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부모모임 소개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가시화되면서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부모도 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자녀의 성정체성을 알게 되어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임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서로 위로하기도 하며 어디에서도 말할 수 없었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악화된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신앙과의 갈등에 대해,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 대해, 어떤 고민이든 이야기할 사람이 있다는 건 소중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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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2월 12일 토요일 4시


장소: 서울 마포구


참석:
-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하늘엄마: 게이 아들을 둔 어머니
- 뽀미: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
- 산지기: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
- 강올림: 게이 (부모님이 알고 있음)
- 김물리: 게이 (가족이 전혀 모름)
- 채린: 레즈비언 (부모님이 알고 있음)
- 지민: MTF 이성애자 (가족이 전혀 모름)
- 호림: 레즈비언 (부모님이 알고 있음)
- 오소리: 양성애자(누나만 알고 있음)
- 바람: 젠더퀴어(부모님과 형이 알고 있음)
- 어나더: 게이(부모님이 알고 있음)
- 디아더: 게이(누나만 알고 있음)
- 고미: 퀘스쳐너리
- 진 : 젠더퀴어 (부모님이 전혀 모름)
- 모리: 게이(부모님과 누나들이 알고 있음)
- 노마: FTM 트랜스젠더 (부모님이 알고 있음)
- 중기: 게이 (가족이 전혀 모름)
- 밀크티: 양성애자 (동생만 알고 있음)

 


사회: 어나더
속기: 모리


어나더: 자기소개 시작할게요. 21살 어나더미이고요. 대학생이고 저는 부모님에게 커밍아웃한 상태고요.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니고 아웃팅을 당해서 어쩌다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1년반동안 트러블 있었다가 상황 회피하고자 돈 모아서 학교 앞에 집구해서 따로 살고 잇는 상태. 부모님과 어떻게 소통을 하면 좋을까 하는 망므에 5월에 부모모임 참여하게 됐고, 이제는 사회까지 보게 됐습니다.


디아더: 저는 부모님이 알고 계신 건 아닌데 누나가 알게 되어서 왔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부모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하고 커밍아웃 할 때 조언을 많이 얻고 싶어서 왔습니다.


노마: 스무살이고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했지만 많이 관심이 없으시더라구요. 다른 부모님들은 어떤 생각 하시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지민: 저는 FTM 트랜스젠더 이성애자고 엄마한텐 내년 상반기 쯤에 커밍아웃 예정입니다.


고미: 동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는 잘 모르겠고 커밍아웃은 안 했습니다. 청소년 인권팀 모임에 가다가 마지막 회차에 성소수자 부모님들을 뵙고 여기도 오라고 말씀하셔서 오게 됐습니다.


뽀미: 제 목소리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레즈비언 딸을 둔 뽀미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밀크티: 바이섹슈얼 입니다. 현재는 파트너와 동거 중입니다. 청혼을 해서 결혼하기 전에 부모님께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 지 몰라서 왔습니다.


산지기: 게이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호림: 행성인 운영위원장이고 레즈비언이고 엄마,아빠, 동생에게 커밍아웃을 했어요. 5년 정도 됐어요. 부모모임이 주말이라 시간이 겹쳐서 못 왔었는데 오늘은 시간이 되어 오게 됐습니다.


바람: 부모모임에서 활동중이고 어머니만 알고 계세요. 트랜스젠더입니다.


하늘엄마: 서른 세 살 게이 엄마고 알게 된 지는 7년 정도 됐습니다.


채린: 곧 있으면 스물 다섯 살이 되는 문이채린입니다. 7년 전에 커밍아웃을 하고 나서 엄청난 블랙홀을 겪은 뒤 화목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소리: 양성애자이고 누나한테만 아웃팅 비슷한 커밍아웃을 했어요. 부모님에겐 아직 이야기하지 못했어요.


김물리: 김물리이고 스물 일곱살이고 게이이고, 가족들에게 커밍아웃하지 않았습니다.


올림: 스물 두살이고 고등학교 2학년때 커밍아웃을 했고, 제가 최근에 엄마한테 연애하고 있다고 얘기했고 만난 적도 있었어요.


