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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와 노동

혐오로 얼룩진 부당해고를 고발하며

by 행성인 2015. 5. 11.

이성근(알바노조 조합원)


사진 출처: http://queer.or.kr/xe/board_MClN68/708


저는 작년 대구 퀴어문화축제 때 자원봉사자로 참석 하게 되었습니다.
축제가 끝난 4개월 뒤인 10월,같이 일하던 동생이 모든 알바생들과 사장,사모가 있는 회식 자리에서 제가 게이라고 아웃팅을 했습니다. 그 자리는 순간 조용해졌고 결국 나는 해고를 당했습니다. 현재는 임금 5개월 치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장이 해고한 이유는 제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매일 가게를 찾아가 해고에 대한 사과와 밀린 임금을 달라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각종 혐오발언과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뿐이었고 결국 너무나도 분하고 억울해서 저를 아웃팅 시킨 동생도 동성애자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지금 더 이상 동성애를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했고 결국 사장은 그 동생 말을 믿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동생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와 함께 가게에 찾아갔습니다.
동생은 사장한테 그 남자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고 소개 했습니다.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사장의 말에 저는 어떠한 남자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적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였지만 믿지 않았습니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전 가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가게에 잠시 오라는 것이었다 저는 그때 가게에 찾아갔습니다.

저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해고 한 것을 사과하고 밀린 임금을 달라고 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혐오적인 발언 뿐 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장에게 지금 노무사 한분 이랑 이야기하고 있으니 그분하고 해결 해달라 이야기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사장은 50만원을 던져주고 각서 한 장을 요구했습니다. 그 각서 내용은 제가 밀린 임금을 다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5개월 치 월급 고작 50만원 말도 안되는 소리었지요.

성소수자 라고 해고를 당해야 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결국 저는 혼자서 끙끙 앓고 있다가 작년부터 다양한 성소수자 행사, 인권연대 행사 그리고 페이스북에 결국 제가 당한 억울한 해고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여러 단체와 함께 힘을 합쳐 대응 방법을 알려준 덕분에 사장한테 밀린 5개월 임금을 모두 받아냈습니다. 돈은 받았지만 정식적인 사과는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끝내지 않을 것 입니다. 그동안 제가 받은 혐오적인 발언들을 녹음해두었으니 법적인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을 것 입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묻습니다. 왜 이 사실을 이슈화를 하려고 하는지. 그럴 때 마다 똑같은 답변을 해왔습니다.
성소수자도 일할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고. 그리고 더 이상 나처럼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 문제를 더욱 이슈화 하려고 한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