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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과월호

[활동스케치] 행성인 2024년 2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by 행성인 2024. 2. 20.

오소리 (행성인 사무국장) 

 

 

#1. 2024 행성인 정기 회원총회

 

2월 3일 행성인은 2024 정기회원총회를 진행했습니다.

 

총회에서는 2023년 행성인 회원사업과 캠페인, 연대활동, 노동권 가이드북 발행과 이사 프로젝트 등 연중 진행한 활동을 결산, 보고하고 한 해의 활동을 평가하면서 수고의 인사를 나누었고, 이어 차기 운영위원과 조정위원장, 감사를 인준하고 2024년 계획을 의결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행성인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조직하기 위해 행성인에는 4인 상임활동가 체제의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데 동감하면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300명의 신규 회원을 조직하는 장기과제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2024년은 그 첫 번째 해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행성인은 홍보 역량과 활동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먼저 단체 재정 안정성 강화를 위해 홍보 역량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홈페이지 및 뉴스레터 개편, SNS 채널 활용 및 웹진 기능 강화, 단체 안내서 제작 등을 통해 행성인의 활동과 상임활동가들의 활동을 다방면으로 알리며 신규 회원을 조직하고자 합니다.

 

둘째로, 활동 재생산 강화를 위해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세.바.퀴. 시즌3’ 프로그램과 홈페이지 내 단체 활동 및 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회원들의 활동 이해를 증진하고, 소모임을 강화하고 행성인 캠프 진행을 통해 회원들의 활동 지원을 증진시키며, 회원 주도의 주제모임 및 이슈 토론의 자리 등을 마련하여 회원 주도적인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기타안건으로는 정부 및 기업의 단체 후원 원칙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에도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넘쳤는데, 기업과 정부 후원에 대한 화두는 원칙을 정하는 만큼 논의를 위한 설계와 준비가 중요하다는데 중지를 모았습니다. 다양한 국내외의 사례를 조사하고, 행성인뿐 아니라 성소수자 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의 전반적인 상황을 함께 짚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누면서도, 회원들의 참여와 후원으로 단체 운영을 실행해야 한다는 제1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회를 기점으로 행성인의 2024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정세를 논하고 인권운동의 과제를 확인하면서도 즐겁게 모이고 지치지 않으며 활동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행성인 활동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참여와 후원을 부탁드려요!!

 

총회 참가자들과 함께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 피켓을 들고 촬영한 단체샷


 

 

 

#2.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8차 긴급행동 

 

 

총회 다음 날인 2월 4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8차 긴급행동이 열렸습니다. 가자지구 공격을 지속하면서 학살의 참상을 무지개로 감추려 하는 이스라엘 규탄하는 한 편, 무기를 판매하며 학살을 부추기고 이득을 취하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와 군수기업을 비판하며 점령에 반대하고 평화를 갈망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자리였습니다. 

 

 

 

행성인도 함께하며 운영위원인 소유님께서 성소수자로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이유에 대해 발언하였습니다. 이번호 웹진에 소유님의 발언문이 어떤 행간 위에 나왔는지 살필 수 있으니 그의 원고 '팔레스타인 노트'를 만나봅시다. 

 
 


#3. 장애인 평생교육 온라인 강의 제작 참여 

 

행성인 사무국 활동가들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의 제안으로, 장애인평생교육 온라인플랫폼 ‘이탈’의 온라인 강의 시리즈 <동료 시민들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행성인 사무국에서는 “성소수자의 이웃이 될 당신에게” 라는 제목 하에 성소수자에 대한 기초 지식, 성소수자들의 삶의 경험, 성소수자 운동의 의제들과 현안, 성소수자의 이웃으로서 알아두면 좋을 에티켓을 주제로 총 4회의 강의를 준비하였습니다. 

 

발달장애인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 논의를 거쳐가며 꼼꼼히 준비하다보니, 일반 대중을 상대로 성소수자 의제를 소개하고 설득할 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유익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의 영상은 편집을 거쳐 3월 중 온라인에 게시될 예정입니다. 장애인도 성소수자도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꿈꿉니다! 

