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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행성인 활동가 편지

[활동가 편지] 새로운 임무를 획득하였습니다

by 행성인 2016. 10. 20.

츼팍(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국퀴어모여라)


 

 

안녕하세요. 행성인 소모임 전국퀴어모여라(이하: 전퀴모)에서 활동하고 있는 '츼팍'입니다. 행성인에 가입한지는 1년정도 되었고 대전에 살고 있습니다. 행성인과의 인연은 Roza keun님의 술자리 영업을 통해 후원정도만 해야지 하고 별 생각 없이 가입서를 작성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던 중 행성인분들의 여행에 동참하게 되면서 친분을 쌓아가게 되었습니다.

 

대구 퀴어퍼레이드 당시 행성인 부스에서 뭐 도와드릴게 없나 하고 기웃거리다가 뱃지를 팔고 계셔서 옆에서 조금씩 도와 무지개 뱃지를 팔았습니다. 사람들이 무지개 뱃지 하나를 사갈 때마다 뭔지 모르게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성소수자든 아니든 무지개 뱃지를 전파하는 것이 제가 게이로서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열정적으로 장사(?)를 했던 것 같네요. 행진을 무사히 마치고 대전으로 왔을 때 느낌은 잊을 수 없습니다. 저의 첫 퀴어 축제였고 나이가 들면서 게이로 살아가는 것에 지쳐있을 때 '너도 당당하게 잘 살 수 있어. 그리고 너와 같은 사람들도 많이 있어. 힘내!' 라고 격려해 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있어 무료했던 제 생활에 활력을 찾아주었습니다.

 

전국퀴어모여라에서는 제가 특별히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내가 전퀴모인지도 몰랐어요. 그냥 술 모임인줄...) 대전에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스텝으로 작게나마 도와드리게 되었고 그것이 대구 방문으로 이어지게 되고 최근엔 <불온한 당신> 상영회까지 돕게 되었네요. 전퀴모는 단순한 친목 모임인줄 알았는데 지방에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뜻 깊은 역할을 하더군요. 가볍게 후원이나 할까 하던 것이 전퀴모의 스텝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퀴어,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퀴어로서 살아가기 위한 재사회화를 경험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비록 혐오하는 분들도 있고 무관심한 분들도 있지만 언젠가는 당당히 동성 애인을 소개하고 결혼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리라 믿고 조금씩 그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