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전쟁 없는 세상'에서 기고 받았습니다.
인터뷰 한 사람: 유정민석
인터뷰 받은 사람: 이민수 (가명)
나: 병역거부를 고민한다고 들었어. 병역거부를 어떻게 하다가 할 생각이 든거야?
이민수: 내가 병역거부를 왜 고민하냐고 한다면, 고등학교 때의 자퇴경험을 말해야 해. 군대라는 공간은 학교랑 비슷하잖아. 학교를 그만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그 안의 남성문화였어. 남성그룹안에 속할 수 없다는거. 즉 젠더문제였다. 다른 총체적 이유가 있는데, 젠더 문제만 있었던 건 아니야. 학생을 패는 것도 싫었고 결정적으로 주입식 교육이 싫었어. 그러나 공부가 싫었던 건 아니였고 곧잘 했었기 때문에 공부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였을 수도 있었을 거야. 제일 안맞았던 것은 남성중심문화가 아니였을까 싶어. 내 기본적인 성향이 집단이랑 잘 안어울리기도 했구.
나: 학교는 언제 자퇴했어?
이민수: 고1때 자퇴한거야. 고등학교때 특히 안맞아서 그만둔건 아니고 중학교때부터 안맞았어. 중학교 때부터 가져온게 있었고 예를 들어서 이런 문제들, 사실 이거는 군대에서도 결합될 수 있는 문제인데 체육시간에 축구를 한다, 축구 농구 둘중에 하나를 해야한다, 그게 아닌애들은 등나무 밑에 있잖아. 그것도 등나무 밑에 있고 그런게 시선의 대상이 되잖아? 특이한 분류의 대상이 되는거고. 만약에 축구를 억지로라도 끼게 되면 하기 싫은데 그런 축구를 하는 척을 해야하고 이런것도 조직 문화가 있는데 조직 문화에서 약간 뭐랄까 문제아 같은? 튀는게 좋은게 아니라 축구를 못하니까 튀는거였어. 모든 게이들이 축구를 싫어하는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공놀이를 싫어한다는게 되게 정설이잖아. 게이들사이에서. 나는 이거는 많은 게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라고 생각하거든 군대에서도 확장해서 얘기하면. 나는 군대를 안가서 모르지만 얘기를 들어보면은 군대에서 집단적으로 축구를 한다던지 이런 문제가 본인의 집단안에서 소외되는 경험을 하는거잖아. 일단 그런 경험이 제일 컸던거 같애. 내가 중학교를 다니면서 남성적인 문화? 예를들어 나는 축구보다는 가정 시간이 더 좋고 바느질하는게 더 좋고 요리하는게 더 재밌는데 운동을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하는게 좋았어 줄넘기를 한다던지. 그런것들 혼자서 할수 잇는거나 아님 두명까지 할수 잇는거. 근데 남성적인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을 못했던거 같애. 내가봤을때는 이건 공이 문제가 아닌거 같애. 축구공이라든지 농구공이라는 문제가 아니고 그거에 대해서 운동신경이 없지 않거든. 내가 볼때는 문화적인 소외같애. 남성적인 문화에서 본인이 어디에 위치해 있어야 하는가. 소속감을 못느끼기 때문에 거기서 약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공놀이를 공포스러워하고 공에대한 포비아가 생기는거 같애. 그게 적당히 남성성이랑 젠더랑 어울리는 사람들은 공에 공포가 없는 사람들은 잘 어울릴 것 같애. 축구공이 굉장히 상징하는 바가 커. 왜냐면 그게 군대까지 가는 거 같거든. 체육시간이라는 거. 우리는 다 교련 시간이 없었으니까. 군사주의를 학교에서부터 한 건 아니잖아. 군사훈련을 학교에서 한건 아니잖아. 예전에는 했었지만. 우리때는 체육시간에서 그게 드러났던 경우였던 것 같애. 