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가족에 대해서 말하는가? -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간사/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기즈베 인터뷰


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 저출산 고령화, 이혼, 한부모 가족, 요즘 들어서는 1인 가족 등 다양한 가족현상들이 이슈화되고 문제화되고 있습니다. 이 현상들이 알려주는 바가 무엇일까요?

우선 각각의 현상에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크게 보고 생각하자면 소위 ‘정상가족’,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깨지면서 문제점이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정상가족’ 규범에 맞는 삶을 살고 있지 않잖아요. ‘정상가족’의 삶을 살다가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요.
 
-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수언론과 정부에서 다양한 가족현상을 문제시하고 해결책으로 ‘정상가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해요. 이런 관점은 굉장히 고루하고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를 잘 보지 못하고 있는 거죠. 이명박 정권의 가족정책만 보더라도 모든 것을 가족의 틀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죠. 개인의 복지, 주거, 교육을 가족에서 다 이루려고 하죠. 이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안에서 더 곪아가게 하는 거예요. 사실 가족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데 국가가 강요하는 거죠. 국민의 복지는 국가가 담당하는 것인데 가족에게 떠넘기고 있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간사/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사무국장 기즈베님



정상가족? 비정상가족?

- 소수자 차별에서 가족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소수자 차별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가족입니다. 소수자들은 가족을 이룰 수가 없거나 이루더라도 차별을 받죠. 주거, 복지, 교육 등 많은 사회적 서비스들이 ‘정상가족’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그리고 소수자들은 가족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기에서 받는 차별들도 많죠.
 
- 소수자 차별에서 가족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기존의 가족 체계가 소수자를 어떻게 차별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성소수자들은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가 없죠, 장애인 같은 경우는 가족을 구성할 수는 있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복지혜택이 많이 줄기 때문에 쉽게 결혼할 수 없고 결혼하더라도 혼인 신고는 할 수 없죠. 기혼 이주여성은 외국인이라는 점과 미흡한 결혼제도 때문에 차별을 받고 있죠. 미혼모 같은 경우는 성소수자 다음으로 차별받는 그룹이라는 인식조사 결과도 있었고요.
 
- 소수자들은 가족을 구성하기도 힘들지만 가족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온전히 가족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결핍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소수자 가족은 사회에서 가족에게 부여하고 기대하는 것에 부응할 수 없고 사회적 지지를 받기 힘들죠. 장애인이나 기혼 이주여성들은 제도적으론 보호받지만 온전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힘들고요. 동성애자 같은 경우는 커플임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요. 이런 것들이 소수자들이 이룬 가족을 온전한 가족으로 느끼지 못하게 하고 결핍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정상가족’에서 가족을 이루는 구성원들은 가족에서 부여되는 역할에 따른 규범이 있습니다. 이것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가족이 개인에게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며느리 이렇게 부여하는 역할이 있죠. 그리고 역할에 맞는 사회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역할규범이 남성중심, 이성애 중심의 가족이 유지하고 재생산하죠. 이런 것은 관계에 위계질서를 부여해서 평등한 관계 맺기를 방해하죠. 또 성 역할 구분과 여성차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런 역할 규범에 소수자들은 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차별받고 있죠.
 
- 소수자들은 가족을 구성하기 쉽지 않지만 설사 구성하게 된다 하더라도 차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가족제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이성애 가족을 제외하면 모두 ‘비정상가족’으로 규정하고 차별합니다. 장애인 가족, 기혼 이주여성 가족, 동성애 가족, 트랜스젠더 가족 등 다양한 소수자가족은 사회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죠. 가족을 이루고 있더라도 직장 내에서 가족수당도 받을 수 없고 보험에서는 수혜자로 등록할 수도 없죠. LH나 SH에서 운영하는 주택의 입주권에서도 차별이 있고요.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차별이 있죠.
 
 
진정한 가족구성권리란

- 기존 가족제도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하고 계신데, 가족구성권연구모임의 역할과 전망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지금까지 느낀 것은 가족과 관련된 문제들은 해결하기 힘든게 너무나 많다는 거예요. 기존의 가족제도가 견고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아요.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가족구성권연구모임은 입법운동과 사람들이 원하는 어떤 가족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해요.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말에 담길 수 없는 다양한 관계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잖아요. 어떻게 하면 보장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죠.
 
- 성소수자 운동에서 가족구성권 논의는 초기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성소수자 운동에서 가장 뜨거운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성소수자 관점에서 가족구성권을 얘기한다면 다양한 방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성소수자들도 원하는 바가 다르니까요. 파트너십을 원할 수도 있고 동성결혼을 원할 수도 있죠. 아님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도 있고요. 커뮤니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서 그 안의 욕구가 무엇인지 더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동성결혼과 파트너십이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동성결혼은 기존의 결혼, 혼인 제도를 동일한 성별을 가진 두 사람 사이에서도 허용하는 것이에요. 동성커플도 이성커플처럼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에요. 이와 달리 시민결합, 파트너십은 서로 계약을 하고 등록을 하는 거죠. 파트너십은 결혼에 비해서 사회적인 혜택이 적죠. 파트너십이 제정된 국가에서는 권리, 상속, 이혼 등의 법적 이익만을 보장하고, 입양 등 일부 권리는 제한하기도 하기도 하거든요. 그에 반해 동성결혼은 이성결혼과 동일한 권리를 부여하지만 기존 결혼제도, 가족제도를 문제점도 인정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이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가족구성권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가족이라는 표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요. 가족이라는 말 말고 다른 말이 없느냐는 사람들도 있죠. 가족이라는 말이 소위 ‘정상가족’을 뜻하기 때문이죠. 사람들마다 원하는 가족은 참 다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관계들을 맺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가족제도로는 자신의 행복과 꿈을 실현할 수 없으니까요. 가족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모든 가족의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가족들이 받는 차별을 없애야하고,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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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30 16:31 신고 [Edit/Del] [Reply]
    인터뷰하느라 수고해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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