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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람답게 사는 것? 갈 길을 잃었다

by 행성인 2009. 2. 27.


1% 국민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감수성 없는 대통령


지금의 정부에게서 인권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기대 한 적은 없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정부정책에 쓴 소리를 하고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국가인권위원회의 손과 발을 묶어버리기 위해 이 정부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위원회에 3월까지 정원 30% 축소, 조직 감축, 지역사무소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최종 통보한 것이다. ‘경제를 살리자’는 국정과제에 따른 조직개편이라는 졸렬한 이유를 들고 있지만 협박에 가까운 이 최후통첩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복지와 인권을 최소한으로 지키기 위해 존재해왔던 국가인권위원회를 무의미하게 만든 조치일 뿐이다. 사실 이명박 정권은 취임 초기부터 국가인권위원회를 독립기구가 아니라 대통령 직속으로 두려고 시도해 왔고, 시설 장애인에게 낙태를 종용한 사람을 인권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하였다. 기독시민연대와 같이 반동성애 운동단체들이 시위 때문이었을까.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 업무계획에서는 성소수자라는 단어조차 찾을 수가 없고 북한 인권 분야는 더욱 강화되었다. 이로써 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국가인권위원회의 싹을 잘라내기 위해 틈틈이 노려왔던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침해와 차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해 존재한다. 수많은 진정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차별과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세부적인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지역사무소가 지금보다 더 많아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해 온 것은 아니지만 성소수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초기부터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었다. 만약 임기 전부터 결혼은 남녀 간의 결합이 정상이라며 후진적인 성소수자 인권감수성을 보여 왔던 이명박 정부 아래 직속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존재한다면 성소수자 관련된 진정과 정책개선, 권고는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국가인권위원회 법상에 존재하는 성적지향은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오히려 성소수자 차별과 인권침해는 해결할 돌파구도 없이 더욱 공고질 것이고 성소수자들의 안전 또한 위협받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_ 연합뉴스 2009년 2월 24일





 

거꾸로 가는 인권!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 취임 1년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 청운대 동사무소 앞에서 인권단체들은 이명박 정부 1년을 맹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거꾸로 가는 인권시계를 되돌리기 위한 활동다짐을 하였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도 이명박 정부가 철거민 사망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를 축소하려한다는 사실을 비난하며 “1%만을 위한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감수성 없는 대통령은 필요없다” 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실 이명박 정부에 의해 퇴행하는 인권현실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맞선 운동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그것을 아는 이명박 정부도 서민들의 분노가 제2의 촛불로 번질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 서울 시내는 경찰들에 의해 인도조차 쉽게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제되고 있다. 거리로 진출하려는 시위대라도 발견하게 되면, 마치 병에 걸린 개처럼 달려와 물어버린다.




우리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가 철저히 묵살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은 더욱 소외된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집과 일자리를 빼앗기고 복지가 축소되는 그 자리에 경쟁과 효율, 실용과 선진화라는 말이 채워지고 있다. 갈 길을 잃은 인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사람답게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연대하고 행동해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 우리가 함께 하는 순간이야말로 바로 ‘사람됨’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욜 _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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