나도 그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게 체육시간이고, 일상적으로도 나같은 경우는 좀 그랬던거 같애. 약간 뭐라고 해야지 따를 당한건 아닌데 좀 자진해서 소속되지 않은 케이스인거 같거든.친구가 있긴있었는데 친구가 있긴 있어도 그렇게 뭐라고 해야지 남자애들이 생각하는 그런친구는 없엇어. 나는 어쨌든 학교가 끝나면 일정시간정도를 나혼자 보내고 그랬거든. 그게 도서관을 간다던지 아니면 영화를 한다던지 컴퓨터를 한다던지 온라인 세계에서 있었거든. 그런 개인성도 있는거 같애 나같은 경우는. 학교에서 소속감을 안느끼고 그런 부분에서. 사실상 난 중학교때부터 좀 까페 활동도 많이 했었어. 많이는 아니고 꽤 했었어. 온라인 모임도 했었고 그리고 관심있엇던 IT쪽 컴퓨터쪽 관련된 사람들 많이 만나고 문화적인 문화에 관심있는 또래 친구들일아 많이 어울리고 학교 바깥에서 많이 놀았거든. 나는 일차적으로 학교 묺화와 맞지 않았잖아 나는. 그러니깐 밖에서 놀았던거고 학교밖커뮤니티에서 놀았던거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게 나는 사실은 그때부터 내가 군대를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 고등학교때 내가 군대를 가야되는 사람이라는걸 알았잖아. 너무 자연스럽게 내가 군대를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0.1%로도 안 들었어. 당연히 나는 못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실상 나는 군대를 안가기로 결심한 시점이 이때였던 것 같애. 이때 병역거부를 생각한건 아니였어. 자연스럽게 나는 못가는데 어떻하지 이런 상태였고 그때쯤에 오태양씨 기사를 읽고 처음으로 병역거부라는걸 알게 되었었고 병역거부를 정말 이도저도 안되면 병역거부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걸 처음 생각했었어. 그때의 경험이 학교를 벗어나게되는 과정중에서 이미 결론이 나있었던거 같애. 문제는 군대를 갈 수 없다는건 너무 명확한데 문제는 내가 군대를 안간다는 선택을 할 수 있는건 면제가 되거나 아니면은 병역거부를 해야 되는거였잖아. 근데 거기서 문제가 된거지. 면제는 안되었으니까 병역거부를 해야 되잖아. 그 감옥을 가야한다는 게 공포스러운 거지. 사실은 군대를 가기 싫은 것과 마찬가지로 감옥도 가기 싫잖아. 내가 가야되는 감옥이라는 것도 남성들 세계일 거고 자유를 억압 당하는 세계고. 그런부분들에서 오는 딜레마가 있는 거 같애.
나: 혹시 군대에 대한 정보를 고등학교 때부터 알게 된 거야? 군대에 대한 두려움을 그때부터 느꼈던 건가?
이민수: 사람의 성격이라는 게 대충은 느껴지잖아. 학교에서 남자애들 커뮤니티에 적응도 못하고 반은 못 낀거고 반은 자진해서 안 들어간 거지만. 그래서 내 나름대로 밖에 커뮤니티를 찾아다닌 건데 그런 것들을 통해서 사실은 이런 남성 집단 안에서 내가 속할 수 없다는 일종의 좌절을 경험한 거잖아? 반은 내 스스로 나온 거라고 하지만 그걸 알게 됐어. 속하고 싶더라도 속할 수 없다는 걸 경험하면서 군대라는 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잖아. 보통 학생들처럼 그 시스템을 견딜 수 있는 성격도 아니었고 선택이 주어졌을 때 견딘 사람이 아니라 나온 사람에게 있는 거잖아. 일차적으로 그런 거 같애. 군대라는 건 이성적인 논리보다는 공포에 가까운 거 같애. 그 안에서 견딜 수 없다는거.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거. 돈을 안주는 것도 싫은데 내 시간을 투자하는 이런 노동착취가 어딨어. 그래서 난 사실 군대도 자본주의 문제로 환원시켜서 봐야한다고 생각해.
