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너,나,우리"랑"' 11월호 성북동 무지개 _ 데스크 칼럼>



이 글은 지난 11월 22일 서강대에서 열린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
http://lgbtact.org) 에서 개최한 LGBT인권포럼 섹션 1 '이명박 정부의 사회 공공성 후퇴 정책과 성소수자 삶의 질' 발제문입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옮겨가면서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고 있다. 문닫는 중소기업, 영세업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의 칼날이 몰아치고 있다. 내년 봄 집중적인 구조조정 후 실업자들이 넘쳐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위기설은 쉴 세 없이 터져 나오고 있고 2009년의 전망도 밝지 않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자신들의 과오는 전혀 인정하지도 않고 수정할 계획도 없어 보인다. 리만(이명박, 강만수)브러더스는 시장과 기업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는 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난도질 하려 한다. 신문법, 방송법 개정으로 조중동의 방송업 진출을 열어주려고 하며 ‘삼성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금산분리 완화 법안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물, 의료, 공기업 사유화(민영화)를 위한 법적 토대도 마련되어 있다. ‘인권’은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며 모든 것이 시장에 맡겨지는 정책이 물밀듯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등장과 동시에 온갖 잡음들을 만들어냈다. 인수위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는 ‘사유화’와 ‘경쟁’을 “선진화”와 “실용”이란 이름으로 둔갑시키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한 발악을 시작했다. 촛불로 표현된 이명박 정책에 대한 광범한 반감에는 “법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것들을 쓸어버리겠다는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정원 권한 강화를 위해 집시법 개악,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 제정안, 비밀보호법 제정안 등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비롯해 무려 300여개의 악법들을 준비시켜 놓고 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들을 방패삼아 더욱 노골적인 통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다양성이 삭제된 ‘경쟁’공간으로 변질

“오륀지”로 시작된 교육 정책의 후퇴는 4.15 교육자율화 조치로 이어져 공교육 파탄으로 향하고 있다. 오로지 입시를 위한 철저한 경쟁 공간으로 전락한 지 오래인 학교는 0교시 부활, 자립형 사립고, 영어교육 강화, 우열반 편성 등으로 더욱 숨 막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학교와 교육에서 ‘인권’은 ‘경쟁’이란 지우개로 지워졌다.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중고생 2,910명을 대상으로 학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인권 침해 사례를 물었더니 29.6%의 학생이 ‘학교 성적 차별’, 20.1%가 ‘인신공격성 폭언’을 꼽았다. 이른바 학교가 노골적으로 공부 잘하는 학생, 공부 잘할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들만 챙기는 것이다. 4.15 학교 자율화 조치 이후 이른바 소수 1%만을 위한 교육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등장으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런 경쟁몰이는 학교에서 차별과 소외를 조장한다. 200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 지역아동센터(공부방) 이용 어린이, 청소년 1,1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2명이 공부를 못하거나 집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교사로부터 차별을 당한다고 답했다.

이 서슬퍼런 경쟁의 공간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위기는 불 보듯 뻔하다. 2005년 13~23살 청소년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대상자의 70% 이상이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고, 45.7%가 실제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학교 내 성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이 되지 않고, 학교 제도, 교사의 편견에 의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두를 위한 교육’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다양성은 삭제되고 있고 입시 경쟁 속에 학생들 사이의 ‘차이’는 ‘없는 존재’로 취급되고 있다. 성정체성, 가족형태 등에서 이른바 ‘정상성’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학교는 가혹한 공간일 뿐이다. 교육 내용, 학교 정책 등에서 성적자기결정권은 ‘낙인’을 향한 선택이 될 처지에 놓여 있을 뿐이다. 공정택은 선거운동 당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보낸 질의서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교육과정을 공식화 하는 것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타당하나 사회적 인식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형식화된 답변으로 무관심을 드러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정한 인권교육법은 사장되었고 작년 사학법 논란, 차별금지법 대응을 통해 보았듯 기독교 재단 학교들은 성소수자들을 향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그리고 공정택으로 대변되는 교육정책, 이들을 비호하는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들은 그들의 입맛에 맞는 ‘선진조국 창조의 선봉장이 될 경쟁력 강한 획일화된 청소녀,년을 양성하고 경쟁에 서 밀린 학생들을 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송장악, 인터넷 통제

