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아직 쌀쌀했던 3월 7일, 2009년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정기 총회가 열렸다. 총회 시작 전에 이번 웹진 글로 총회를 스케치 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대로 된 후기 같은 걸 쓴지 반년도 넘은 상황이어서 제대로 쓸 수 있을지 겁부터 났다. 하지만 웹진을 통해 동인련의 그간 활동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일도 동인련을 알리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인련이 뭐하는 단체야?’라고 물어봤을 때 ‘이거 읽어봐.’라고 해줄 수 있는 그런 스케치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총회를 하는 동안 어떤 식으로 쓸지, 어떤 사진을 넣을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고민만 한 덕분인지, 마감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다시금 총회를 생각하려니 머리가 반은 백지가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찍어둔 사진을 보고 있자면 한숨부터 나온다. 내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찍었을까? 안건지를 들춰봐도 당최 적어둔 것이 없어 쓸 만한 꺼리를 찾기가 힘들다. 3월 20일 금요일 오전 12시 55분, 원고를 마감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