하니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대답을 조금 성의없이 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끝나고 나서까지 계속 되었다.

전체적으로 행사 내내 즐거운 분위기였고 진행도 굉장히 자유로웠고 편했다. 그래서 인터뷰할 때도 그나마 긴장을 덜 하고 말을 할 수 있었고, 처음 본 사람들인데도 약간은 친구들처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람 많은 곳에서 느낀 간만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좋은 점이 더 있었는데, 동인련 회원들의 정기 모임과 문학의 밤 행사를 같이 가진 게 정말 잘했다는 것이다. 일단, 실제 활동을 하는 분과 다른 분들이 얘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자리고, 문학의 밤 행사로 온 비회원들이 동인련에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는 데다가, 친목 도모 역할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행사 자체에서 가지는 자유로움도 좋지만 약간의 형식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번에 약간의 정신없음을 느끼면서 들었다. 진행에서나 프로그램에서나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지금보다 형식을 갖춘 나름의 행사 대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앞으로 고칠 것도 있고 그만큼 준비도 늘어나겠지만, 더욱 좋은 행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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