“군대는 ‘남성성’이 문제시되는 공간이다”
이민수: 군대라는 공간은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이 문제인 것 같다. 군대에 저항적인 언어를 가진 쪽은 페미니즘이나 평화주의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군대를 여성의 시각으로 많이 바라봤던 담론이 강했던 것 같은데, 남성들에게는 남성성이 문제인 거 같다. 어떻게 남성성을 기르는가가 군대와 되게 관련되어있기 때문이다. 젠더 문제로 봤을 때 근데 이게 트위스트되는 부분이라고 해야하나. 퀴어 문제로 봤을 때 여성성이 좀 문제가 되는 지점이 있다. 퀴어라는 위치자체가 군대에서 남성성을 위협하는 존재이므로 말이다.
게이들이 (군대안에서) 남성성을 위협하는 존재인 게 남성도 여성도 아닌 거다. 그런문제가 발생하는게 되게 흥미로운 지점인 것 같다. 퀴어들이 군대를 갔을 때에 젠더 문제가 비틀어진다. 틈이 생긴다. 그래서 사실은 군대내부에서는 군대에 위협적인 존재가 일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초반에는 그런 젠더상의 문제로 갈수가 없었던 것 같고 계간하는 사진을 보여주면 또 법적으로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군대 안에서 게이로 존재한다는게 이상하게 비합적인게 된다. 여기에서 또 논쟁이 있는게 그래서 게이들이 군대를 가야하는가 말아야하는가인데 한국에서는 기본적으로 남자들이 다 가야되기 때문에 게이도 가야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군대 내에서) 위협적인 존재고 그래서 미국에서 그런 Don’t ask, Don’t tell 정책 같은걸 한국에서도 도입을 한걸로 알고 있다. 그 정책이 실상 게이들한테 “게이도 남성인데 왜 차별해야하느냐”라는 차별하지말자는 반차별에 관한 토대위에서 나온 정책이지만 실제로 게이단체나 인권단체 엠네스티이런데서도 이런 조항을 없애야한다고 말을 했다. 왜냐하면 이 정책이 게이뿐 아니라 게이들한테 작게 얘기하면 진짜 좋은건가, 게이들한테 해방적인 조항인가하면 해방적이진 않기 때문이였다. 1차적으로 어떤 평등은 성립이 되는데 평등이란게 뭘 위한 평등이냐. 게이들한테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반차별에 관한 형식상의 평등(보호)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였다. 본인이 게이인지 묻지도 밝히지도 말라. (섹슈얼리티는) 생물학적인 남자이면 상관이 없다. 실제로 이 정책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게 진짜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균열을 젠더상 섹슈얼리티상의 균열을 숨기는 문제인거 같다.
군대는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문제이다.
이민수: 신자유주의시대에 2년을 갖다 쓴다는 것 자체가로 볼 때 군대도 사실 자본주의문제로 환원시켜서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난 젠더 문제보다 신자유주의문제로 군대를 써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주의 논리보다도 이게 더 맞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를 신자유주의로 막는다는게 더 본질적인 프레임은 될 수 없겠지만 사실 지금 남자들이 군대문제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느끼는게 내가 볼때는 돈이다. 젠더문제가 이상하게 거기 걸쳐 있는데 신자유주의사회에서 “왜 우리 군대를 가야하냐, 왜 우리는 2년의 시간을 버려야 하냐”라는 질문을 한다.
나: 그 시간에 자기계발도 할 수 있고?
