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6월 회원모임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아무래도 '여/성혐오에 함께 맞서기' 라는 주제가 현안을 다루는 이슈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다. 행성인 교육장 의자가 부족할 만큼 많은 참가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다행히 나는 일찍 와서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늘의 이야기손님은 타리(퀴어활동가, 장애여성공감)활동가였고, 나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님이 진행을 맡았다. 


 

자리를 가득 채운 참가자들

 

회원모임 제목이 ‘여/성혐오’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논의의 대상을 여성에 국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타리 활동가는 성적 규범과 성을 바탕으로 한 혐오선동이 어떻게 여성 뿐 아니라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언어를 제한하고 가로막는가를 물으며 발제를 시작했다. 내용은 여성혐오 뿐 아니라 성소수자 혐오, 장애와 HIV/AIDS 혐오를 교차하며 혐오담론을 조망하고 있었다. 

 

타리 활동가는 강남역 사건을 예로 들며 여성혐오가 어떻게 생산되고 어떻게 다가오는지 이야기했다. 먼저 경찰이 사건을 미흡하게 다루면서 사회적으로 여성혐오 담론이 퍼지는 것이 방지된 측면이 있음을 조명했다. 사건 이후 대중들은 여성혐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페미니즘은 대중 운동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전에는 성소수자 운동 내에서 페미니즘을 얘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반면, 대중적 흐름을 통해 만나는 경험이 늘고 있다는 분위기는 근래의 현상이다. 그러나 동시에 반목하는 사례도 늘었다. 타리 활동가는 게이들을 향한 혐오표현과 게이 내부의 여성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에 대해 물음을 던졌다.
 
성소수자 혐오에서 가장 처음 조명받은 것은 성소수자들의 섹스고, 특히 남성 동성애자로 부각된다. 타리 활동가는 동성애를 성중독으로 명명하며 정신질환으로 낙인찍는 시도를 강남역 사건과 병치한다. 가해자의 정신병력을 문제삼으며 ‘병리’라는 낙인을 찍어 격리시키려하는 점에서 두 사건이 겹쳐진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소수 차별선동세력이 들고 나오는 문구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전문가들이 국립보건센터, 성중독치료집단 등과 함께 세미나를 여는 상황이나, 국가가 치안과 형사처벌이라는 방식으로 역할을 규정하는 상황은 여성혐오나 성소수자 차별 담론을 성찰하는데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타리 활동가

이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HIV/AIDS에 대한 국가의 태도다. 여기에는 전파매개행위금지조항이 있는데, 이는 실제 바이러스가 전파되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감염인의 성관계 방식과 가능성을 규제한다. 단지 예방을 위한 조항이라면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처벌이 적용되어야 할텐데, ‘섹스한 감염인’에게 형벌을 내리는 근래의 상황들은 질병에 대한 낙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타리 활동가는 이러한 태도가 여타의 성병과 전혀 다른 방식의 규제이며, 오히려 낙태를 다루는 국가의 방식과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낙태죄나 전파매개행위금지조항 위반죄로 고발하는 사람이 당사자의 성적 파트너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리 활동가는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커뮤니티 내부의 낙인과 자기혐오, 우리 안의 성혐오를 다시 조망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 식의 성소수자들이 아직도 조사받고 감금되는지 알고 있지 못하고,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섹스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섹스가 규제되고 논의되는지 더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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