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러시아에 살고 있는 드미트리라고 합니다. 저는 게이이고, 모스크바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
우선 저희에게 따뜻한 말을 전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한국의 모든 LGBT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러시아의 반동성애법에 반대하여 시위까지 벌이셨잖아요! 세계 곳곳의 여러 나라 사람들이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우려하며,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리고 여러분의 지지와 공감을 얻게 되어서 굉장히 기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재 여기 러시아의 상황은 꽤 어렵습니다. 새로운 법들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정치인들은 떠들어대지만, 우리는 전국에서 LGBT를 대상으로 한 폭력과 혐오가 증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관료들은 이러한 사실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다가, 이제서야 경찰과 법원이 혐오자들을 멈추게 하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구타와 굴욕을 예방하고, 범죄자들을 처벌하려는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모스크바에서 국제 커밍아웃 데이를 기념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던 게이 바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퍼포먼스를 벌이던 평화로운 파티였지요. 저도 그 파티에 참석했는데, 약 20명의 무리가 들어오기 직전에 바에서 나왔어요. 저는 바 입구 앞에서 이들을 보았는데, 이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리고는 바로 경찰서에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싸움은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았지만, 몇몇 사람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상황이 하루빨리 바뀌기를 우리 모두가 염원합니다. 우리 커뮤니티는 더욱 강해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낙관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드미트리 하르체브니코프 드림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이 러시아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한 한 러시아인 동성애자 친구가 동성애자인권연대에 편지를 한 통 보내왔습니다. 번역하여 게재합니다. 모든 세상의 퀴어들이 좀 더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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