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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성소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역마살 QnA를 만나다!

by 행성인 2015. 4. 8.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긍정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상담을 지원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스스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 위해 지난 2009년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탄생한 청소년자긍심팀(이하 청자팀)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역마살 QnA(이하 역마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도약하려 한다. 웹진 ‘랑’은 역마살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인터뷰 한 이들 : 오소리, 마루 (행성인 웹진기획팀)

인터뷰 받은 이들 : 에버, 씨엘, 말발 (행성인 역마살 QnA)


이번에 청소년자긍심팀에서 청소년인권팀으로, 다시 역마살 QnA로 이름이 변경되었는데 그 의미와 이유가 무엇인가요?


에버 : 역마살이라는 이름을 최초에 붙인 건 작년 10월인데요, 특별한 생각은 없이 그냥 팀원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역마살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올해 2월에 열렸던 행성인 총회 전에 팀원들이 팀 이름을 청자팀이라고 부르는 것 보다는 역마살이라는 이름이 입에 붙는다는 공감이 있었죠. 역마살이 그런 뜻이잖아요. 액운의 일종으로, 영원히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따지고 보면 청소년의 사회적 위치도 그런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비꼬아서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어요. 옆에 QnA는 퀴어 앤 청소년이라는 뜻이에요.


행성인에 오게 된 계기와 소감이 궁금해요.


말발 : 지금은 행성인이지만 과거 동인련이었던 작년에 처음 왔어요. 맨 처음 왔을 때는 청소년자긍심팀에서 잠깐 얼굴만 내비쳤다가 작년 퀴어퍼레이드가 끝나고 정체화를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싶어 왔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무거워서 자주 오진 않았어요. 올해 들어서 에버가 카톡으로 “이름도 바뀌었는데 다시 올 생각이 없느냐” 그래서 갔는데 충분히 재미있었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활동을 가볍게 생각한 것과 달리, 책임감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에버의 말도 있었고요.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것이 좀 바뀌었고 그때부터 지금의 역마살까지 계속 활동해오고 있죠. 작년에는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고 올해만 보면 3~4개월 정도 활동했네요. 역마살 외에 다른건 안하고 있어요. 정체화 하자마자 맨 처음 발을 들인 곳이 여기예요.


씨엘 : 작년 동인련 상반기 쯤에 에버가 추천을 해서 같이 나왔다가 여름 엠티도 가게 되었고 좀 쉬었다가 가을부터 계속 나왔어요. 에버가 추천해 주었지만 성소수자에 대해 관심도 있고 해서 나오다가 하반기쯤 이러이러한 활동을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더 열심히 나오게 되었죠.청소년 당사자이다 보니까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인권에 대한 것도 관심이 있었어요. 친권자로부터 탄압이 있어서 격렬하게 느끼다보니까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죠. 에버가 커밍아웃하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 못했어요. 2013년도 그때 쯤 네이버 카페 ‘학교 밖 청소년 모임’에서 만났어요.


말발 : 작년 퀴어 퍼레이드 끝나고 청자팀 한번 나왔다가 얼굴 익히고 파티 한번 가서 밤새 술마시고 더 가까워졌죠.


에버 : 재작년 10월? 라틴 커뮤니티에서 추천받아서 구 동인련 신입회원모임 ‘디딤돌’ 때 처음 왔어요. 맨 처음에는 동인련이란 것도 모르고 디딤돌이라고만 알고 2개월 동안 나왔죠. 청자팀이 있다는 걸 알고 이름 자체가 청소년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소모임 식의 느낌이 풍겨서 2개월 동안 나왔다가, 당시 팀장이었던 상근에서 팀장이 바뀌고나서 팀이 정신이 조금 없었어요. 하지만 정신없었던 와중에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어서 나오다가 작년 중순 여름방학쯤에 뭔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살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구나.. (웃음) 제가 팀원들 사이에서 주축이 되어서 연락망 공유나 아이디어 기획을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역마살 2015년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에버 : 청자팀이 생긴 지 7~8년 정도 되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초기 멤버가 아니다보니 사실 지금까지 청자팀이 어떻게 활동해왔는지 몰라서 팀의 변화라던가 그런 것들을 설명하긴 애매한 것 같고요. 제가 올해 하고 싶은 것은 청소년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주체성, 직접 행동할 권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고 소수자 속의 소수자인 탈가정, 탈학교 소수자분들의 목소리도 같이 내고 싶어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공간 자체가 청소년들이 쉽게 와서 재미있게 웃고 떠들고 갈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제가 탈학교 청소년이다 보니까 탈학교 청소년과 어느 정도 연결 고리가 있어요. 탈가정 청소년과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고민해보는 중이에요. 청소년 성소수자 분들이나 그 주변에 분명히 있지만 그분들과 같이 있다고 해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건 아니다보니까, 사람들을 모으기 보다는 모으기 전에 그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려고 해요. 그래야 사람들이 다함께 제대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씨엘 : 작년에 ‘너 그거 아니’ 파티를 같이 했는데 평도 좋았고 되게 잘 된거 같아서 시즌2를 하려고 해요.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올 겨울 12월 말에서 1월 초 쯤에 할 생각이예요.