 

 


#4. 제 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퀴어는 어둠을 헤치고”

 

지난 2월 17일부터 18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몽구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서 제 16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퀴어는 어둠을 헤치고”가 진행되었습니다. 첫날 학생 자치기구와 커뮤니티, 트랜스젠더 비수술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이어 둘쨋날 HIV/AIDS와 성소수자 난민, K-POP과 노년, 혼인평등 등 현재 뜨거운 성소수자 의제가 이어졌습니다. 첫날 진행한 연구세션은 최신 동향을 살피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행성인은 양일 부스를 운영하였고, 활동가들은 몇몇 세션에 패널과 사회로 참여했습니다. 둘째날 첫 세션 ‘모텔방에 HIV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을까: HIV와 위계, 합의, 고지의 문제’에 남웅 활동가가 패널로 참여하고, 메인 세션 ‘함께 만드는 혼인평등 운동장’에서는 지오와 호림이 각각 사회와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세션에서도 행성인 활동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대학교 캠퍼스에서 진행한 포럼이었는지 많은 분들의 참여 속에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는데요. 한해 성소수자 운동을 시작하며 방향을 모색하는 활기있는 자리에는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많은 행성인 회원들이 청중으로, 자원활동가로 참여했습니다. 참여한 회원들이 남기는 몇몇 세션들의 후기는 행성인 웹진 2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 1주년: 대법원 판결 촉구 기자회견 “성소수자 차별, 더 이상 설 자리 없다”

 

2023년 2월 21일, 고등법원에서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이 있었습니다. 1년 전 판결이 성소수자들에게 불어넣은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기억하며, 판결 1주년을 맞이한 지난 2월 21일, 대법원 앞에서 승소의 판결을 되짚으며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눈싸라기가 떨어지는 날씨임에도 참가자들은 알록달록한 무지개 우산을 쓰고 힘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기자회견은 대리인단 발언, 모두의 결혼 활동가 발언, 연대 발언, 원고부부 발언 순으로 진행되었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서초역 인근으로 이동하여 동성결혼 법제화에 대한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누어주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행성인에서는 <모두의 결혼>에 결합하여 활동하고 있는 상임활동가 지오가 참여하여 혼인평등 실현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였고, 소송 당사자인 상임활동가 용민(오소리)가 남편 성욱(소주)와 함께 참여하여 당사자로서 발언 하였습니다. 아래 두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 지오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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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모두의결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년 2월 21일,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지 1년 째 입니다.1년 전의 벅찬 감동이 떠오릅니다.


이 날 재판부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해주는 것이 법원의 책무임을 밝히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이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판결의 가장 큰 가치는 성소수자 시민들에게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을 심어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는 언제나 차별의 위치에서 호명되어 왔고, 시민권 없는 시민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더구나 22년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좌초되며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의 자리는 더욱 밀려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부부의 승소 소식은 정말로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희망과 기쁨, 감동과 연대, 무엇보다 이 사회에서 살아갈 변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하여 이후 국회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혼인평등법안이 발의되는 과정으로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법원의 가장 큰 책무임을 밝혔던 판결문을 현실로 옮겨놓은 듯 하나의 판결이 어떻게 전체 사회의 권리와 평등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지난 1년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평등입니다. 성소수자는 여전히 이 사회에서 부부로서 관계 맺으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2심의 판결이 많은 성소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는 것은 한편으로 현재 이 사회에 성소수자들의 위치를 돌아보게 합니다. 성소수자들도 자신의 삶을 누구와 함께 할지, 어떻게 살아갈지 미래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가족구성권 3법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합니다. 국회는 하루빨리 논의를 시작하십시오.


시민들이 기다립니다. 한국사회가 기다립니다. 이 사회에 평등의 신호탄이 쏘아지기를 말입니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조속히 기각하고, 우리 법이 지키고자 하는 평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이 사회에 차별을 해소하는 데 기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더이상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한국사회에 설 자리가 없습니다. 동성혼 법제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한국사회가 더는 성소수자를 배제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합니다. 이미 시민들은 성소수자들과 동료시민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이 사회가 한참 뒤쳐진 것입니다. 대법원과 국회는 성소수자가 시민으로서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본연의 책무를 다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성소수자 차별은 가고 혼인 평등이 오는 그날까지 모두의결혼은 싸울 것입니다.


▶ 김용민(오소리), 소성욱(소주) 부부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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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소성욱 부부 (소송 당사자) 

작년 오늘이었습니다. 법정에서 판결을 기다릴 때의 그 긴장감, 판결 직후의 두근거림, 이후 승소 기자회견에서 밀려오던 벅찬 감정들까지… 그때의 기억과 감정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때가 까마득하게 느껴지면서도 한 편으론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싶기도 합니다.