이민수: 그렇다. 옛날에는 여자는 결국 당연히 결혼을 해서 남성 집안에 귀속이 되는 거였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고 여자도 여자 나름의 경쟁력을 가져야 되는 시대이다. 그런 어떤 체제들이 갖춰질려고 바뀌고 있는 과정인데 반해 군대를 갔다왔다는 이유로 실제로 남자들한테 갖춰지는것은 없다. 그거를 막아볼려고 어떤 가산점 제도를 준다던지 이런게 나오고 있지만 그것도 남녀평등 입장에서 말이 안되고 남녀평등 뿐 만아니고 장애인 비장애인까지도 말이 안되게 되버리니까 이게 결국엔 여러 가지 반대에 부딪혀 힘들어지게 되는것이다. 근데 사실 내가볼때는 남성들 내부에서 균열을 만들려면 신자유주의를 갖다 들이밀어야 된다. “왜 우리가 2년이란 시간을 돈 한푼 안받고 일을해야되는가”에 대한 논리적 정당성이 없다는 말이다. 북한 얘기를 아직도 들먹이는데 내가볼 때 북한(이라는 프레임)도 이길 수 있는게 신자유주의이다. 이건 진짜 목구멍이 포도청 거의 전쟁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논리로도 넘어가기가 힘든거라고 생각한다. 자기 밥숟가락을 챙긴다는게 지금시대에서는 내가 볼때는 전쟁이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걸 못하면 못해서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자살하고 이런거다. 난 사실 평화주의 자체도 그렇고 좌파들도 그렇고 혹은 난 우파도 마찬가지인데 신자유주의 논리를 들고 군대를 공격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큰 틀 안에서 보면 어느 정도는 먹힐꺼라고 생각한다. 얘들은 지금 자기들이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군대를 다녀왔는데 왜 우리는 이런 대접밖에 못받는냐” 이런 얘기를 하지만 사실 반대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군대를 왜 가야하냐”는. 그 질문을 하면 노골적이지만 틀린말은 아니다. 지금 같은 시대에 어떻게 공짜로 노동착취를 하는가.
나: 전략적으로 군대에 문제제기를 할 때 젊은 친구들이 그 시간에 자유를 뺏기고 돈도 못벌고 그래서야 되겠냐는 식으로 담론을 그렇게 형성하는게 좋단 얘기인가?
이민수: 그렇다. 난 여성들,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사실 젠더 문제가지고 (공략) 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지금 체제 자체가 안 평등한데 무슨 평등을 그 안에서 이야기할 순 없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임신하지 않냐”는 말을 페미니즘도 싫어한다. 근데 남자들은 왜 군대를 가야하는가, 남자들은 왜 가야되는가 말이다. 그래서 “여자들도 군대를 가야된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 이프 진영같은 페미니스트들이 있지만 난 그건 좀 멍청한 답변인거 같고 내가 볼때는 이건 전술적인 문제인 것이다. 내가 볼 때는 “왜 우리가 다 가야되냐”로 가야되는건데. 남자가 더 강경하게 얘기해야된다. 이건 사실 남녀불평등도 맞기 때문이다. “왜 여자는 안 가도되고 남자는 가야하냐”는 것은 젠더로 이렇게 가는거 자체가 난 불평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성계에서도 임신뿐만 아니라 오히려 진보적인 페미니즘 시각에서 남성 군사주의문제를 가지고 군대를 모병화시켜야된다는 얘기를 하지만 페미니즘은 파워가 없는거 같다.
남자들은 그러면 여자들이 미쳤다고 오히려 더 콤플렉스를 느낀다. 오히려 내가 볼때는 전술인데 약간 비틀어서 “남자고 여자고 왜 군대가야하냐.”로 가야한다. 돈 한푼 안주는데 어차피 군대에서 우리한테 돈을 줄순 없다. 사실 난 신자유주의를 가지고 와서라도 온갖 방식으로 다 (군대를) 공격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든 페미니즘이든 뭐 퀴어든 평화든. 반전이든. 다 갖다 써먹어서 온 사방에서 다 공격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좌파들이든 우파들이든 하여간 나는 이 논리를 가지고 싸웠으면 좋겠다.
