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 이주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그럼 무슨 얘길 해야하나, 동인련 웹진에서 말이다. 그러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한다는 공통점으로 묶여있지만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동인련 회원들은 대선을 앞두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성소수자들도 당연히 정치 스펙트럼이 다양하기에, 소수의 동인련 회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대표성을 드러내고자 하려는 것은 아니다. 선거를 앞두면 으레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인 대선에 대한 몇몇 동인련 회원들의 생각을 지면에 옮겨보았다. 


1. 대선이 다가오는데 어떤 생각이 드나요? 관심을 갖고 뉴스나 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보는 편인가요? 


회원 A : 지금 우리가 겪고 있듯이 잘 못 된 사람을 뽑았을 경우 우리가 얼마나 마음 고생할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었기에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한때 무시무시했던 독재자의 딸로 아무 반성도 생각도 없는 사람이 단순히 새누리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도 상당히 격분할만한 일이고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지름길로 들어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로 그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기 때문에, 상대가 될 사람들을 유심히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상대가 되는 사람들도 정권교체가 될 것인가, 단일화는 누구로 될 것인가 등 다양한 이슈화가 되어 있어 관심을 가지고 정책 등을 살피는 중입니다. 제가 뽑아야 할 사람은 그들 중 한 사람일 테니까요. 또한 이것이 제 첫 번째 대선 투표라서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


회원 B : 네 관심이 있어요. 왜냐하면 정치가 삶과 직결되어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회원 C : 나오면 본다. 보고 답답하다. 동문서답의 연속.


회원 D : 관심이 있어요. 사실 대선에 투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고. 뉴스나 정책을 자세히 살펴볼 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바쁘기도 하고. 그래도 오며가며 정책 발표하는 거나 길에 현수막 걸려있는 건 유심히 보는 편입니다. 아직 잘 아는 분야가 교육 분야 정도라서 교육정책만 유심히 보는데 후보들 모두 피상적인 정책만 내놓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


회원 E : 어떤 생각으로 사냐구요?

1) 박근혜가 되면 어떡할지 너무 걱정된다.

2) 그런데 문재인이나 안철수나 그놈이 그놈이더라.

3) 그런데도 박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을 울며 겨자 먹기로 찍는 사람들이 주변에 참 많다. 정말 이해한다. 마음 놓고 찍을 우리들의 후보가 없어서 이런 사단이 난 것이다.

4) 엄마가 그랬다 "너네 후보 왜 이렇게 많이 나왔니?" ㅜㅜ 그렇다... 민주노동당이 국참당 통합하던 그 때가 잿빛으로 기억난다. 이렇게 분열한 탓에 진보후보들은 빛을 잃고 그냥 양당경쟁으로 보인다.

5) 대선구도는 지리멸렬해도 운동은 지리멸렬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싸우는 것을 봤다. 화이링! 지금 사람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박문안 모두 철탑에 오른 노동자들의 삶을 이해 못하긴 마찬가지다. 나는 정말 박이 되는게 어떤 의미로 끔찍하기까지 하지만 박이든 문이든 안이든 누군가가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은 안한다.

아마 많이들 그렇게 생각할걸!

그래서 정책을 살펴보고 있고 관심도 많지만 한마디로 하자면 헐~~입니다.


회원 F : 후보등록이 시작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세히 확인하는 편은 아니다. 누가 되더라도 공약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2. 지지하는 후보나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나요? 또는 절대 찍지 않을 후보가 있나요? 


회원 A : 지지하는 후보는 아직 단일화가 진행중인 시점이고 저도 둘 중에 딱히 '아 이 사람이다!' 하는 사람이 없이 계속 두 후보의 가능성이나 정책 및 생각에 대해서 살피고 있을 뿐이라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절대 찍지 않아야 하는 후보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박근혜 후보겠죠. 단순히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 후보로써 나와 활동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자신이 했던 말을 몇 번이나 번복하고 마음 없는 사과 등 봐줄 수 없이 생각 없는 행동들만 하고 다니더군요. 본인의 의견도 뚜렷한 주체성도 없이 단순히 인기 있는 사람이 나와서 꼭 본인이 '유일한 여성 후보' 인 척 여성과 남성을 또 나누어서 여성대통령으로써 뽑아달라니, 성별로 차별을 두는 것도 웃기고 본인이 여성이라는 점을 저런 것에서 강조하는 것도 웃기고, 이야기의 번복도 여러 번, 여러 가지로 맘에 안 드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라 그렇습니다. 뭐 동성애자는 괜찮지만 본인을 좋아한다면 싫다는 이뭐병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게 이 사람의 망언 목록에 들 수나 있겠냐만은 더 크고 아름다운 발차기를 하고 계시는 분이시라... 공사다망하게 이 전처럼 미소나 짓고 다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대통령 말고.


