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월 16-17일 서강대학교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이 주최한 “2013 LGBT인권포럼 일단 진정하고 오세요"가 열렸다. 무지개행동은 2007년 차별금지법 투쟁을 계기로 탄생한 성소수자 운동 연대체로, 2011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후퇴에 맞선 점거농성을 이끌었고 성소수자 운동의 의제와 쟁점을 토론하는 LGBT인권포럼을 개최해 왔다.
 
다섯 번째를 맞는 LGBT인권포럼은 매년 증가하는 참가자들과 함께 성소수자 운동의 성장과 저변 확대를 보여줬다. 올해는 이틀간 3백 명 이상이 등록해 성소수자 운동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계속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3년 성소수자 운동을 전망하며 과제에 대해 토론한 ‘전체토론’을 비롯해 13개의 토론과 이야기방에서 교육과 노동, 에이즈부터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활발한 토론이 오고갔다. 올해는 처음으로 LGBT 관련 연구자들의 연구 발표도 이뤄졌다.
 
규모가 커진 LGBT인권포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젊음과 활력이었다. 참가자 대다수가 젊은층이었고 청소년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청중의 토론 참여도 매우 활발했다.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 이야기방에 많은 참가자가 몰리며 새로운 주체 형성과 다양한 의제에 관심이 높아진 것도 알 수 있었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사회 운동 분야의 인사들이 패널로 참여한 것도 인상 깊었다. <여성/청년/비정규직/성소수자/이주 노동운동의 경계를 넘어> 섹션과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학교 만들기>섹션에 참여한 연사들의 면면을 보면 성소수자 운동의 높아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과 상관 없이 인권과 성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서는 사회와 삶의 모든 측면이 변화해야 하기에, 성소수자 운동이 다른 사회 운동들과의 접점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안전한 학교 만들기’ 토론에서는 패널과 청중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전체 토론으로 진행된 <2013년 성소수자 인권운동 무엇을 준비해야할까>에서는 친구사이(기즈베),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오김), 동성애자인권연대(곽이경),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채윤)의 주요 활동가들이 박근혜 정부 집권에 따른 영향과 변화를 전망하고 성소수자 운동의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발표자들은 대체로 박근혜 정부 집권으로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고 봤지만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권을 거치며 동성애혐오 세력의 공세가 강화된 시기에도 성소수자 운동이 위축되지 않고 성장한 데 따른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연대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안전’이나 ‘법치’가 강조되며 인권을 후퇴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공동 대응, 진보진영 공격에 맞선 연대가 필요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에 함께 맞설 연대세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성애혐오 조장에 앞장서고 있는 기독교 우파에 맞서 진보적이고 성소수자에 우호적인 기독교 세력을 형성하고, 사회운동 안에 존재하는 동성애혐오에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와 인권을 위한 법제도 마련이 여전히 절실한 상황에서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정치에 대한 고민도 드러났다. 그간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해온 진보정당들이 분열하고 공격 받으면서 약화된 현실에 따른 성소수자 정치세력화 전략에 대한 평가와 토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청중토론에서는 지역운동과 생협에 대한 높은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고, 퀴어문화축제가 서울문화재단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우리는 강경 우파 집권 아래 동성애혐오 공세가 강화되면서 지역 등 다양한 전선에서 드러내기와 억누르기가 경합하는 상황을 마주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LGBT인권포럼에서 볼 수 있었듯 성소수자 운동은 성장하고 있고 움츠러들지도 않을 것이다. 곽이경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LGBT인권포럼의 참가자 수와 성소수자 단체 회원들이 늘어나는 상황은 성소수자들이 ‘조직된 운동’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에 따라 성소수자 운동이 과제를 추상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화하는 시도가 필요해진 것이라고 말한다.
 
2013 LGBT인권포럼은 이제 성소수자 운동이 사회운동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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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모리
    2013.03.14 23:38 신고 [Edit/Del] [Reply]
    이주사님 이 글 너무 깔끔하게 잘 쓴듯. 문장강화는 이미 완료 된 것인가!!! (뚜둥!)
  2. 모리
    2013.03.14 23:39 신고 [Edit/Del] [Reply]
    인권포럼은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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