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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성소수자

많은 청소년 친구들이 함께해서 더 뿌듯했던 거리캠페인

by 행성인 2011. 5. 17.

많은 청소년 친구들이 함께해서 더 뿌듯했던 거리캠페인


4월24일 제3회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캠페인


어느덧 세 번째입니다. 작년에 캠페인이 끝나고 너무 지쳐서, ‘내년에는 진짜 못하겠다, 해도 간략하게 하자’라고 불평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나고 세 번째 캠페인을 마쳤습니다.


캠페인을 하기 전부터 청소년 팀은 이미 시끌시끌했습니다. 새로운 청소년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서 회의를 할 때마다 좁은 사무실이 꽉꽉 차기도 했죠. 그래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이번 캠페인은 더 힘이 났던 것 같았습니다.


캠페인 당일 집을 나오면서 무척이나 좋은 날씨 덕분에 감사했습니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바람만 조금 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무실에 들려 짐을 옮기는데, 작년보다 훨씬 많은 짐 덕분에 ‘내년에는 더 늘어나면 어쩌지’하는 걱정이 되더라고요.


대학로에 도착하니 카메라가 몇몇 대 돌아가더라고요. 아, 물론 저희 때문은 아니지만…. ‘걸스데이’가 온다고 하더라고요. 말을 듣기가 무섭게 대학로 마로니에 한 쪽 구석에 사람들이 몰려들더라고요. 걸스데이도 그렇지만, 카메라들 때문에 청소년 친구들이 걱정이었습니다. 다행히 3시전에는 빠진다는 소리를 듣고 분주히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걸스데이의 공원 덕분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TTL존에 사람들이 북적거렸습니다. 신경 쓰지 않으려했지만, 큰 음악소리와 시민들의 함성 소리 때문에 우리도 저절로 눈이 가게 되더라고요. 걸스데이가 가고 사람들이 흩어지기 전에 시민들에게 달려가 우리 캠페인을 알려드렸죠. 다행히 많은 시민들이 학생인권조례와 프로그램에 바로 참여해주었습니다.


작년과 비슷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포춘쿠키와 요구르트를 나눠주기로 했어요. 그리고 풍선을 부스에 매달아서 예쁘게 보이려고 했는데, 생각 외로 풍선이 인기가 너무 많아서 시민들이 자꾸만 달라고 해서, 처음엔 ‘아… 드리면 안 되는데’하면서 하나씩 드리곤 했어요. 이렇게 주다간 풍선이 바닥이 날 것 같아서 프로그램 참가나, 학생인권조례 서명을 하신 분들에게 풍선을 드리겠다고 하니, 다들 열심히 프로그램 참여와 서명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번 캠페인은 풍선의 힘이 좀 크게 작용했어요.


작년보다 훨씬 분주한 기분이었습니다. 날씨 좋은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아이를 데리고 다니시는 부모님들과 손을 꼭 붙잡은 커플들까지, 다들 긍정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혹시나 시비나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없었습니다. 또 청소년 친구들이 힘들어 하지 않고 즐겁게 진행해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웃팅 방지용으로 재미있는 안경과 가발등을 샀는데, 친구들이 오히려 아웃팅보다는 시민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많이 쓰고 다녔던 게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청소년팀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에서 온 청소년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아쉬운 건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한번 불때마다 우리들의 부스가 태풍 맞은 것처럼 저 멀리 날아가거나, 부서지는 바람에 프로그램이 가끔 원활하게 진행이 안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청소년들은 바람이 불어서 부스가 쓰러져도 아무렇지 않게 다시 부스를 세우고 다시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덕분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또 앰프를 꽉 충전해 왔는데도, 2시간동안 시민들을 모으고 음악을 틀어서 그런지 꺼져버리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발언대를 못했는데, 발언을 준비해온 청소년 친구들이 많이 아쉬워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준비한 것도 많이 없었고, 오히려 힘들었다면 작년이 더 힘들었을 수도 있었는데, 왠지 이번 캠페인에 더 애착이 많이 갔습니다. 아마 늘어난 청소년 친구들 덕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캠페인이 끝나고 청소년 친구들이 한쪽으로 몰려 있는걸 보니, 활동하는 청소년 친구들이 참 많다고 느껴져서 뿌듯했습니다. 배고픈데 김밥 한 줄이라도 쥐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도 들고요. 끝나자마자 벌써 ‘내년 캠페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저뿐만은 아니겠죠? 내년에도 더도 덜도 말고 올해와 같이 즐겁게 캠페인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류은찬_ 동성애자인권연대 청소년자긍심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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