에버 : 보통 행사를 준비할 때 기획부터 홍보까지 다 합치면 두 달 정도 걸려요. 다른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연결 연결해서 만나는 편이에요.


씨엘 :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에버 : 어떤 커뮤니티 모임을 열 때 꼭 한두 명씩 성소수자가 있어요. 소수자 속 소수자다 보니 연결고리가 좁아서 한다리 건너면 다 알거든요. 또 제가 당사자다 보니까 비청소년보다 접근하기가 쉬워요.


말발 : 지금 현재 목표는 좀 더 많이 배우고 싶어요. 퀴어 지식이 적기도 하고 인권감수성이 부족하니까. 앞에서 말한 계획들의 진행을 도우면서 배우고 싶어요.


씨엘 : 저도 퀴어에 관련된 공부 하고 싶어요. HIV/AIDS, 성병, 성노동자, 여성주의, 성소수자 노동자.


에버 : 4월 육우당 캠페인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활동으로 항상 하던 응원 메시지라던가 행위 예술을 해보려고 해요. 팻말 ‘가만히 있으라’ 등에 붙이고 쭈그려 앉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모션을 취해달라고 해서 사진도 찍고, 아동 폭력 그림자처럼 해놓고 하던 퍼포먼스나 호시연 했을 때 그런 식의 서명 같은 것도 해보면 좋겠다 생각을 했어요. 조직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해야 적정 수준인지 잘 모르겠어요. 작년에 활동했던 걸 생각해보면 좀 더 모아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캠페인만은 청소년이 주축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번 선암여고 탐정단 관련 사건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계획은 없는지 궁금해요.


에버 : 구체적인 방안은 없긴 한데 아무래도 청소년 성소수자의 권리, 청소년의 알 권리, 성적 자기결정권을 깡그리 무시했잖아요. 행성인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 시간대가 청소년들이 참여가 어려운 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사회에서 말하는 청소년의 파릇파릇함. 그걸 약간 비꼬아서 릴레이 시위나 그런거 할 수 있을까. 행위 예술이 될 수도 있고. 피켓팅이 될 수도 있고요. 비꼬는 방법은 꿈나무 청소년이라는 타이틀을 활용해서 예를 들어 이런거 ‘성에 대한 꿈나무’라고 해서 몸에 뭘 붙일 수도 있는 거고.


팀 체계는 어떻게 되어있고 어떤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말발 : 주축이 돼서 활동하는 멤버는 소수예요. 활동 같이할 기획을 낸다기 보다는 주로 참여하는 인원이 8명~10명 정도고요.


에버 : 팀 체계라는 게 청소년이 정착하기 어렵다보니 고정멤버 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에요. 세 명이 기획한다면, 플래시몹으로 어떤 노래와 춤을 할지 결정을 하면 나머지는 그냥 하겠다 하는 사람들이 안무 외우고. 시간이 안되거나 여건이 안되서 못나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역할을 맡기거나 책임을 부여하는게 어려워요. 그래서 팀의 체계라고 묻는다면 딱히 없다고 봐야죠. 작년까지 주축이었던 멤버들이 싹 빠져서 조언을 얻거나 발자취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가 힘들어요. 보통 회의는 여기다 한 명 추가해서 네 명 정도 참여해서 진행합니다.


씨엘 : 같이 기획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8~10명 정도 단톡 안에 있고요. 따로 페이스북 역마살 페이지가 있는데 70명 정도 있어요. 그 분들은 활동보다는 친목처럼 생각하시죠.


에버 : 비공개 페이지인데 눈팅 족이 많죠. Gay Facebook 페이지와 같은 형식의 비공개예요. 홍보랄건 없고 제가 봤을 때는 한다리 건너서 지인이 추천해서 들어오고 그래요. 가입한 사람 살펴보면 페이지 가입하려고 일부러 계정을 별도로 파서 하고요. 그거는 딱 봐도 조심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함부로 홍보하기가 애매해요. 개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한테 한번 들어와 보실래요 해볼 수 있지만 어디가서 공개적으로 홍보하기에는 조심성이 있는 것이죠.


