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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행성인 활동가 편지

1+1=1이 되는 목소리

by 행성인 2015. 8. 31.

에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안녕하세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활동가 에버입니다.


뜨겁기만 했던 햇볕이 사그라들고 바람이 살랑거리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9월이 왔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은 다들 몸조리 잘하고 계시는지요:)

 

지난 여름 뜨거웠던 태양못지않게 성소수자 관련 이슈도 화끈하고 매섭게 우리 곁에 다가왔었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법제화 판결에 많은 성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환호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작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 인권팀’에서 진행했던 ‘너 그거 아니?’에 대한 서울 시립 청소년 미디어센터의 대관 불허에 행성인은 센터의 태도를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 시민 인권 보호관은 “명백한 청소년 표현의 자유를 침해”라고 결정하기도 했었지요. 아쉬움이 있다면 청소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결론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것은 결국 반쪽 자리 결론으로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은 기각된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결정 시점에 있어 조금 늦은 감이 있었다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우리의 자긍심에 스크래치를 내는 사건들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대전시 성평등 조례안은 반동성애 극우세력의 항의를 받은 여성가족부의 압력으로 성소수자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말도 않되는 일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교육부가 체계적인 성교육을 하겠다면서 내놓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더 가관이였습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러서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는 교육안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은 죽 써서 드셨는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으며,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무시하고 남성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을 하며, 심지어 기본적인 피임 방법까지 잘못된 내용을 서술하고 있었습니다. 머나먼 과거에서 타임머신 타고 온 사람이 쓴 것 일까요? 정말 시대 착오적입니다. 성소수자 뿐 아니라 비성소수자는 물론이거니와 청소년들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행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는 25일 오후 2시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대한민국 청소년 성교육 정책 바로 세우기 대토론회’를 개최했었는데, 이 곳에서도 어김없이 뚜렷한 결론 없이 반동성애 세력의 항의만 잔뜩 듣고 “검토하겠습니다”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이처럼 어이없고 터무늬 없는 사건으로 쉴새 없이 이슈가 바뀌고 그에 따라 우리는 행동했습니다. 그들의 힘이나 압력 그리고 혐오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우리의 결속력과 간절함을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같이 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목소리가 작을지 몰라도 그것이 모여 더 큰 하나의 울림이 되어 이 사회에 우리의 존재를 외쳐야 합니다. 그리고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는 그 목소리를 더 부각시킬 수 있는 확성기 역할이 되어드리려 합니다.

 

하나의 목소리와 또 하나의 목소리가 모여 더 큰 하나의 목소리가 되어 세상을 울리기를 바라며, 이상 행성인 활동가 에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