회원 B : 네 있어요. 주어진 상황에 최선의 선택을 하려구요.


회원 C : 문재인(그나마 덜 나쁜놈일 것 같아서), 박근혜(제일 나쁜놈이어서)


회원 D : 안철수 씨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편이라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있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문제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론 문재인 씨가 됐으면 좋겠어요. 안철수 씨는 정치판에 좀 더 적응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력도 좀 모으고.

박근혜 후보는 소수자 감수성이 전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제 길에 새누리당 현수막 중에 "범죄자 인권보다 내 가족 안전이 우선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봤는데 얼마나 소름끼치던지. 저런 문구를 홍보용이라고 걸면서 정말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회원 E : 저는 개인적으로 김소연 동지를 지지합니다. 그녀가 진보진영후보로 단일화하여 나왔다면 더욱더 좋았을텐데ㅠㅠ 그래서 아직도 누굴 찍어야할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어요. 절대 안 찍을 후보는 누구겠어요.


회원 F : 현재까지 지지하는 후보가 없어 아쉽다. 하지만 절대 찍지 않을 후보는 있다. 그 님과 나의 삶은 다르니까. 그리고 그 님들! 빨간색 야구잠바 너무 안 어울려!!


3. 대선이나 총선 등에서 당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회원 A : 제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 있는 첫 대선입니다. 사실 성소수자에 대한 부분이 복지를 위한 대통령을 뽑기를 바라는 가장 큰 이유기도 했지만, 아직 성소수자에 대한 대안 마련까지 해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기는 힘든 나라이기 때문에 '내가 성소수자라서 꼭 이런 사람을 뽑을 거야! 여기에 대해서 한 마디 언급이라도 하면 뽑아야지!' 같은 생각은 없습니다. 녹생당에서 대선후보가 올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다만 복지가 바탕이 되고 성소수자를 포함한 소수자를 생각해주는 사람은 언젠간 성소수자들을 위한 기반이라도 닦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작지만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복지를 우선으로 하는 대통령을 고려하는 중입니다. 그 정도의 영향을 끼친 것 같네요.


회원 C : 전혀 영향을미치지 않았음.


회원 D : 아무래도 소수자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비정규직이나 노동자 정책에 진정성이 없는 후보는 뽑고 싶지 않아요. 성소수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후보가 있다면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만 이번엔 그런 후보는 없네요. 성소수자 운동권쪽에서 후보들에게 좀 더 지원을 해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노력해도 안됐을 테지만요. 5년 뒤 다음 대선을 노려봐야죠!


회원 E : 저는 지난 12년동안 민주노동당 당원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민주노동당에 투표했고 때때로 진보신당에도 투표했습니다. 사실 투표에서 제 기준은 '진보후보'에 한 표 던지는 것이 우선이었어요. 물론 민주노동당에서 성소수자위원회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정책을 많이 반영하면 좀 뿌듯하기도 했죠. 하지만 실현되는 건 많이 없었기 때문에 힘 빠질 때도 있지요.


회원 F : 늘 그랬지만 나는 성소수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해왔다. 차선보다 미래를 위해 투표한다.


4. 대선이나 총선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주된 기준은 어떤 것들인가요? 


회원 A : 대선이나 총선에서 후보를 보는 기준은 최근에야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만 잡혔지 무조건 야당! 무조건 여당!은 아니에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나 말하는 투 그리고 어느 정도의 이해심과 배려심이 있는지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복지를 우선으로 하는 사람이요. 그리고 너무 허황되게 강을 다 뒤집어엎는다던지 하는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일단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그렇다고 '사람 사는 세상' 이나 '사람 냄새 나는 세상'만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 후보가 좋습니다. 소수자에 대해 배려하고 생각할 줄 알며 후보라고 뻐기거나 하기 보다는 본인을 낮출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죠. 개인적으로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다들 '국민의 대표'이니 같은 국민일 뿐인데, 꼭 반에서 반장 같은 느낌으로요. 유달리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의 목은 참 빳빳한 것 같아요. 대선 기간이나 총선 기간이 아니면 도통 그 목이나 허리가 굽어지질 않죠. 높임말도 그렇고. 사람들을 찾아갈 때 손이 아프다고 악수를 피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높임말도 쓰고 인사도 잘 하는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많이 디스하고 떠들었는데 결론은 '복지'를 진심으로 신경 쓰는 예의가 있는 사람이 좋아요. 


