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과거를 넘어 현재,
미래에도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
위 글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모임 <전국퀴어모여라> 블로그와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케이(전국퀴어모여라)
지난 8월 5일 라잇온미와 전퀴모, 한국성적소수자인권문화센터가 함께한 광주퀴어아카데미
해외 드라마에 꼭 잠깐이라도 나오는 성소수자가, 분명 어디에나 살아갈 우리가 유독 한국 방송이나 극장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감사하게도 최근 2년 사이에 정식 개봉한 성소수자 영화가 많아졌다. 그러나 캐롤, 로렐, 연애담, 데니쉬 걸, 문라이트, 런던 프라이드 등등 아가씨를 제외하고 이 모든 영화들이 내가 사는 지역에는 단 한 회도 상영되지 않았다. 이상하다. 2012년도에 개봉했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은 분명 이 도시에서 봤었는데, 그 동안 이 동네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불온한 당신이 드디어 개봉했지만 내가 있는 전라도 지역에선 광주를 제외하곤 어느 곳에서도 상영하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내 애인을 포함한 지인들은 이미 약 1년 반 전에 상영회로 이미 본 적이 있었다. 그 후로 1년 반이 지난 지금, 내가 사는 지방에선 그 넓은 전라도에서 딱 한 도시에서만 개봉했다. 연애담을 처음 상영했다던 전주에서도 불온한 당신은 볼 수 없었다.
그 것이 내가 평일에 일을 다 미루고 달려가 첫 상영을 사수한 이유였다. 단 한 좌석에 불과할지라도 우리 영화에 힘을 실어 주고 싶었다.
스케줄 조정을 하고 그날 하루 종일 기대감에 차 극장에 달려갔다. 주차 후, 무슨 영화 봐요? 라고 물어본 주차장 관리자 분께 “불온한 당신이요!” 라고 외치고 단관극장의 장점인 큰 스크린으로 즐겁게 관람했다.
다큐와 같은 그 흐름이 바로 지금 현 주소를 오롯이 기록한 느낌이었다. 첫 시작은 주인공의 고향에서 시작한다. 한국 여기저기 살았다던 이묵 선배님. 그리고 곧 보여진 혐오세력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싸우시는 분들. 고군분투하며 촬영했던 그때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우리의 과거, 현재가 어우러져 이 시대의 불온한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질문을 던지는 소중한 영화 한 편이었다.
과거를 담았던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서 이제 나는 미래를 본다. 작년에는 두개의 도시에 불과했던 퀴어 문화 축제가 2017년도에는 서울, 대구, 제주 3개의 지역에서 열리고, 그 밖에 퀴어 아카데미등 지방 곳곳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그 수는 점점 많아 질 것이다. 우리 성소수자는 전국 어디에도 있고 이 곳 저 곳에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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