중기: 강원도에서 왔고 스물 다섯 살이고, 아무래도 지방에 살고 있어서 이런 좋은 일을 하는 단체에 소속되고 싶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겨울에 여유가 생겨서 오게 됐고, 두 번 정도 친구사이 모임에 갔었어요. 커밍아웃은 한 적이 없어요.


지인: 게이 아들을 둔 엄마이고 안건 삼 년 전이고 지금은 아들이 대학생입니다.


어나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본인의 이야기를 먼저 해보고 싶은 분 있으세요?


밀크티: 저는 일단 가족만 빼고 다 커밍아웃을 한 상황인데 제가 처음 커밍아웃을 했을 때는 고등학교 졸업하고나서 여자친구들에게 ‘나는 여자도 좋아하는 것 같다’ 했더니 ‘너가 여고에만 있어서 그런거라고 남자도 사겨봐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엄마한테 일부러 남자친구가 있을 때 여자도 좋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엄마가 ‘나도 그랬어’ 하더라구요. 엄마가 중학교때 언니에게 떨렸던 적이 있었다고, 근데 사춘기라서 그런 거였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너도 지나갈거라고 했는데, 제가 여자랑 썸타고 있는걸 알게 되어서 머리채잡고 부모님 할머니 울고, 해서 이야기를 접었는데 지금은 아빠랑 다시 사이가 좋아져서 커밍아웃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결혼식 때 아빠가 오셨으면 좋겠어요. 식장 들어갈 때 아빠 손잡고 들어가고 싶어서요. 사실 크게 생각은 안 했고 아빠랑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 파트너랑 같이 살려고 집을 빼서 이사 나오는데 아빠가 ‘그냥 어른으로 독립하려나보다’ 하는데 마음속으로 너무 죄스럽더라구요. ‘아빠, 나 시집가’ 하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래서 식 올리기 전에 웬만하면 커밍아웃하고 싶어요. 명절에 언니랑 같이 손 잡고 가고 싶어요.


어나더: 아버님에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은 어떤 건가요?


밀크티: 일단은 이쪽에 관심도 없고 이해를 못하세요. 정체성이라던지 이런걸요. 남자는 남자고 여자는 여자고 사랑은 이성애만 있다라고 생각하세요. 자기가 아는 삶의 테두리 밖의 삶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 이외의 삶은 고통스러우니까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구요. 시도를 해봤는데 굉장히 역정을 내시면서 ‘너는 절대 그러지 말라’고 하셨ㅇ요. 2년 반정도 됐는데, ‘나는 이성애자인데 당분간 남자를 만나지 않기로 했다’고만 말했어요.


뽀미: 파트너는 커밍아웃을 했어요?


밀크티: 그 분은 이십대 초반에 다 겪고 눈이 너무 높아서 남자를 안 만나는 것으로 집에선 알고 있는 거 같아요.


뽀미: 투쟁적인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잃을 건 없다고 봐요. 유대를 가지려면 내 마음에 인내심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내후년에 결혼식을 하려고 하면 결혼식은 약속이니까 해도 무방할 것 같고요. 우선 하시고 끊임없이 부모님한테도 프로포즈를 해야죠.


채린: 궁금한게 있는데요 혹시 파트너를 부모님께 소개시켜드린 적은 있으세요?


밀크티: 부모님에겐 파트너라고는 아니고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만 말씀드렸어요. 각자의 형제자매와는 같이 만나서 인사 했어요.


