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꽃(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후원하기’


첫 월급을 받고 가장 처음 한 일이었다. 사실 행성인 후원은 고등학생 때부터 늘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한낱 공부하는 고등학생에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학생이 되고 난 후에도 경제적으로 빠듯한 외국생활을 하면서 ‘후원’이라는 것이 먼 이야기로 생각 될 정도였다. 그렇게, 사회의 창을 두드리는 느낌으로 신입회원 모임에 처음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곳은 지방인데, 서울까지 가는 기차 소리가 참 경쾌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던 것 같다.
 
처음 들어선 행성인 사무실은 작고 아담한, 귀여운 느낌이었다. 오밀 조밀 붙어있는 관련 스티커와 책자들이 무척 탐났다. 어색하게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시니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었다.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행성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역사, 할동, 관련 소모임 등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행성인은 내가 몰랐던, 그리고 또 어떻게 보면 무관심했던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잠시나마 안락한 생활에 잠식되어가던 나를 반성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Ice-breaking 타임에는 테이블 별로 간단한 자기소개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장소, 영화 등을 기억해서 인형을 던지며 게임을 했는데,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역시 현실은 무한 경쟁 사회임을 깨달았다. 대부분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미있게 게임을 했는데, 모두 같은 행성인 회원이라는 의식 때문이었을까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이건 나만의 프라이드 플래그 만들기 시간에 만들었던 내 플래그인데, 색종이와 풀, 크레용 등을 재료로 사용하다 보니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 자신을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했지만 다른 분들이 만든 훨씬 더 다양하고 예쁜 프라이드 플래그를 만나 볼 수 있었다.  . 

 
우리는 다름을 틀림으로 인지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 사랑은 죄가 되고, 나라고 하는 사람은 완전한 틀림이 된다. 이렇게 ‘틀림’이라는 딱지가 붙은 소수자 개인은 이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좀 더 많은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 소리쳐야 할 것이다.

‘틀림’이 아닌 ‘다름’ 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행성인은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같음을 공유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곳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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