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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소식/국내 인권소식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 호시연 캠페인 스케치

by 행성인 2014. 4. 1.

오소리(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호모포비아 치유를 위한 시민연합(호시연) 캠페인



지난 3월 1일, ‘호모포비아 치유를 위한 시민연합(이하 호시연)’이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서 호모포비아 반대 캠페인을 벌였다.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 캠페인은 호모포비아는 용인 받아선 안 될 폭력임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호모포비아 반대 백서



호시연은 개인 간 네트워크 연대체로 2013년 12월 처음 만들어졌으며, 현재 9~10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또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stop.hate.kr)와 트위터 계정(http://twitter.com/homophobia_out)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호시연이 만들어진 계기는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 연합(이하 바성연)’이 동성애자에 대한 왜곡된 캠페인을 벌이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2월 21일 홍대 H&M매장 옆에서 호모포비아 반대 백서에 서명하기, 피켓팅, 지지발언 등의 첫 캠페인을 벌인 후 3월 1일 두 번째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부스 풍경



이 날 걷고 싶은 거리에서 벌어진 캠페인에서는 입간판을 활용하여 성소수자와 호모포비아가 무엇인지 알리고, 각종 차별사례들을 모아 알렸으며, 호모포비아 반대 백서에 서명을 하면 무료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는 캠페인을 벌였다. 동의하에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하였다. 현재까지 두 번의 캠페인을 통해 무려 8백여명의 시민분들이 호모포비아 반대 백서에 서명을 해주셨다고 한다.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입간판



중간에는 지지차원에서 온 다른 단체 소속 분들의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노래하는 제구’가 첫 공연을 맡아주었다. ‘노래하는 제구’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노래들을 열창하며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노래하는 제구님 공연



이어 자캐오 신부님(대한성공회 서울교구)의 발언이 계속됐다. 자캐오 신부님은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알았을 때 사람들은 보통 신기해하거나, 움찔거리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이렇게 대한다고 생각해보라.” 라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길 부탁했다. 또 “신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삶의 이유를 주셨다. 다른 사람에 의해 그 사람의 삶이 규정받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의 삶을 규정할 수 없다. 내가 성소수자를 지지하거나 연대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는 그저 같이 살 뿐이다.” 라며 종교적 차원에서의 입장도 밝혔다. 계속해서 “당신의 삶을 누군가가 규정하면 좋겠습니까? 그게 싫다면 당신도 다른 이의 삶을 맘대로 규정하거나 손가락질 하지 말아야 합니다.”라며 호모포비아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한 후 구호를 외치고 발언을 마쳤다. “혐오에는 냉정을! 사랑에는 열정을!”


다음으로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 소속이자 트랜스젠더인 지은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지은님은 “한국에서 트렌스젠더라고 하면 예뻐야한다, 섹시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트렌스젠더들도 많다.”라며 외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트렌스젠더들은 굉장히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자는 가꾸어야 한다는 말이 잘못 사용되고 있다. 가꾸어야 할 건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인 것이다.” 라며 여성차별의 문제와도 연관이 되어있다는 한국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해주었다.



참여연대 노래패 참좋다 공연



이번에는 ‘참여연대노래패 참좋다’의 지지공연이 이어졌다. ‘참여연대 노래패 참좋다’는  아름다운 하모니로 성소수자들을 격려해주었다.


계속해서 한영동, 은사자(사람을 생각하는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님의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한영동님은 “우린 모두 평등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 우리가 핵전쟁을 벌이자는 것도, 생화학 무기를 들여오자는 것도 아니다. 성소수자들이 사랑을 한들 우리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라며 성소수자의 사랑도 이성애자의 사랑과 다름이 없음을 말했다. 그리고 “끝으로 또 다른 비극은 침묵하는 사람들이다. 함께 할 때면 혼자일 때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라며 침묵하지 말고 성소수자와 함께 할 것을 호소했다. 다음으로 은사자님은 “호모포비아들은 ‘성소수자를 치유해야한다, 성소수자는 권리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라고 한다. 성소수자들이 이런 사회에서 살면서 어떻게 아프지 않을 수 있을까?”라며 성소수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가 성소수자를 아프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레와 우야 공연



이번에는 하레와 우야의 신나는 공연이 이어졌다. 하레와 우야는 기존에 있던 노래의 가사를 개사하여 재치있고 유머스럽게 사회를 풍자하며, 성소수자의 삶을 노래하였다.



멋진 발언을 해준 임양



끝으로는 임양(동성애자인권연대 및 호시연 캠페인단)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임양님은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고정된 성역할로 인해 편견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 이 편견 때문에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반적이라는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라며 성소수자 혐오의 원인을 되짚어주었다.


이 날 캠페인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재미있는 상황도 많이 벌어졌다. 길을 지나가던 끼가 넘치는 대여섯 명의 성소수자인 학생들이 자신들도 공연을 하면 안 되겠냐며 공연을 자처하며 나섰고, 인형 옷을 쓰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민도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며 응원해주었다.



성황리에 진행된 캠페인



캠페인을 주도한 상근(동성애자인권연대 및 호시연 캠페인단)은 바성연의 캠페인을 보며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할 필요성을 느꼈고, 일반 시민들과 같이 하는 캠페인을 원했다고 한다. 캠페인을 같이 할 사람을 모집할 때 무려 3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이하자는 의사표현을 했다고 한다.


특히나 이번 캠페인 때는 비활동가의 자발적 참여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용기를 갖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소셜 펀치로 기금을 모집 중이며, 아는 단체에게 메일링을 통해 후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후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번 캠페인 같은 방식 말고도 색다른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호시연의 활약을 기대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