나: 요즘은 가는 경우도 많겠지만 예를 들어 국회의원 자식들이나 대기업 간부 자식들처럼. 대부분의 상류층들은 군대를 안가는 경우가 많은데, 근데 남성들은 기득권층이 안가는거에 느끼는 부당함을 약자인 게이나 병역거부자들한테 투사하는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민수: 근데 나는 이 논리도 되게 웃기다고 생각한다. 아니 웃긴게 아니라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득권이라서 안가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기득권이어서 안갈 수 있으면 난 좋은거 같기 때문이다. 어쨌든 악의 축은 내가 볼때는 군대이다. 기득권도 안가도 다 안가도 다 같이 안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나: 기득권들은 자기 자식은 안보내는건 군대가 안좋다는걸 자기들도 알고 있다는 얘긴인데, 그러면서 (기득권층들은) 군대를 고수하고 있지 않은가?
이민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엄격해져서 정치인들도 다 자식들은 군대 보낸다.
나: 그런데 나는 평등 논리가 말이 안되는거 같다. 그렇게 되면 다같이 가는거니까 이제 사람들이 암말도 안한다는 것이다. “아 그럼 기득권층도 가니깐 나도 그냥 갈게” 이렇게 되는 건데 그게 좋은건 아니지 않은가?
이민수: 그렇다. 그러니깐 이 논리도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깐 다 같이 안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것이다.
나: 어떻게 보면 아나키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방식으로?
이민수: 그렇다.. 그러니깐 (원래의) 내 입장은 평화주의 운동에 대해서 훨씬 공감을 하는 지점이다. 사실 아까 내가 말한 “왜 자본주의사회에서 군대를 가야되냐”보다는 사실 난 평화주의 신념이 나한테는 더 맞긴 하다. 그런데 전략적으로 봤을 때는 모병제나 대체복무제로 단축을 많이 한다 던지가 가능하려면은 그렇게 가야돼는거 같다. 남자들을 적으로 돌리면 안된다. 대다수의 남자들은 평화주의라던지 여성주의라던지 이런거를 적으로 돌린다. “우리는 양심이 없냐. 우리는 뭐 평화를 안지키냐. 우리야말로 북한으로부터 평화를 지키러가는데. 우리가 왜 근데 여성한테 이런 대접을 받아야되냐. 우리가 너희를 지켜주는데” 이런 식이다. 근데 그런 논리로 가면 안되는 것 같다. 다 자기들 적으로 돌리고 콤플렉스를 계속 건드리는거 같거든. 난 좀 전략적으로 그게(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논리에 따른 군대의 불필요함) 맞지 않나 싶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우리 시각을 버려야 되는 것은 아니다. 아주 단시간적인 그런건데 지금은 남자들이 군대에 대해서 심정적으로 감정적으로 안좋아하는것만 있지 어떤 논리화를 못시킨다. 갔다온 아무리 남성적인 사람도 거기서 시간낭비하는거 되게 싫어한다. 그걸 괜히 엄한데다가 풀고 있다. 그건 아니고 담론화를 시켜서 논리적으로 남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나: 그런데 그게 참 웃긴게 막상 그런 전략을 해도 그렇게 막 따라오지 않을꺼 같다. 일단 예비역들 입장이 다르고. “난 갔다왔으니깐 나랑 무슨상관이람?” 그렇게 얘기할꺼 같고. 군대 가기 전 애들도 과연 그들이 거기에 맞서 싸울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적이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거대한 국가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되게 두려워 할 것이다.