이명박 정부가 등장하자마자 방송, 통신은 구본홍씨 YTN 사장으로 임명, EBS 지식채널 ‘17년 후 - 광우병’ 김진혁 PD 보복성 인사 발령, KBS PD 보복성 발령, KT 낙하산 인사 발령 등 방송, 통신을 장악하기 위한 ‘코드 인사’로 점철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미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김경환 법무부 장관은 7월 22일 사이버 모욕죄 신설 검토를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에 부정적인 인터넷 여론 통제’의 비난에 부딪혀 잠잠하다가 10월 초 고 최진실씨의 죽음 이후 한나라당에서 ‘최진실 법’이란 이름으로 등장했다. 더욱이 한나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사이버상의 모욕을 피해자가 처벌을 반대한다고 밝혀야 처벌되지 않는 죄로 규정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자의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규정이다. 정부가 사이버 공간의 개방, 익명, 자율성을 해치며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성소수자들은 지난 2001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동성애’ 퇴폐등급 지정, 청소년위원회 청소년보호법 상 동성애 차별 조항을 목격한 바 있다. 정부 혹은 다수를 점령한 한나라당에서 도덕, 윤리란 이름으로 ‘동성애’를 비도덕, 유해 등의 이름의 ‘낙인’을 찍어 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5월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에,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에 올라온 게시글을 심의해 ‘언어 순화와 과장된 표현의 자제 권고’를 하였다. 이명박을 ‘머리용량 2MB’, ‘간사한 사람’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인격을 폄하하는 것이라는 이유다. 인터넷 표현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들어서자마자 내린 첫 권고이다. 또한, 이용자들의 추적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통한 인터넷 로그기록 보관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다. ‘당사자 동의하의 수집’이란 국제적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오로지 ‘범죄 수사’라는 목적을 위해 사이버 공간의 개인의 기록을 일정기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시킨 것이다. 민감한 사생활 정보도 감시 당할 수밖에 없다.

 

기독교 근본주의 가시화

획일성과 경쟁을 강요하는 교육정책, 여론 통제를 위한 방송, 통신 장악 등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자유에 대한 억압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억압과 위기 속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기독교 세력, 보수세력들의 결집이다. 이미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고소영, 강부자’라인이 판을 치며 등장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으며 이미 사학법 개정, 차별금지법 대응 과정을 통해 이들의 노골적인 행동을 보았다. 촛불집회가 한창일 당시 ‘색깔론’을 동원하며 보수,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구국 기도회,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 등의 공세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렇듯 이명박 정부의 ‘통제와 억압’의 전면화의 뒤에서 이를 두둔하며 비호하는 세력의 가시화를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역사에서도 경제위기에 사회적 통제가 강화되는 경우들이 많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는 것은 국가나 사회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효과를 낳는다. 레이건 시대 미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전통적인 가족상을 이상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에이즈 감염인과 동성애자 등이 희생양이 됐다. 레이건은 60, 70년 대 베트남 반전 시위로 고양된 자유의 분위기를 억누르기 위해 ‘도덕,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을 공격했다.

작년 차별금지법 대응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하나된 목소리에 기독교 근본주의는 ‘동반국’ 등 여러 동성애, 동성애자 반대 세력들을 규합해 단체들을 만들고 ‘동성애’관련 기사가 나올 때 마다 국가인권위원회 앞을 점령하고 있다. ‘며느리가 남자라니’, ‘하나님의 치유가 필요한 존재’, ‘동성애는 사회적 병리현상’ 등으로 동성애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를 포함해 성소수자들을 호도하며 공격하고 있다. 성소수자뿐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시장을 빼앗는, 불법이란 낙인을 찍으며 인간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무지개 행동’을 통해 조직하자

얼마 전 끝난 미 대선에서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오바마의 등장은 ‘오바마 신드롬’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한국사회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바마는 미국 성소수자 그룹에서도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 사회 경제위기와 기나긴 이라크 전쟁이란 수렁을 무사히 넘긴 오바마의 당선과 다르게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내용의 주민발의안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4개 주에서 통과됐다. 이에 맞서 미국 성소수자들은 저항을 시작을 했다. 주민발의안 8 통과 이후 시위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고 11월 15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동성애자의 평등한 시민권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었다. 대도시뿐 아니라 이전에 한번도 비슷한 시위가 없었던 작은 마을에서도 처음으로 동성애자의 평등권을 지지하는 시위들이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있다.

오바마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동성애자 권리에 우호적이고, 선거운동 중에도 동성애자 군복무 허용, 동등한 시민적 권리 지지 등 동성애자 권리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동성 결혼에는 반대하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대대수 동성애자 단체들이 오바마를 지지했다. 오바마 당선과 동시에 주민발의안 8이 통과되었고 좌절과 실망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퍼져있겠지만 그래도 분노와 좌절을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옮기는 미국 성소수자들의 행동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바가 크다.

그것은 사회를 변화시킬 힘과 능력 그리고 의지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우리 성소수자들은 작년 차별금지법 대응을 통해 여러 의미있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순식간에 모인 분노 그리고 그 분노를 표출할 행동을 조직했다. 결집된 성소수자들의 힘은 앞으로 우리가 더 발전해야 할 그 무엇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을 탄생시켰다. 2008년 한 해 성소수자들의 연대와 행동을 위한 상시적인 연대체로 만들기 위한 경험을 했으며 활동의 구심점 노릇을 했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이 가져온 여러 영역에서의 후퇴 그리고 심화되는 경쟁 그 속에서 무시되는 인권은 성소수자로서 그냥 잠자코 있기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또한, 공적영역의 후퇴와 사회 보수화의 화살이 언제 우리를 겨냥할 지도 모를 일이다.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개인과 단체가 모인 무지개 행동에서 다른 사회적 소수자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보편타당한 인권, 존중받아야 할 인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인권의 질서에 반하는 앞으로의 이명박 정부의 행보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것을 모색해야 하며 성소수자 이슈를 함께 논의하고 탄탄한 조직을 만드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




장병권 _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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