작년 오늘, 고등법원은, 오늘 기자회견의 제목처럼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그건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말했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이, 이미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관계를 처음으로 확인해준 날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를 비롯하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성소수자 이웃 시민들에게 기쁨을 준 판결이었습니다. 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앞으로 한국에서도 동성부부의 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건보공단은 항소심 판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대법원 상고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고등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부의 삶은 실질적으로 변한 것이 없습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이 안되는 것은 물론, 여전히 저희의 관계를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의 부재 속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항시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 사회에는, 저희 부부와 마찬가지로 수없이 많은 동성부부들이 서로를 부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만 이들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이들의 관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법원은 하루 빨리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고등법원에서 힘껏 열어 제낀 평등으로 가는 문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더욱 활짝 열어주십시오.

아울러 국회에도 바랍니다. 대법원에서 전향적인 판결을 내린다한들 저희 부부의 불안감이 온전히 해소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대법원에서 내리는 판결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제도에 한정된 것일 뿐, 그것만으로는 저희의 관계를 보호해줄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에겐 동성혼이 필요합니다. 국회는 혼인평등법 제정을 통해 평등으로 가는 길에 합류하기를 바랍니다.

저희 둘의 관계가, 그리고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동성부부들의 관계가 공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그래서 배우자로서 서로의 인생을 법적으로도 책임질 수 있기를, 그래서 누구나 사랑함에 있어 평등한 나라가 되기를, 그런 날이 너무 늦지 않게, 하루 빨리 오기를 기원합니다.

 

혼인평등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지금, “성소수자 차별, 더 이상 설 자리 없다”는 기자회견의 제목이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 그리고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가족구성권 3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합니다. 

  

 

 

#6. 제 5회 노회찬상 특별상 수상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 1주년 기자회견이 열린 같은 날 오후, 공교롭게도 오소리·소주 부부가 제 5회 노회찬상 특별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시상식은 오후 2시 전태일기념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노회찬상은 故 노회찬 의원의 뜻과 꿈을 함께 기억하고 이어나감으로써 “평등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하나로서, 사회 약자들의 권리를 확대해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에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제정된 상입니다. 

 

노회찬 재단은 오소리·소주 부부에게 특별상을 시상하며 "항상 소수자의 손을 잡았던 노회찬 의원의 정신과 실천"을 이어받아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동등한 권리가 확보될 때까지 성소수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편, 이번 제 5회 노회찬상 본상 수상자로는 50여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유죄가 확정된 ‘56년 만에 미투’ 당사자인 최말자 님이 선정되었고, 다른 특별상 수상자로는 지난해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고를 조사하다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이 선정되었습니다. 

 

이 날 시상식은 1부 심사경과 및 수상자 발표와 2부 수상자 특별강연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오소리·소주 부부는 성소수자 가족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장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건보소송의 과정과 혼인평등 운동의 현안에 대해 알리는 강의를 이어갔습니다. 아래 수상 소감문을 공유합니다. 

 

▶ 수상 소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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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소성욱 부부 (제 5회 노회찬상 특별상 수상자)

저희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이자, 또 서로의 가족이자 부부로서 1년 전 바로 오늘 동성배우자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승리를 거머쥐고, 또 계속 성소수자 권리증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입니다. 소감을 밝히기에 앞서 먼저 함께 승리한 저희 사건 대리인단 변호사님들, 함께 승리한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동료들, 그리고 추천서를 작성해주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에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승소한 판결문에 명시된 내용 중 다시 한 번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읽으며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법적 관계를 규율하는 영역에서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할 것이다. 누구나 어떠한 면에서는 소수자일 수 있다. 소수자에 속한다는 것은 다수자와 다르다는 것일 뿐, 그 자체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일 수 없다.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과 이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는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이기도 하다.” 
 
성소수자 시민들, 가족들은 항상 우리 사회 일원으로서 함께 세상을 구성하고 꾸리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정부와 주류정치는 성소수자의 존재와 권리를 항상 외면하고 마치 없는 것처럼 무시해왔습니다. 성소수자를 외면하고 배제하는 정치인들이 더욱 더 많은 힘을 가지려고 서로 싸우고 있는 요즘, 고 노회찬 의원이 그랬던처럼 외면당하는 이들 곁에 올곧게 서는 정치가 더욱 그리워집니다. 
 
