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랑’에서 10월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군대라는 큰 주제로 회원들의  경험, 생각, 느낌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모아봤습니다.

 

<군필자 TG> 박에디

군대란 ‘시련의 동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겨내고 버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요. 국가를 지키려 북군과 싸우겠다던 마음가짐이 어느 순간 악습과 부패한 간부, 선임들과 싸우고 돌아와야만 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믿음과 사랑을 배웠어요. 생각해보면 좋은 곳도 아니지만 딱히 나쁜 곳도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군대 조용히 다녀온 게이> 루소

군복무 중이었던 어느 날, 게북(게이 페이스북)을 들어가보니 뉴스피드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어요. ‘OO아ᄏᄏ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나한테 들킨 걸 다행인줄 알아’라고요. 순간 간담이 서늘했죠. 사회에서의 아웃팅도 너무 위험하지만 군대에서의 아웃팅이라니. 그때부터 이걸 적은 사람이 누군지 계속 찾는데 알고보니 바로 제 맞섬임이었어요. 본인이 적었다고 말하더군요. 사지방가서 컴퓨터에 제 게북이 로그인 돼 있었다고. 다행히 제대 할 때까지 아웃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합니다 ᅲᅲ 군대갈 분들은 꼭 사지방에서 컴퓨터 끌 때 로그아웃 확실히 체크하고 끄세요!

 

<이제 곧 군대에 갈> 평인

요즘 이런 말을 많이 들어요. ‘대체 왜 그런 선택을 한거야?’, ‘뭐 그게 군대냐.’하는 그런 말들이요. 왜냐면 저는 흔히 말하는 ‘남자면 다 가야하는 군대’ 중에서 잦은 외출과 함께 천대를 받는 의경에 가기 때문이죠. 일반인 친구들 대부분은 ‘남자’라면 더 힘든 곳을 가야한다고 말하고, 성소수자 친구들은 대부분 너의 정치적 성향과 맞지 않고, ‘시위현장에서 자주 부딪칠 거다’라고 말해요. 생각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군대가 정치적 성향으로 이곳저곳을 나눌 수 있는 민주화 된 곳 이였나요? 저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군대에 가는 것은 더 사람들과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싶어서 선택한 ‘차선’입니다.

 

<군대에 갈 일 없는> 오렌지

군대란 ‘전쟁 준비’를 하는 곳입니다. 군대에서 진행되는 훈련을 통해 군인은 가해자가 되었다가 피해자가 됩니다. 사람을 죽이기 위한 훈련이라니 정말 끔찍합니다! 동시에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게이 동생을 둔 레즈비언> 조나단

군대에 대한 생각은 남동생이 군대에 다녀오기 전과 후로 나뉩니다. 남동생이 군대에 다녀오기 전에는 군대가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역할을 맡고 있는 지에만 관심을 가졌어요. 동생이 군대에 다녀온 후에는 군대가 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군대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 시키는 지에 더 많이 관심이 갑니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이 사회에 다시 발 디딜 때, 내면화 시킨 것들을 넘어설 수 있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공익 게이> 오소리

인연의 시작, 운명의 공간, 삶의 전환점

 

<병역 면제자> 바람

군대는 ‘사람을 개조 시키는 곳’입니다. 국가를 지키러 간다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들이 군대에 갔다 오면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이 정치를 말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잘못된 정치 관념입니다. 군대는 잔인한 공간이에요.

 

<한 때 곰신이었던> 진구

군대란 ‘폭탄이 터트리는 방식으로 문제가 알려지는 곳’입니다.

 

<호모포비아 사회에 의해 저 멀리 밀려난> 디에고

짜증나는 곳이지. 정체성을 박탈하고 가두는 사회. 우리 같은 사람들이 품질 불량, 이단, 요주인물이 되어가는 곳. 혐오와 편견이 가득한 대한민국 사회를 축소해 놓고 악화해 놓은 게 군대지. 변하고 싶지 않다. 살고 싶은 대로 살게 놔둬라. 그리고 궁극적으론 없어져라 좀.

 

<병사 출신의 익명의 게이>

전역을 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괴롭다.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살랐지만 내게 남은 것은 죄책감과 침묵 뿐.

 

<쓸 말을 못 찾은> 이주사

어렸을 때 아빠가 제대할 때 동료들이 줬다는 스크랩북 같은 게 있었어요. 그림과 함께 시나 글귀가 적힌 종이들. 아빠한테는 군생활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느꼈지만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도 막연히, 내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는 순간부터는 군대가 지키는 것이 ‘우리’가 아니라 ‘누군가’(의 ‘재산’과 ‘생명’)라는 것이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친구들이나 동생이 군대에 가면서부터는 그곳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점. 그게 무언가를 정당화하진 않지만. 그리고 어제는 한 지인이 병역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응원한다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결론, 한국에서 군대는 누구에게도 피할 수 없는 문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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