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으로 가득 찬 악어의 눈물을 언제까지 보아야 하는가?


 4월 20일 월요일, 비오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행사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장애인 시설에 가서 눈물을 흘렸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 눈물은 바로 새를 잡아먹고 새가 불쌍하다고 눈물 흘리는 악어의 눈물과 다르지 않습니다!”라며 마이크에 가득 분노를 담아 연설을 했다. 불과 2년 전 “장애를 가진 아이는 낙태를 해도 되며, 결혼은 남녀간이 정상”이라 말했던 사람이 흘린 눈물을 악어에 비유한 들 부족함이 있을까?


 위선으로 가득한 악어는 수많은 새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해 4월 ‘학교 자율화 조치’로 학교 공간은 이미 경쟁이란 날카로운 이빨이 드리운 악어에게 잡아먹혀 신음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만 청소년 4명이 성적 비관 등을 이유로 자살을 했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정부는 교사를 해고하고 학생들에게 서열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을 강요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어떨까? 대학생 다섯 명 중 한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고 대학생 1만 명이 신용불량자 신세다. 졸업을 해도 일자리가 없는 이 끔찍한 현실. 물가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살인적인 등록금 상승률에 견디다 못해 자살을 선택한 대학생이 있음에도 거짓 눈물로 포장하는 ‘악어’는 반값 등록금이란 공약을 지킬 생각도 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대학 졸업자들을 청년 실업자 신세로 몰아가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해고의 칼바람이 휘몰아치고 허리를 쥐어짜도 더 나올 게 없는 노동자 서민들을 외면하고 ‘부자만 살리겠다.’며 기업, 부자 프렌들리의 정신으로 가득 찬 ‘악어’는 해고보다 비정규직이 낫다한다. 게다가 비정규직 악법을 강화하며 고용불안이란 선물까지 던져주고 있으니 노동자, 서민들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강요받으며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성소수자들은? 학교, 노동현장에서 경험하는 어려움과 답답함은 같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차이와 다름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는 것으로 치부되는 위압감이 존재하고 있다. 그나마 성소수자들에게 숨통이 트일 국가인권위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독립기구로써의 모습을 훼손당하고 있다. 더구나 역할이 위축된 국가인권위는 올해 연간계획 발표에서도 드러났듯이 ‘성소수자 인권 증진’이란 단어조차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사회적 약자의 인권도 날카로운 ‘악어’의 이빨에 난도질당하고 있다.



  억울하게 죽어간 새들이 촛불을 들고 하늘을 덮고 있다.

  용산... 하늘 높이 올라갈 값비싼 고층 주거지의 대명사로 옷을 갈아입으려던 이곳은 이제 공권력이 ‘생존권을 외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일 수도 있다’는 폭압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했다. 개발 앞에 생존은 없을뿐더러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무참히 짓밟은 재개발 정책으로 소외계층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용산참사 이후 정부는 사과는  커녕 장례도 치르지 못한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고 하자 상복을 벗어야 허용하겠다, 한다. 그들은 헌법에 근거한 평화적인 표현수단마저 가로막고 있다.


  강압적인 지배 이데올로기로 사회를 집어삼키는 ‘악어’는 YTN을 시작으로 언론을 다스리고 있다. 얼마 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제기한 'PD수첩‘을 핑계 삼아 MBC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고 담당 PD는 연행이 되었었다.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시원한 입담을 보여주었던 신경민 앵커는 교체되었고 ’악어‘가 투하한 낙하산 인사들이 곳곳에 배치되며 진실의 입을 막아버리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거짓말을 확성기처럼 읊어대는 찌라시 족벌신문들은 기고만장하다. ‘진실을 말할’ 언론은 죽은 새의 영혼처럼 하늘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위에 나열한 사건들은 작년 한국사회를 가득 채웠던 촛불이 잠시 수그러든 사이 벌어진 일들이다. 자신을 잡아먹을까봐 물속에 숨은 ‘악어’는 조용히 수면 위를 올라와 더러운 이빨로 이곳저곳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올해 들어 노동자들을 21명이나 구속시켰고, ‘상습 시위꾼’을 색출하겠다며 70여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또한 촛불을 막겠다고 고성능 시위진압차를 개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들은 끊임없이 날개 짓을 하며 제2의 촛불을 피어 올리고 있다.



  5월. 이제 다른 세상을 그리기 위해 촛불을 들어야 한다.

  작년, 촛불의 거대한 저항이 우리에게 준 자신감은 큰 횃불이 되기 위해 부단히 날갯짓을 하고 있다. 4월 29일은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짝도 나서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게 저항의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5월 1일 세계 119주년 노동절을 기념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5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촛불정신 계승, 민생살리기, 민주주의 살리기, MB정권 심판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5월 2일 촛불 1년이 되는 날에도 ‘죽지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들 것이다. ‘다른 세상’을 그리기 위해 촛불을 들고 다시금 광장을 가득 채울 그 자리에 함께해야 하지 않을까?


  살 권리, 정당하게 일할 권리,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찾기 위해 모이는 이 자리에 성소수자들도 함께해야 한다. 살기 팍팍하고 민주주의, 인권이 땅에 떨어지는 역사 속에서, 성소수자들은 ‘도덕, 윤리’의 가치를 앞세우는 기득권 세력에 의해 희생양이 되어왔다. 거꾸로 가는 시계를 바로 잡아 성소수자가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시 거리에 함께 서야 한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기 위한 자신감을 촛불 속에서 되찾아야 한다. 5월 다시 피어오를 촛불은 학생, 노동자, 서민, 빈민, 농민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은 물론 성소수자들에게도 그만큼 중요하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4월 29일, 5월 1일 그리고 5월 2일... 촛불 속에서 저항의 정신을 이어갈 것이다. 또한 5월 30일, 퀴어퍼레이드에서도 성소수자를 둘러싼 차별적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 함께 싸울 것을 호소할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다른 세상은 촛불과의 연대를 통해 그리고 성소수자들이 직접 거리에서 행동할 때 얻어질 수 있다. 잔인해지는 ‘악어’에게 반격을 가하고 소중한 승리를 얻기 위해 분주해질 5월, 우리 함께 촛불을 들자.



장병권 _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




<< 무지개 깃발과 함께 촛불을 들자!!    _   일정 알림 >>

** 용산 참사 100일, 범국민추모대회 _ 4월 29일(수) 오후 7시, 시청광장

** 119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 촛불정신 계승, 민생살리기, 민주주의 살리기, MB정권 심판 범국민대회
    _ 5월 1일(금) 오후 3시, 시청광장

** 용산참사 범국민추모대회 및 촛불 1년 집회 _ 5월 2일(토) 오후 5시, 서울역 광장

*** 시간 및 장소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함께하실 분들은 0505-990-9982 (사무국장 핸드폰으로 연결) 전화를 주시거나
      집회 장소에서 무지개 깃발을 보고 다가와 주세요~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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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9 13:57 신고 [Edit/Del] [Reply]
    서울의 거리에서 변혁의 가능성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일어서는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바로 몇 년전 그런 이유로 서울 한복판을 '탈환'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탈환이 있고 나서도 거리는 민중의 것이 되지 않았다. ... ...

    두 젊은이의 주검을 안고 거리로 진출했을 때 우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강군의 주검을 안고 이제 다시 거리로 진출해야 할 지금 우리의 전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강내희, 1991)



    18년 전 글임에도, 지금 다시 읽으니 바로 오늘날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옮겨봅니다.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직접적인 실천이 요구되는 시기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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