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자 (웹진기획팀)

 

() 육우당 추모 열기가 뜨겁다. 육우당 10주기와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사회적인 쟁점이 맞물리면서 그를 애도하고 회고하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육우당을 추모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관심은 매년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큰 관심을 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故 육우당 추모집『내 혼은 꽃비 되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도 그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내 혼은 꽃비 되어』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육우당의 삶과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남는다. 10년전 고인이 된 육우당에 관한 회고담이 현재 우리에게 왜 필요할까? 어떤 의미일까? 고민해보고 불완전하지만 답을 내리는 것이 고 육우당을 제대로 추모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육우당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시로, 일기로 그리고 결국에는 죽어 유서로 남겼다. 육우당의 글을 읽으면 그의 삶이 그려지고 그가 느꼈던 감정이 느껴진다. 그가 남긴 글에는 세상에게, 우리에게 던지고 싶었던 수많은 주장과 질문, 비판, 이야기가 얼키설키 얽혀있다. 육우당은 성소수자임과 동시에 청소년이고 천주교도 였다. 성소수자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는 기쁨, 억압적인 현실에 대한 분노, 성소수자 차별적인 기독교에 대한 슬픔, 다른 성소수자를 만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하소연

 

세상은 우리들은 흉물인 양 혐오하죠.

그래서 우리들은 여기저기 숨어살죠.

하지만 이런 우리들도 사람인걸 아나요.

 

우리는 육우당의 글을 읽고 육우당이라는 인물과 그의 삶을 상상한다. 우리의 상상력으로 육우당이라는 개인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우리와 같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육우당을 상상할 때 글은 생명력을 얻는다. 육우당에게서 친구의 모습을,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해야 하는 것이다. 그의 글은 성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 갇히지 말고 세상을 바라 볼 것과, 분열 되어 있는 자신의 내면을 하나로 볼 것을 요구한다.

 

육우당은 글로써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해서 말했다. 한 개인의 관한 글을 쓰는 것은 곧 타인과 사회에 관해서도 말하는 것이다. 개인의 문제, 고통, 감정은 한갓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육우당은 자신의 삶을 글로 씀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고 훨씬 큰 무엇 인가로 바꿨다. 사회에서 용인 되지 않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편협한 사회의 허용치를 넘어 상상한다는 것, 그래서 희생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삶과 글을 통해서 증명했다.

 

미련 없이

 

천사들이 오고있다.

어떡할까 맞이할까

아니면 아직 시기상조라고 타일러 보낼까

 

,

미련 둘게 뭐 있겠냐만

단지 한스러운 건

고통 받고 억압받는 사람들

 

어떡할까

 

그래!

천사들은 맞이하자

그저 편안하게

날개 달고 훌쩍

 

천상으로 가야지.

 

우리사회에서는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육우당의 글은 불완전하나마 성소수자의 삶을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육우당의 글이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보일지라도 성소수자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했다. 육우당의 글은 우리사회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것, 청소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육우당은 성소수자 운동에 일선에 있었다.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의 상징으로 청소년 성소수자 운동의 시작에 육우당이 있었다. 동인련은 매년 4월이면 육우당 추모의 밤,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 피우다거리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육우당을 추모하면서 열악한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상황을 환기해 온 것이다. 육우당이 안타까운 죽음은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차별을 드러냈다.

 

화란예찬가

 

북유럽 조그마히 자리 잡은 꿈의 나라

자유와 평등평화 그곳이 부럽구나.

화란은 희망의 나라 지상천국 이노라.

 

고 육우당 추모는 당대의 시기와 맞물려 운동의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육우당이라는 인물 자체에 집중하는 것 보다 육우당을 마중물 삼아 청소년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모으고 크게 만드는 것으로 이뤄졌다. 육우당 추모를 통해서 우리에게 남겨진 자의 몫이 전수됐고, 감정적인 의지처가 되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보수진영의 학생인권조례 흔들기 움직임에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과제가 우리에게 남겨졌다.

 

『내 혼은 꽃비 되어』을 읽는 것은 단순히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그의 죽음 이후 10년의 더께를 읽는 작업이다. 10년동안 그의 글에 많은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성소수자 차별과 인권에 관한 이야기 일수도,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성소수자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어쩌면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나의 사랑과 행복 일 수도, 차별적인 사회에서 방황하는 내 친구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다양하게 해석하고 주석을 덧붙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이『내 혼은 꽃비 되어』를 읽고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것을 말하는 것이 고인이 된 육우당을 제대로 추모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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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2 01:43 [Edit/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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