회원 B : 사람은 살아온 흔적을 지울 수 없다 생각해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나를 봐요.


회원 C : 진정성. 하지만 찾아보기 힘들다.


회원 D : 진정성 있는 소수자 정책, 어이없지 않은 현실적인 경제정책, 수평적인 소통방식, 현실적이면서도 비겁하지 않은 결단력.


회원 E : 그 정당의 기반을 봅니다. 민주당은 그래서 안 믿습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 개인이 변화할 수 있고 좀 더 나을 수는 있겠지만 큰 흐름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민주당이 어떻게 해왔는지 보면 알 수 있죠, 차별금지법도 사회적 합의를 해야한다잖아요????

무엇보다 지금 민주당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더라도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든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안 믿어요. 과거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이유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를 그대로 가져오면 됩니다.


회원 F :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의 인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몸을 낮출 수 있는 사람. '인권'과 '복지' 분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5. 성소수자로서 선거가 우리 삶의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회원 A : '성소수자로서'라고 하니깐 좀 거창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성소수자'는 정말 소수자이기 때문이죠. 아직은 외국의 어떤 나라처럼 성소수자 대통령이나 총리가 탄생하여서 동성 파트너와 살고 있다고 당당하게 얘기하기를 바라기엔 너무 먼 나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에서 너무나 희미하고 작은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냥 시민으로서 선거를 해서 내 한 표를 행사해 누군가를 뽑을 수 있다는 것, 내 한 표로 혹시나 세상이 변할지도 모르는 희망을 가져보는 것이 선거가 제 삶의 미치는 영향이지 굳이 '성소수자로서'라고 연연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겠네요. :)


회원 C : 그냥.. 가족명부에 내 사람이 함께하지 못한다는 거.


회원 D : 선거라고 하면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젠 그걸 깰 때라고 생각해요. 좀 더 많이 보여지고, 좀 더 많이 말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성소수자 단체가 후보 지지선언을 한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 존재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성파트너쉽이나 동성결혼, 차별금지법 같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책들은 입법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만들어질 수 없어요. 물론 입법을 하려면 대중의 공감을 얻어야 하니 사실 이건 우리 활동가들의 몫이지요.


회원 E : 예전에 한 트랜스젠더 분이 일터에서 피해를 입어서 상담을 했어요. 그런데 민주노동당으로 그냥 연락하셨더라구요. 민주노동당이 유일하게 성소수자 정책을 내고 지지하는 입장인 것을 알고 계셨기 때문에 연락해도 될 거 같았대요. 

선거는 선거일뿐입니다. 물론 박근혜가 되면 패닉에 빠질 거는 같아요. 하지만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 저는 진보정치가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들에게 힘이 되는 정당이 지리멸렬하게 무너지지 않고 탄탄하게 성장해가야 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회원 F : 박근혜나 문재인 두 후보 누가 되더라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6. 한국에서 성소수자 대통령이 탄생하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회원 A : 죽기 전에는 이루어질지, 라는 생각은 드는데 ㅎㅎㅎ 만약 죽기 전에 탄생한다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뽑혀서 흑인들이 눈물을 흘린 것처럼 울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나라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아직 너무 낮기 때문이에요.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신의 옆에 성소수자가 살고 있다는 것도 모르기 때문이죠. 지금 이 사무실에서 저는 이 메일을 작성중이지만, 이 중에 누군가가 '아 우리 사무실에는 성소수자가 있을지도 몰라! 동성 파트너와 사는 사람이 있을지도!'라고 생각할까요. 바로 이주 전에는 이성애자 커플의 결혼식이 그리고 다음 주에도 이성애자 커플의 결혼식이 있을 뿐인 곳이니까요. 우리나라도 '언젠가는'이라고 아득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바라고 싶네요. 그 전에 동성커플 혼인 인정부터 된다고 해도 저는 여한이 없겠네요.


회원 B : 음... 30-40 년?


회원 C : 음... 20년정도?? 이유는 그냥 느낌입니다.


회원 D : 일단 아무나 뽑아놓고 동성애자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식이 돼야겠지만ㅋㅋㅋ 잇힝ㅋ


회원 E : (진보/좌파) 성소수자 대통령 이겠죠? (박근혜) 여성 대통령처럼 (우파) 성소수자 대통령의 탄생은 상상하지도 맙시닷!


회원 F : 죽기 전에 되려나. 시의회나 국회의원 중에 성소수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11월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대선에 들이대고픈 성소수자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오마이뉴스) 성소수자들의 목소리와 의제가 더 많이 들리고 보이는 선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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