말발 : 전에 있던 청자팀 카페에도 역마살 페이지 개설했다는 글을 남기긴 했어요. 그 영향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씨엘 : 행성인 홈피 청자팀 카페 링크가 있는데 그걸 타고 페이지까지 넘어오는 경우도 있고요.


에버 :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된 분들 중에서) 글을 올리는 분들은 오프라인 모임에 나오는 분들이 대다수이고요. 거리나 시간 때문에 가입했어요 정도로만 올리는 분들이 많아요. 상담게시판에 공지사항 자체가 ‘우리팀의 약속’ 이러면서 세게 나오는 감도 있고, 오프라인 위주다 보니 친목글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주로 참여공지를 많이 하다보니 사람들이 ‘여기에 글을 올려도 되나? 게북처럼 활용해도 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주저하는 듯해요. 공지글 올라오면 시간될 때 신청하면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멀리 사시는 분들이나 가까이 사는 분들이나 자기 스스로 모임을 짜서 하다못해 영화감상이나 커피숍 대화 등을 목적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 페이스북 그룹을 만든 이유인데요. 카페라는 커뮤니티 형태가 많이 죽은 상태라서 카페 효율성을 못 느끼기도 했어요. 그리고 카페가 그냥 회의록 올리고 그렇게 밖에 활용이 안되더라고요. 가입한 멤버는 꽤 되는데… 저절로 유령회원이 되는건 아닐까 생각했죠. 게북 같은 곳처럼 자유롭게 모일 사람 모이고 친추도 하고 그런 걸 꿈꾸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뭔가 어려워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씨엘 : 자기소개를 올리면 댓글 다는데 반말하게 되고, 그점에 대해서 지적하면 그런 점이 좀 어려워서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에버 : 항상 부딪히는 게, 우리는 인권감수성 그런 것에 대해서 말해주고 싶고, 그 사람들은 그냥 놀고 싶고, 언제나 부딪히죠. 새로운 사람 올 때마다 ‘우리는 이렇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과정 때문에 심지어 페이스북에서 마저도 서로 지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여기가 행성인인지도 모르고 그냥 노는 곳이라고 알고 오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라는 말 자체가 세게 들리잖아요. 또 청소년도 있지만 비청소년 위주이다 보니 분위기를 어려워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고요.


씨엘 : 인권감수성 문제 외에 부딪히는 문제는 딱히 없어요.


말발 : 참여 의욕이 부족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에버 : 장기적인 프로그램이나 플래시몹을 준비할 때는 연습도 하고 해야 하는데요. 플래시몹을 하든 뭘하든 내가 안가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행성인 회원들이 뼈빠지게 내는 후원금을 쓰는데, 예산안을 짜는 입장에서 화가 나서 부딪히게 되는 것 같아요. 적어도 한 달 이상 계속 꾸준히 나오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사람 만나고 싶어서, 친한 애들 있어서, 말이 통하다 보니까 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초기에 그랬었고요. 친해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긴 하는데 친해지기가 힘든 거죠. 아까 말한 비하 발언이나 반인권적인 단어를 쓸 때 특히 제가 지적을 자주 하는데, 그래서 저를 거리감을 두고 보는 느낌이 들어요. 진행자, 교사, 잔소리하는 교사라고 보는 것 같아요. ‘병신’이라는 말 쓰지 말자고 짚어주면, 그게 저한테 죄송할 점은 아닌데 저한테 미안하다 그러고, 정작 다음엔 또 쓰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다보면 이너서클이 따로 생기고 그분들끼리 나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죠. 새로운 사람은 언제나 계속 오고 또 계속 나가다보니까. 저희가 그분들을 붙잡아 두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씨엘 : 대체적으로 회의를 할 때 사무실에서 하다보니까 사는 곳인 수원에서 오기가 힘들어요. 대인 관계도 힘들죠. 그건 성격 차이니까. 어떤 사람의 성격이 마음에 안드는 경우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 사람들도 저를 마음에 안들어 할 수 있겠지만요. 친하지 않은 경우 더더욱 얘기를 하지 않게 돼요. 힘들고 좀 화가 나면 쏟아 붓겠죠.


말발 : 대학 새내기의 삶이 힘들어요. 묘하게 학교 스케줄이 많아서요. 피곤해요. 집은 서울인데 학교가 멀다보니까. 에버가 부르면 수원으로 가던가 대흥으로 와요. 시간 조절이 안 돼요. 주말에는 쉬고 싶은데, 학교 때문에, 또 과제도 밀리고, 팀에서 부르기도 하고, 다른 스케줄도 겹치고 하니까 근 한 달 동안 주말에 쉰 날이 없어요.