채린: 서로 왕래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제 경우엔 사귀던 나이 많은 언니를 엄마와 소개시켜주면서 내 딸이 만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에 여자친구는 어떻게 지내냐고 먼저 물어보실 정도였거든요. 그 전에는 사귀는 건 아는데 궁금해하지는 않으셨어요. 그런데 그 사람을 알고 나니까 가까워진 것 같아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뽀미: 추석 선물이 저한테 왔더라구요. ‘신경을 써서 보내줬네?’ 싶었죠. 어느 날 집 근처에 왔는데 차 한잔 하실 수 있냐고 하더라구요. 집 근처에 왔다는데 매정하게, 선물 받은 것도 있는데 내칠 수는 없잖아요. 근데 그 시간이 차를 마시기엔 조금 늦은 시간이어서 ‘그럼 시간도 늦었는데 정종 한잔 할까?’ 했어요. 그런 식으로 조금씩 스며드니까 딱히 ‘허락해, 인정해’ 하는 것보다 더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그 친구에 대해서 스토리가 쌓여가는 거예요. 어느 순간 커밍아웃을 하고 그 순간에 허락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계속 스토리를 쌓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호림: 저보다 제 애인이랑 비슷하신 것 같아요. 저랑 같이 산지 3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 이사할때 아는 동생이랑 같이 산다고 이야기 했는데, 올해 초에 커밍아웃을 한거예요. 같이 사는 애가 애인이라고. 그 부모님들이 보수적인 분들이고, 관계를 아직도 완전히 회복한건 아니지만 같이 사는 상태에서 커밍아웃을 한 건데, 딸이 같이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시더라구요. 선물을 사주셨는데 집에 까는 카펫 같이 누구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하기 애매하게 주시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언젠간 식장에 손 잡고 가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어나더: 애인이랑 어떻게 커밍아웃 할 지 이야기할지 이야기해보셨는지


밀크티: 언니네 아버지가 심장이 안 좋아서 이야기할 수 없어요. 그리고 저는 엄마가 저를 감금하려고 한번 시도했었기 때문에, 섣불리 할 수 없구요. 줄곧 남자를 사귀던 딸이 여자랑 사귀고 심지어 살림을 차렸다는 소식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요. 얘가 남자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서 돌아버렸나보다라고 생각하실 거에요. 남자에게 데여서.


지인: 이 친구만 헤어지게 하면 양성애자니까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밀크티: 그래도 결혼은 남자랑 해야지, 하고 이야기한 친구도 있었어요.


어나더: 저는 산지기님이나 하늘엄마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산지기님은 아버님이시고 하늘엄마님은 파트너와 같이 사는 아들이 있으시니까.


하늘엄마: 부모에 따라 다르긴 한데, 저는 우리 아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던 시기에 알게 됐거든요. 부모가 처음엔 부정을 하는데, 저도 우리 애가 상태가 괜찮을때 알았으면 분명 반대를 했을텐데 그 당시에 애가 심한 우울증이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엔 그래서 괜찮다고 대답 해줬어요. 어느 분은 그러더라구요. 부모가 이것저것 시도하면 네네 하면서 다 따라가서 하고 하다가 지치면 포기할거라구요. 부모님이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하면 자녀분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뒤돌아보니까 단어 하나라도 부모가 잘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7, 8년이 지났는데, 어떤 어떤 단어 쓸 때 우리 아들이 원치 않을 걸 했나 싶은 게 너무 많았어요. 긴 시간인데. 근데 얼마 안 됐으니 얼마나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하겠어요. 저 때만 해도 이런 모임이 없었는데 부모님이 여기에 오시면 참 좋겠어요. 그 당시의 그런 현실을 생각하면 참 슬퍼요.


산지기: 밀크티님이 이야기하신 것 중에 아버님이 자기 삶의 범주에서 벗어난 쪽은 생각도 안한다고 하셨는데, 아마 그건 대부분의 부모들이 알기 전엔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홍석천 나오면 저 미친놈이, 하면서 채널을 돌려버렸거든요. 근데 밀크티님도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시간이 걸렸을 텐데, 그 똑같은 시간이 부모님에게도 걸릴 거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자식에게 부모는 그 기저에 사랑이 있다고 생각해요. 커밍아웃을 망설이는 기저도 사랑이거든요. 부모님이 상처받을까봐, 혹은 부모님에게 내가 상처받을까봐. 그게 다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만 있으면 형식적인건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를 내세요.


뽀미: 내 딸이 레즈비언이지만, 만약에 내 딸이 양성애자라고 하면 솔직히 저는 포기 안 할 것 같아요. 가끔 저희 남편도 딸이 레즈비언이라는 거에 대해서 싫다 좋다가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라면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 딸이 없을 때 둘이 이야기할 땐 어쩌면 애인이랑 헤어지고 나중에 남자를 만날 수도 있어하면서 환상을 이야기할 때도 있어요. 근데 자기는 무조건  레즈비언이라고 하니까 그런 가능성을 안 보는 것 같아요. 근데 양성애자라고 하면 다를 것 같아요.