이민수: 그런데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은 결국 자기 욕망으로 움직이는 거거든. 근데 자기 욕망이 요즘애들은 다 돈이다. 자기 생계 걱정이다. 근데 사실 나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내 욕망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를 안가는 것이고. 거기서 나는 존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대는 1차적으로 나한테 안맞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선택을 해야하는 진짜 어쩔수 없는 받아들여야되는 상황인것이다. 다들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고 나는 병역거부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각자 사정은 다르겠지만 이유는 다르겠지만 자기 욕망에 의해서 움직이는 거다. 좋게말하면 자기 이상이고 이념이고 사상이고 양심인거고, 좀 속세적으로 얘기하면 욕망이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겐 돈이 자신의 사상이고 이념일 수도 있는 거다. 난 이 논리를 옛날부터 생각했다. 왜냐하면 (운동진영은) 남성들을 항상 적으로 만드는거 같디. 난 굳이 그렇게하면 싸워서 이길수 없는 논리라고 생각한다. 굳이 이길려고 우리가 이걸 하는건 아니지만, 난 운동에 크게 개입된 것도 아니지만, 난 여러 부분에서 싸워야된다고 생각한다. 군대라는게 사회전반에 다 걸쳐서 문제적이기 때문에 난 그 문제를 온갖 판에서 다 건드렸으면 좋겠다. 전쟁없는 세상같은 경우에는 평화의 신념으로 하든 뭐 퀴어단체에서는 퀴어 이슈로 하든 그리고 젠더 문제 페미니즘에서는 젠더문제로 하고 좌파에서는 시장의 논리 안에서 이야기해보기로 말이다. 난 사실 우파도 결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게 한국 우파가 좀 이상하기 때무에 자기가 진짜 우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군대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 하기사 일베충같은 애들도 군대가기 싫어할 거다(웃음).
이민수: 왜냐면 이게 시장논리랑 안맞는 구도거든. 솔직히 지금은 국가보다 시장이 더 위에 있는 시대인데 이런 시대에 어떻게 우리가...
나: 그런데 민족주의적 우파는? 자유주의적 우파 말고?
이민수: 이길수 있다. 자유주의자들이 오히려 국가를 넘어설 수 있다.
나: 그런 측면은 있다. 평화주의적 신념을 이야기하면 당신 말마따라 “우리가 평화를 지키러 갔는데 우리가 양심이 없냐”는 식이므로.
이민수: 걔들 입장에서는 이게 우습게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걔들이 진심으로 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거든. 솔직히 우리가 평화에 대해서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걔들 입장에서 보면 난 또 그게 나한테 틀린말도 아닌 것 같다.
나: 그런데 어쨌든 건강한 방식은 아닌거 같다. 그렇게 자기가 억울했으면은 가서 군대한테 따지라고. 군대한테 따지지 않고 왜 거기가서 화풀이를 하는가?
이민수: 그런데 그건 각자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가 건강한 방식으로 평화를 지키고 있는 것인가?
나: 물론 적으로 돌리는 것은 건강한 방식은 아니다. 그러나 걔네 논리가 웃긴게 자기가 군대가는게 그만큼 싫었다는 얘기잖아. 그러면은 군대 제도 자체를 공격하는게 원칙적으로 맞는건데 오히려...
이민수: 그런 말로 하자고 하면은 당신은 싫은건 다 거부하는가?
나: 그렇진 않다;;;;
이민수: 그렇다면 자기가 어떤 정당한 어떤 정도의 이유가 있으면 하는거다. 모든걸 정당화해서 싫다고 안하는건 아니다. 당신도 감옥가기 싫은데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는것도 있지 않은가. 근데 얘들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간건데 그 안에 나름대로 어떤 자기만의 자기합리화가 있는거다. 난 근데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거는 걔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그런데 그안에서 나는 자기가 스스로 어쨌든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감옥을 가면서 본인이 어쨌든 나는 내가 이 신념을 지킴으로 인해서 이 사회에 어떤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작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내가 군대를 감으로써 아 내가 우리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자기 믿음이 될수 있다. 근데 난 이건 어느 양쪽이 틀린 문제는 아닌거 같다. 어떤 논리로, 프레임으로 말할 순 있는데 개인한테 누가 틀렸냐 라는 말은 할 수 없는거 같다.
