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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활동/활동 후기

동인련 인터뷰집『여섯 빛깔 무지개』출판을 준비하며

by 행성인 2010. 10. 19.

팍팍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온전하게 담아내고자 하는 취지에서 동인련이 구상한 인터뷰집『여섯 빛깔 무지개』가 ‘아름다운 재단’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출판지원사업에 선정된 지도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꾸려진 출판팀이었지만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고 개진하면서 머리는 단단해져갔다. 그리고 다행히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맨땅은 염려했던 것보다는 물렁해서 한번 부딪쳐볼 만한 자신감도 얻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노력과 여러 가지 행운이 겹쳐지면서 가장 큰 난관이었던 출판사와의 계약을 무사히 성사시켰다.

 

기꺼이 우리의 희생량(!)이 되어준 출판사는 진보적인 사회과학 서적을 내놓으며 인지도를 높여간 ‘시대의창’이었다. 우리가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메이저급’ 출판사라 더욱 설레었고 또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런데 고맙게도 그 출판사에는 우리의 그 무거운 짐을 적극적으로 함께 들어주고자 발 벗고 나선 분들이 계셨다. 이 자리를 빌어, 먼저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표본으로 삼을 인터뷰집을 모니터링 하던 중, 지승호 씨라는 분이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하며 현재 가장 활발하게 인터뷰어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지승호 씨의 인터뷰집을 가장 많이 출간한 출판사가 바로 시대의 창이었고, 그처럼 인터뷰집에 대한 노하우를 충분히 갖춘 출판사에서 동인련 인터뷰집을 낸다면 보다 수월하게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운이 좋게도 시대의창과 연이 닿아 직접 만나서 인터뷰 방식에 대한 여러 논의를 함께 나누었다. 애초 우리가 기획했던 인터뷰 방식은 동인련 회원들이 직접 다른 회원들을 인터뷰하는 것이었지만, 출판사 측에서는 인터뷰 스킬이나 인터뷰어의 인지도, 또한 전체적인 완성도 등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검증된 인터뷰어 1인으로 가능 방식이 낫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다. 당시 출판팀 내부에서는 출판사 측 의견이 일리가 있다고 여겼지만, 그럴 경우 동인련이 내고자 하는 목소리를 온전하게 인터뷰를 통해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전문 인터뷰어 _ 지승호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던 중, 뜻하지 않게도 지승호 씨가 흔쾌히 인터뷰어로 나서 주고자 한다는 사실을 출판사로부터 전해 들었다. 지승호 씨 정도의 실력이라면 우리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인터뷰이들로부터 진솔한 이야기들을 끄집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갔다. 이미 박찬욱 감독이나 김수행 교수, 공지영 작가, PD 수첩 제작진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경험이 있었기에 신뢰할 수 있었다. 그라면, 대중적인 눈높이에서 동성애를 둘러싼 다양한 담론, 즉 HIV/AIDS, 군대, 가족, 청소년, 미디어, 종교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 사회 전반의 보수적인 성 의식까지 건드리면서 논의를 생산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출판팀에서 모든 것을 지승호 씨한테 위임 한 채 넋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제별 인터뷰이 선정뿐만 아니라 각 인터뷰 말미에 실릴 심층적인 기고글을 작성할 전문가 선정도 오롯이 출판팀의 몫이다. 그리고 그들과 지승호 씨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한 다리 역할을 하는 것도 바로 출판팀이다. 동성애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이 어느 때보다 극성을 부리는 이 시기에 이 한권의 책이 동성애를 제대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에 있어 아무쪼록 큰 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동인련 회원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김경태_동성애자인권연대


사진 및 지승호씨 인터뷰 글 _
 http://media.daum.net/society/people/view.html?cateid=1011&newsid=20090709182006991&p=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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