채린: 저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 다른 양성애자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봤어요. 레즈비언 쪽에서도 바이 여자친구는 무서워서 못 만난다는 얘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제가 고민해보기론 내가 평생을 함께 하기로 선택한 사람이 이 사람이라 거기에 포인트를 두기 보다는 이 사람이 내가 평생 같이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데 포인트를 두면 좋을 것 같아요.


진이: 진이라고 하고 전에 레즈비언이라고 소개 했는데 지금은 젠더퀴어로 정체화했습니다. 지금은 스물 한 살이요.

 

(휴식)

 

 

 

어나더: 다시 모임을 시작하겠습니다. 올림님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올림: 사실 정체성을 알게 된건 오래됐어요. 초등학교때 알게 된 것 같아요. 커밍아웃을 하게 된건 엄마아빠한테 들키고 나서였어요. 부모님이 물어보셨어요. 너는 남자가 좋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했다가 작년까지 다퉜어요. 연애하는 사람도 아는 형이라고 소개했는데 다 아시더라구요. 여기 저기 단체에도 다니고 그러면 그런 거 너무 많이 다니는 거 아니냐라고 말씀도 하세요. 남자랑 사귀는거 재밌냐? 하고 농담처럼도 이야기하시는데, 최근에 연애를 시작한지 백일도 안됐는데, 엄마가 저랑 형 만나는 자리에 찾아오셨어요. 같이 밥 먹고 있는데 이야기를 길게는 못했는데 되게 착한 사람 같다고 사람들한테 많이 입에 오르락내리락 할 수도 있다고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셨어요.


지인: 처음 아시게 됐을 땐 어떠셨어요?


올림: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 엄마가 아이가 동성애자를 만나고 그래서 걱정이 된다고. 저는 정체성 혼란을 겪은 적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는 경험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애인은 부모님한테 커밍아웃을 안 했는데 전 하게 되니까 미안한 점도 있고.

어나더: 애인분은 처음 올림님 어머니를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김물리: 그냥 매우 당황스러웠어요. 그냥 점심을 먹으러 내려왔는데 어떤 분이 같이 계셔서. 무서웠어요.


지인: 본인은 언제 알게 됐어요?


김물리: 중학교 2학년때 쯤?


뽀미: 커밍아웃은 안 할 생각이시구요?


김물리: 네. 원래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요.


어나더: 저는 부모님만 아세요. 아웃팅 되어서. 얼마 전에 학교에 에이즈 관련한 대자보가 붙어서 대나무숲에 사연을 보내려고 했는데 관리자가 내가 아는 사람일까봐 보내질 못했어요. 나 자신을 밝히는 게 아직 내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어제 느꼈어요.


채린: 저는 커밍아웃도 연습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첫 커밍아웃이 중요한 것 같은데 처음에 거부당하거나 그러면 잘 못하게 되는 것 같고. 제가 커밍아웃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건 커밍아웃 하기 전엔 걱정이 많은데 막상 한사람씩 한사람씩 커밍아웃 할때마다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고 싫은것도 좋은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직접적으로 혐오표현을 한 친구는 기독교 신자였구요. 그냥 평범한 친구들한테 이야기 했을 때 그 친구는 이거에 호기심이 많은 친구였는데 질문을 했을 때 내가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을 하는 친구가 있더라구요. ‘게이인데 이런 변태짓을 했대’ 보다 제게 커밍아웃을 먼저 받으면 좋은 인상 받지 않을까 싶어요.


고미: 저는 커밍아웃은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커밍아웃의 당위와는 별개로 나쁜 통념이 분명 있어서 아직은 준비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막연하게만 가지고 있습니다.

노마: 부모님과 원래 사이가 많이 안 좋고 애초에 굉장히 엄격하고 보수적인 분들이셔서 저도 크면서 이 자리까지 나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보고 싶어서 왔어요.


