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퐁(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 인권팀)

 

 

안녕하세요, 여러분!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청소년 인권팀과 세미나 소모임 ‘퀴어들의 스터디’에서 활동하고 있는 ‘퐁퐁’ 이라고 합니다. 닉네임이 통통 튀고 참 귀엽죠? 그래요, 실제로도 제가 좀 귀엽답니다. 이렇게나 귀엽고 발랄하기만 한 저의 모습을 보고서 많은 분들이 인권 활동에 있어 진지함이나 사명감이 부족하다고 오해하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빈곤한 계층으로 분류되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연로하신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지체장애와 건강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시고 아버지께서는 건설 현장 노동자로서 벌어들인 수입보다 도박에 더 큰 돈을 들이붓는 도박벽이 있으셨죠. 가정폭력으로 인해 가족간 사이도 매우 나빴지만, 저는 벽에 녹물이 흐르는 이전 집에 살 때도 많은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여 놀 곤 했습니다. 저는 그저 노는 것을 좋아하는 활발한 아이였거든요.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 너 이런 곳에 살아? 너네 엄마는 목소리가 왜 그래? ”

 

태초부터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라온 저는 그것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고, 집의 상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데려올 때마다 나타나는 한결 같은 반응에 저는 점차, 저와 같은 ‘부류’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설상가상’ 제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다수로부터 소외되는 것이 두려웠던 저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 나 자신도 잃어버린 길목에 본래의 모습을 숨겨버렸습니다.

 

제겐 언어가 필요했습니다. 끝없는 어둠 속에 숨은 나를 불러 깨워주고, 저들이 세운 벽에 내던질 언어라는 돌덩이가 필요했습니다. 내가 게이같다고 따돌림 받는 것이, 우리 엄마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놀림 받는 것이, 가난이 허물처럼 여겨지는 것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혐오와 당당하게 맞서 싸울 때 필요한 도구가 없었던 것이죠. 그렇게 마냥 흘러가는 삶에 몸을 맡기다 대학생이 된 저는 우연히 여성학에 관련한 교양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강의 내내 교수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제 피부에 닿아 녹아 들어가는 듯 했고 그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 이것이 내가 그토록 배우고 싶었던 언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세상의 벽에 내던질 돌이다.

 

저는 필사적이라고 수식해야 할 만큼 수업에 열심히 임했고 교수님과 친해졌습니다. 조심스럽게 인권활동을 시작해보고 싶다고 말한 제게 교수님은 인권단체 몇 군데를 소개해주셨고, '일단 배우자'는 생각에 그 중 청년법률인권공동체 ‘두런두런’에 들어가 다양한 인권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 만난 ‘신다애’님을 통해 행성인까지 오게 되었고, 지금은 활동가로서 함께 행동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을 중점으로 공부하던 저는 요즘 퀴어이론과 군사주의, 환경정의와 노동권 등 넓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에 꾸준히 정진해야겠지요.

 

인권이라는 언어를 배우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후로 저는 ‘행복해 보인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행동하니 행복해진 것이죠. 언젠가 우울 속에 숨어버린 본래의 나를 찾았다는 사실은 제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당당한 존재로 걸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저와 함께 걷는 행성인과 활동가 친구분들에게요. 아! 가끔 활동가 친구들이 퐁당퐁당 동요를 부르면서 제 닉네임을 깜찍하게 놀리곤 하는데요. 이왕이면 앞으로는 이렇게 해주세요.

 

“ 퐁퐁 당당 돌을 던지자! “

 

앞으로도 있는 힘껏, 혐오라는 세상의 벽에 당당히 맞서 던지겠습니다. 행동하면 행복해집니다. 함께하는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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