나: 인터뷰도중에 얘기가 좀 그렇긴 한데 자연스럽게 하는게 좋으니깐. 그렇다면 어쨌든 자기들도 가기 싫었다는 건데 어쨌던 평화주의자나 병역거부자들은 군대를 모병제로 바꾸자거나 다 같이 가는 식의 징병제가 아니라 대체복무제나 모병제를 도입하자고 하는데 자기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떠올린다거나 하다보면은 당연히 거기에 찬성하는게 나는 맞다고 생각한다. 근데 거기 찬성하는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와가지고 오히려 더 반대하지 않는가?
이민수: 어떤 프레임으로 갖다 보냐에 따라 다른건데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프레임을 거기다 붙이잖아. 얘들한테 반발밖에 안사는 것이다. 얘들한테는 내가 거기를 평화를 안지키러 간것도 아니고 양심을 거기 안지켜서 거기 간것도 아니다. 얘들한테는 전혀 자기들한테는 합리적으로 와 닿는 말이 아닌 것이다.
나: 그런데 그건 편견인거 같다. 왜냐하면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양심이 더 뛰어나다는게 아니라 자기 신념상 군대가 안맞아가지고 안가겠다는 얘기인데, “군대를 가는 사람들은 양심이 없는거냐”라고 하지만 그건 양심이 없는게 아니라 양심이랑 상관이 없는 문제이다. 그 사람들은 그냥 간건데 병역거부자들은 나름대로 자기 생각 가치관을 가지고 병역거부를 한 것이다.
이민수: 근데 내가볼때는 (당신의 주장은) 걔네들한테 논리적으로 먹히는 문제가 아니다. 프레임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평화주의나 병역거부하는 쪽에서 하는 논리랑 여기 살아가는 사람들 프레임 방식이 너무 다르다.
나: 그렇긴 하다.
이민수: 그러니깐 설득이 안된다. 그냥 서로 다른 세계에서 다른 이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 당신 말마따라 통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국가라던지..
이민수: 그렇다. 우리가 통할 수 있는건 그것이다. 국가적인 착취라는거. 돈의 문제에서 봐도 그런거고. 그리고 강제시키고 있는 것이지 않은가. 강제적으로 착취를 시킨다는거 자체에 대해서 같은 부분을 결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은 모든 진영이 각자 논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안 붙는다. 이거는 단지 군대냐 평화주의 운동단체냐 이런 문제가 아니구 모든 단체 문제야 솔직히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이런데랑도 안맞지 않은가. 걔들은 본질적으로 뿌리가 다른데 어떻게 맞겠는가. 근데 어쟀든 맞는 부분은 같이 연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볼 때는 평화주의 운동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신자유주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어쨌든 군대 문제에 있어서는 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거기가서 얘기하면 욕먹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 현실적인 얘기고 나도 맞다고 생각한다.
이민수: 내가 이런얘기하면 나를 무슨 변절자로 알 것이다.
나: 그렇진 않다.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가기 싫지만 병역거부자들처럼 그런 관념을 가지고 적극적인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간거니깐. 여튼 재밌었던 것 같다.
이민수: 핵심은 걔들(이성애 남성들)을 적으로 돌리면은 절대로 이문제에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들을 적으로 돌리면 말이다.
나: 그렇다. 남성중심사횐데.
이민수: 아니 그런뜻이 아니고 이 문제 진짜 핵심 코어는 남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바꿀수 있는거는 말이다. 여자들이 아무리 지랄해봤자 남자들이 가겠다고 하면 바꿀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걔들이 자기가 “평화를 지키러 돈 안받고 가겠다”고 그러면 말이다.
나: 어우 그렇게 되면 생각만해도 안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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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성애자인 한 남학생입니다" - 군형법 92조의6 폐지 청원 서명 편지 (2) | 2013.07.18 |
동성애 처벌법, 이제는 사라질 때 - 군형법 제92조의 6을 폐지하자 (6) | 2013.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