진: 저는 최근까지만해도 제가 레즈비언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근데 바람을 만나서 좀 더 많은 정체성에 대한 용어를 알게 됐어요. 근데 아직까지 레즈비언이나 게이들은 좀 더 위에 있는 느낌인데 다른 성소수자들은 성소수자 속에서도 소수자인 느낌인 거예요. 그래서 왠지 이쪽인거 같은 느낌인데 스스로를 부정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몇달간 혼자 울고 그랬어요. 부정하고 싶은 단계였는데 지금은 잠시 그냥 두자 하는 단계에요. 아직 정해진 건 없고, 젠더퀴어인 것 같긴 해요.


바람: 이전에 커밍아웃한 적은?


진: 전에 친한 친구들에게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한 적은 있어요. 부모님에게 커밍아웃할 생각은 갖고 있었고, 부모님들 중에도 잘 받아들이는 분이 계시구나, 했는데 아직 두려운 게 있어서 망설이고 있는 단계입니다.


노마: 전 젠더퀴어라는게 여성/남성 틀을 깨는데 좀 더 동성애자보다 더 소수자라고 느끼거든요. 밖에 나가면 난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데 여자로 대한다던가, 그런 식이잖아요. 누구를 좋아하든 아니든. 제가 레즈비언이라고 생각을 했을 때는 편했어요. 굉장히 레즈비언이라고 생각을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공부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어나더: 올림님이 부모님과 갈등을 하셨던 이야기 좀 더 자세히 해주실 수 있나요?


올림: 처음에 게이에요, 얘기를 하니까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춘기라고 얘기 하셨는데, 제가 게이라고 확실히 인지하고 있어서 나는 앞으로 좋은 남자와 연애를 할 것이다고 얘기를 했어요. 저는 제 입장을 말해서 엄마 아빠가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요. 커밍아웃을 강요한 건 아닐까. 커밍아웃은 이상하게 보지 말았으면 아는 생각에 한 거였거든요.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셔서 이것 저것 물어보세요.


어나더: 디아더님은 누나한테 커밍아웃하셨다고 하셨죠?


디아더: 저는 커밍아웃을 했다기보다는 누나가 알았죠. 지금 보면 철없는 행동인데, 고등학교쯤에 저에 대해거 일기 비슷하게 써 놓은게 있었는데 그걸 누나가 본 거예요. 누나 성격상 아는데도 이야기를 안 한거죠. 누나가 결혼해서 조카가 있는데, 결혼하고 나서부터 그런 이야기를 자꾸 꺼냈어요. 여자 안 사귀냐하면 제가 알아서 할게하고 넘겼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저도 눈치가 있으니까요. 누나 집에 놀러 가서 같이 점심을 먹다가 또 애인 이야기를 꺼내길래 오해하지 말고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아요. 본인도 8년 정도 생각을 해왔으니까 누나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모든 가능성을 닫기 보다는 열어두는 게 낫다고 생각하나 봐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저는 맞춰줘요. 저는 계속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누구를 좋아하고 말고가 제 선택이면,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것도 그 사람의 선택이잖아요.
부모님에게는 제가 경제적인 자립이 되는 상황이면 말하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혹시라도 틀어졌을 때 나올 수 있으니까요. 누나는 좀 다르더라구요. 부모님한텐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서로간의 타협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자기도 모든 이해를 바라지 않으니 너도 모든 이해를 바라진 말아라.


오소리: 저희 누나랑 비슷한 것 같아요.


디아더: 저는 교회를 다니고 있는 입장인데, 엄마는 교회 중심으로 살아가는 분이셔서 누나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경제적 자립의 여건이 되면 계획을 해서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결혼 안 한다고 했거든요. 근데 누나가 결혼할 때 되게 힘들어했었어요. 엄마 입장에선 교회 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그냥 결혼 안 해도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하늘엄마: 저는 가톨릭 신자로 30여년 나름 열심한 신자인줄로 생각하며 살다 아들이 동성애자인 것이 죄는 아닌지 심한 갈등을 2,3년간 했어요.  이 괴로움을 어찌 견디며 살아야 하나 혼자 고민 많이 했지요.  그당시 아들은 우울 증세로 힘든 시기여서 저에게도 우울증이 생긴거 같았어요. 성당에서 미사할때는 늘 맨 뒤 구석진 곳에서 혹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눈물의 영성체를 하였지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평생에 할 수 없었던 나의 철저한 성찰의 시간으로 내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이 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어요. 아들 덕에 아픔만큼 성숙해 졌지요. 그리고 하느님과 저와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어요..아들과의 관계도 전보다 더 가까워지니 지금 이 시간도 감사해요.  교회에서 말하는 교리는 슬프지만 앞으로 바꿔질것을 희망해요.  바뀔것이 분명합니다  저 역시 교회 중심의 사고 이지만 그 전과는 달리 편견없은 삶으로 바뀌었죠. 아들 덕이지요.그렇지만 지금 현실의 편견은 비참해서 늘 가슴이 아픕니다.