총선과 새국회 출범을 앞둔 지금,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루지 못했던 과거의 정치를 한국의 정치가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나라 정치는 성소수자 권리증진을 위해 해야 하는 과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힘을 가진 이들이 단지 안하고 외면하고 무시할 뿐입니다. 작년에는 비혼출산지원법, 생활동반자법과 함께 혼인평등법이 발의되었습니다. 이제는 동성결혼 법제화를 위한 논의가 국회 안에서 본격화되어야 합니다. 트랜스젠더 성별인정법과, 군형법 92조의 6폐지, 전파매개행위죄 폐지 등 바뀌고 새로워져야 하는 것들 투성이인 우리 사회에서, 우리나라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오늘 이 수상소감을 통해 또 한 번 말씀드립니다.  
 
“사랑이 이긴다” 작년에 승소했을 때 저희가 외친 말입니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 배제와 거부, 낙인과 편견을 우리의 사랑이 이길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 승리의 길을 노회찬상이 더 폭넓게 넓혀주는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더 넓혀진 길에서,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성소수자 시민들과 성소수자 가족들의 권리를 꼭 제대로 보장할 수 있도록 싸움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7. 변희수 하사 3주기 추모 및 향후 과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 

 

지난 2월 26일, 국방부 앞에서 변희수 하사 3주기를 추모하고 향후 과제와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변희수의 꿈은 언제나 우리의 용기일 것입니다’ 를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진행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에는 행성인도 참여해왔는데요. 기자회견에는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면서 공대위에 참여해온 빌리 님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아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 빌리 발언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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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빌리라고 합니다.


군대라는 집단과 공간에 대한 입장이 개념과 관점에 따라 상이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입장들을 관통하는 군대 내 성소수자의 삶이 있고, 이들은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군대의 특성 상 더 고약하고 잔악한 방식으로 답습되고 있는 성소수자 차별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A대위 색출 사건도 그랬고, 최근의 트랜스젠더 여성을 겨냥한 병역법 개악도 그랬고, 그리고 무엇보다 변희수 하사의 사건이 군대가 행해오고 국가가 눈감아온 성소수자 차별의 사례입니다. 고 변희수 하사는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으며, 이는 전형적인 노동 차별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노동권 박탈의 주체가 군이기에 더욱이나 한국이라는 국가가 지금 껏 성소수자 권리 증진에 보여왔던 미온하고 소극적인 태도는 이 차별을 가능케한 맥락과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성소수자와 거리를 두던 국가의 방관은 역설적으로 군대가, 그리고 나아가 한국 사회가 트랜스젠더의 자유롭게 일할 권리는 쉬이 잊어도 된다는 입장을 되려 밝히는 꼴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복직을 위한 소송이 왜 그의 죽음 이후에야 시작되어야 했을까요. 인정 받으며 평등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기본적인 욕구가 죽음을 통해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은 왜 성소수자들에게는 이리도 낯설지 않게 다가올까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추모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우리는 변희수 하사가 남겨둔 숙제를 각자의 자리에서 풀어나가려 합니다. 그리고 이 죽음의 무게는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국가는, 군은 이를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고, 공존과 평등을 위한 뼈아픈 반성과 건설적 고민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복직은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만, 이 당연한 결과가 다행스러울 만큼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은 그것대로 분개스럽습니다. 두 발 후퇴 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  진전이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대위 활동의 의미에는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미뤄지고 지워진 성소수자의 인권에 본래의 자리가 있다는 점을 동료 시민에게 알렸다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낸 공감대는 켜켜이 쌓여 다음의 이정표를 만들어낼 것이라 믿습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도 성소수자 탄압에서 해방되는 날까지 행동하고 연대하겠습니다.

 

 



 

#. 2024년 2월의 회원가입 한마디


  • 심산: 작은 손부터 보태어 봅니다. 화이팅~!
  • 서연: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는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화수분 같은 존재입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뻗어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 루벤:  행성인은 제 인생에 최고의 전환점으로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 게이 생활이 되겠습니다.
  • 반달: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 여기동: 행성인 사랑해요, 힘내요, 투쟁
  • 로지마: 예전부터 가입하고 싶어서 텔레그램으로 구경해왔어요~ 성소수자 인권포럼에서 보고 이젠 더이상 늦출 수 없다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잘부탁드려요!
  • 서나: 자기결정권과 다양성이 존중 받는 사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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