씨엘 : 주말마다 나간다고 부모님이 싫어해요. 한번 나가면 열시 넘어서 들어오니까. 맨날 싸워요. 좀 엄격하시죠.


말발 : 시간적, 거리적 한계요. 지금은 이런 문제가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문제는 그다지 모르겠어요.


에버 : 돈 문제요. 밥이나 간식을 먹자고 할 때 돈을 모으자는 말이 너무 미안해요. 돈이 없으신 분들이 꽤 많거든요. 표정에서 나오거든요. 놀고는 싶은데 미안하단 표정. 난 돈 별로 없는데 어떡하지. 그런 걸 보면 받지 말아야하나 싶죠. 제 사비도 없고 누구 돈 더 있는 사람한테 더 내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그러다보니까 뒤풀이를 할 때 치킨도 잘 못시켜먹는게 사실이에요. 예산 회의 지원비도 한정되어 있고, 돈이 모여 봤자 얼마 안 모여요. 개인당 3~4천 원 수준. 그걸로 밥 사먹기도 힘들어요. 아무래도 돈 문제가 어렵죠.

그 외 개인적으로 힘든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 줄 수 있나요?


씨엘 : 부모님들? 친권자 문제요. 그리고 공부량이 늘다보니까 체력이 많이 딸려요. 공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하고, 제가 혼자 하기도 해요. 영어를 일단 중심적으로 하고 수학이랑 일본어랑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언어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닌데 친권자가 강요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에버 : 요즘 학교 생활 적응이 힘들죠. 2년간 이런 곳에서 사람들 만나다가 갑자기 생활환경이 바뀌니까 그게 싫어서 학교를 자퇴했었는데 그걸 다시 다니는 거잖아요. 소수자 비하 발언에 대해 지적을 한 적이 있는데 “넌 전생에 소크라테스였니”, “너 최소 12학번이다” 이렇게 장난스레 넘어가죠. 절 무시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교수한테 지적했다가 된통 당한 적도 있고요. 저희 학교 자체가 사회 활동을 금지하거든요.


말발 : 학교 생활이 제일 힘들어요. 대학생이다 보니까 개인적 지향이 강한 편인데, 새내기 때는 단체로 하려는 그런게 많아서 공지가 뜰 때마다 스트레스 받아요. 학교 재단 자체가 기독교인데 저는 무신론자거든요. 채플 그런 게 힘들죠. 가족 관계와 이해라는 수업 첫날 오티 때 이성애 중심적 그런 단락들이 보여서 첫날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교수님한테 찾아갔어요. 이런 부분이 이성애 중심적이다, 이성 교제를 연애로 바꿔도 되지 않느냐, 건의했더니 나온 대답이 기독교 재단이라 좀 힘들다는 거였어요.


행성인 회원들 혹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려요.


말발 : 꼴리는 대로 살아라. 물론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는 것 이해는 하는데, 청소년을 중심으로 두고 청소년의 관점에 맞췄을 때 학생의 본분이 공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단순히 청소년은 공부를 해야한다는 획일화된 사고에 멈춰있으면 안돼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 할 수 있을까? 나의 진로가 무엇일까 생각할 수 있는 단계가 학생인 것 같아요. 그때 그 시절에 꼴리는 대로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에버 : (역마살 오셔도) 안 잡아먹어요. (웃음) 재미있을 거예요. 같이 신세한탄도 하고, 오시면 뭐든지 들어는 드려요. 청소년 성소수자를 무시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어요.


말발 : 밥값이요. (웃음)


에버 : 단체 내에서 하는 모임 자체가 청소년이 처음 와서 듣거나 같이 활동하기가 되게 어색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뒤풀이 때는 청소년 입장에서 듣기 불편한 말을 들을 때도 있고요. 공식 행사 진행할 때도 대부분 비청소년이라서 어울리기 힘들어요. 끝나고 술을 먹으러 갈텐데 ‘껴도 될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죠.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청소년과 비청소년 간의 간격이 너무 넓게 느껴지기도 해요.


씨엘 :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겠지만,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를 딱 선을 그어서 일반 이반 한다거나 이쪽 저쪽 이라는 말이 단톡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데, 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다보니까 그런 말을 듣다보면 선을 긋는게 불편해요. 선을 그을 수 밖에 없게끔 사회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성소수자들끼리라도 그런 선긋기가 없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