지인: 저는 비슷한데 우리 애 알기 전에, 제가 되게 좋은 엄마인 줄 알았던 거예요. 맨날 애들 엄마 만나면 애들 그렇게 키우면 안되고, 설교하고, 대표 엄마를 너무 오래 했거든요. 우리 애가 아웃팅 당했을 땐 이해 못해주는 저에게 “엄마 좋은 엄마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 한 게 지금도 계속 기억이 나고. 맨날 새벽에 깨서 내가 이거 잘못했나 막 자책했어요. 제가 여기 와서 제일 위안 받은 건, 프로이트가 책에 동성애자는 무관심한 아빠와 강한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다고 해서 걱정했었는데, 여기 부모님들 보면서 프로이트 이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부모에 의해 그렇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여기 오면 어디에서도 이야기 못하는 거 이야기할 수 있어서 편안하고요.


디아더: 다들 부모님들은 죄책감에 빠지시는데, 성소수자인 친구들 중에 부모님 원망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그게 참 다른 것 같아요. 엄마가 이렇게 해서 내가 이렇게 됐잖아, 하는 사람 아무도 없거든요.


지인: 근데 부모님들 중에 너가 이래서 게이가 된거야! 하는 부모도 있으니까 죄책감 단계도 필요한 것 같아요.


뽀미: 산지기님도 죄책감 가진 것 있으세요?


산지기: 모든 면에서. 유전자도 그렇고, 키우기도 그렇고.


채린: 뽀미님은 죄책감 느낀 적이 있으신지?


뽀미: 저는 없어요. 죄책감 안 느꼈어요. 너무 예쁘게 낳았고. 건강하게 키웠고 건강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키웠기 때문에. 남자를 좋아하든 여자를 좋아하든 잘 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낀 적이 없었어요. 남편도 마찬가지였어요.


(소감)


디아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분들도 많았던 것 같고요.


진: 오랜만에 왔는데 사람이 정말 많네요. 전에 왔을 땐 수가 적었던 것 같아요.


고미: 저는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애초에 여기 와야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많이 들어야겠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온거였거든요. 그래서 오늘 많이 듣고 많이 본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밀크티: 저는 사실 조용히 듣고 가려고 했는데, 덕분에 좋은 말씀들 많이 들어서 도움 됐던 것 같습니다.


김물리: 얘기를 다 들어보니까 커밍아웃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지인: 그래서 역시 안해야겠다?


김물리: 아 네, 그건 변함이 없습니다.


올림: 저는 행사 때 몇 번 왔고 정기모임에는  처음 온 건데 내년에는 부모님과 같이 오고 싶고. 관계를 더 풀어나가야겠어요.


지인: 안 힘든 것처럼 해야 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하늘엄마: 네 맞아요.

 

 

- 끝-

 

 

# 성소수자 부모모임 대화록 <나는 성소수자의 부모입니다 -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들의 진솔한 이야기들>  http://cafe.naver.com/rainbowmamapapa/160

# 성소수자 부모 가이드북  http://cafe.naver.com/rainbowmamapapa/27


# 성소수자 부모모임 1차 정기모임 대화록 http://cafe.naver.com/rainbowmamapapa/30
# 성소수자 부모모임 2차 정기모임 대화록 http://cafe.naver.com/rainbowmamapapa/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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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부모모임 5차와 6차 정기모임 대화록은 조만간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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