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

 

 

 

 

안녕하세요 노동권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라마라고 합니다.

 

모르는 분들에게 제가 행성인 활동을 하는 이유를 쓰려고 보니 제가 처음 단체 활동을 시작했던 일이 먼저 생각납니다. 제가 처음 벽장을 나온 건 2014년 봄이었습니다. 당시 갔던 첫 행사는 특이하게도 기륭전자분회 간담회였습니다. 이 편지를 읽으시는 분들에게 벽장문을 열려고 나간 곳이 노동조합이라는 이야기는 아마 생소할 듯 합니다.

 

당시엔 ‘난 노동조합에 가면서 겸사겸사 성소수자들을 보는 것뿐이야!’라고 자기 최면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 집회현장을 기웃거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노동조합 간담회가 성소수자들을 보는 것보다 마음 편하다고 생각했던 거겠죠. 그러나 성소수자들과의 첫 만남은 생각보다 싱거웠습니다. 내심 성소수자들의 ‘특별한’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기왕이면 잘생긴 남자도) 대학 때 경험했던 노동조합 간담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요.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엄청 특별해서 이 사회를 망하게 할 거라고 호들갑 떨곤 합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2년여 활동기간 속에서 제가 느낀 건 ‘뭐 별거 없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제 주변엔 술 마시며 놀다가도 바보같은 소리를 하기도 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땐 서로를 위해 울어주기도 하는 정말 별거없는 평범한 사람들뿐입니다. 어떤 때는 이런 사람들과 뭘 해보겠다고 같이 다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뭐 별거 없네’라는 그 생각이 참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스스로, 나아가 우리가 ‘남들보다 특별하지 않다’ 라고 생각할 때 비로소 보고 겪을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바로 나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간 그 자체. 그리고 나 스스로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서 대우받는 경험. 이게 바로 제가 행성인 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당신과 행성인에서 평범한 사람들끼리의 경험을 더 쌓아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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