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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행성인 활동가 편지

[활동가 편지] 안녕하세요~ 푸릇푸릇...하고 싶은 사과 입니다!

by 행성인 2016. 4. 14.

사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

 

 

 

 

안녕하세요! 청소년인권팀 담당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사과입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았던 2년 전, 처음 행성인에 발을 들였습니다. 2014년 초 철도총파업 때 우연히 무지개 깃발을 보고 활동가분들에게 말을 걸고 순두부를 같이 먹은 게 첫 기억이죠. 하지만 우연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말도 있잖아요! 운명적 만남 이후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로써 행성인의 많은 팀 중에서도 청소년인권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토크파티, 캠페인도 기획하고 행성인 행사도 이것 저것 참여 하다보니 어느새 운영위원까지 하게 되었네요.

 

성소수자 인권의 암흑기라 불리는 시절입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는 오히려 수년 전보다 후퇴했고, 기독교 세력의 혐오는 성소수자 이슈가 가시화되는 것과 비례해 더욱 강하고 치밀해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더욱 안타까운 점은 성소수자 혐오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청소년이 종종 이용된다는 점입니다. 혐오세력들은 청소년을 미숙하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존재로 보며, 보호라는 명목 아래 청소년의 권리와 결정을 무시하고 혐오를 호의로 포장합니다. 특히나 TV 드라마 등에서 성소수자들이 다뤄질 때면 으레 나오는 목소리가 청소년에게 교육상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그저 특이한 무언가에 물든 수동적인 존재로 그리며 정작 당사자의 생각과 결정은 무시합니다.

 

이렇게 핍박받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청소년을 미숙한 존재로 보는 시선을 타파하며, 청소년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편견에 대항하는 곳이 바로 청소년인권팀입니다. 이렇게만 말하면 좀 딱딱하지만 놀기도 잘 놉니다. 돈 많이 들여 놀 순 없지만 최소비용으로 최대의…아무튼 재미도 있습니다!

 

얼마 뒤, 23일 일요일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고 육우당 13주기 추모 행동의 일환으로 캠페인 ‘무지개, 그 속의 청색’ 이 있습니다. 청소년인권팀이 준비한 각종 부스행사, 굿즈 판매, 그리고 문화제와 행진이 있을 예정이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17일에는 캠페인 준비물 만들기 모임도 있으니 그것도 참여해주세요!

 

故 육우당 추모 행동 이후에도 청소년인권팀은 청소년 성소수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 청소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토크파티, 외부 캠페인 등 많은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비청소년, 비성소수자 분들도 얼마든지 참여를 환영합니다! 사실 약간 인력난 이에요…(눈물)

 

청소년 성소수자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존재입니다. 사회로부터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성소수자 그룹 내에서 조차 나이를 이유로 오해 받고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인권팀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운영위원으로서 청소년인권팀이 그런 공간이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툴지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