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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회원 에세이

성소수자인권연대?!

by 행성인 2011. 12. 22.

성소수자인권연대?!


사실 동성애자인권연대란 이름을 바꾸는 것에 별생각이 없었다. 동성애자란 단어가 이해하기 쉬운 지점도 있고(성소수자가 뭔지 아는 사람들은 정말 적다), 어차피 많은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도 동성애자에 포함된다고 여길 것이므로(다들 여성스러우면 게이라고 하잖아), 성소수자나 동성애자나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게다가 이름만 바꾼다고 동성애자를 제외한 다른 성소수자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소개나 원칙과 방향에는 동성애자만이 아니라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의 권리를 위한 곳이라고 되어있다.


무엇보다 나에게 익숙하고 정이 들어버린 ‘동인련(
성애자대)’을 ‘성인련(소수자대)’이란 이상한 이름으로 바꾸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친구에게는 동인련도 처음 들으면 이상하긴 마찬가지란다. 동인녀도 아니고...


그러다가 다른 단체에서 요즘 상담의 95%가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내부에서만 보고 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성인련’이란 줄임말이 별로라 주저했지만 그건 이미 동인련을 알만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고려할만한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줄임말을 쓰지 않는다. 같이 활동할 사람들을 찾는데 있어서도 동성애자인권연대보다 성소수자인권연대가 나을 것 같다. 굳이 동인련이란 이름을 고집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차피 ‘동성애자=변태’로 밖에 모르는 그들에게 우리가 말해야 하는 건 다양한 성애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고, 이번을 계기로 그런 설명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총회에 바꾸었으면 좋겠다. 성소수자인권연대로. (‘인권’과 ‘연대’는 동인련의 중요한 정체성이라 감히 바꾸고 싶지 않다.)


요즘 미리 귀에 익혀두는 중이다.


성인련, 성인련, 성인련, 성인련......


역시나 이상해ㅠㅠ


오리_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