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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활동

변화를 갈망하는 2017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행성인의 투쟁 결의문

by 행성인 2017. 2. 20.

※편집자 주: 행성인은 17년 2월 18일 열린 정기 회원총회에서 20주년을 맞이하는 투쟁 결의문을 함께 낭독하며 2017년을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활동하며 보낼 것인지 결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변화를 갈망하는 2017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행성인의 투쟁 결의문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분노와 기대는 거리를 가득 메운 촛불의 함성으로, 2016년을 지나 2017년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맞이한 변화는 그간의 투쟁과 연대가 만들어온 결실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로 점철된 보수정치세력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나기 전부터 우리는 거리 위에서 혐오와 차별 없는 사회를 외쳤다. 행성인은 사회 변화와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함께 해 왔다. ‘행동하는 성소수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몸소 실천했고, 깨달았다.

 

우리의 행동은 단지 정권퇴진을 염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르고 낯선 존재, 약하고 작은 존재들이 배제되지 않을 때만이 변화는 가능하다. 여성, 장애인, 청소년, 성소수자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와 연결됨으로써 우리는 인권을 외칠 수 있다.

 

2017년은 행성인이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행성인은 지난 1997년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으로 출발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부당한 체제와 사회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고 실천해왔다. 지난 시간동안 우리는 혐오와 차별에 분연히 일어나 행동할 때만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쌓아왔다. 투쟁과 연대의 시간은 행성인의,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로 새겨졌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가져온 세상의 변화 너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성소수자 운동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게 차별과 억압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우고 연대하며 20주년을 축하할 것이다. 보다 즐겁고 단단하게 싸울 것이다. 성소수자 혐오를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활용해 인권과 복지의 후퇴를 가져온 극우 정치 세력이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강력한 연대와 행동을 구축할 것이다. 군형법상 ‘추행’죄, 에이즈 예방법 상 전파매개행위 금지조항 등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뿌리내린 체제에 맞서 싸울 것이다. 성소수자의 삶을 개선하고, 동등한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별금지법과 혼인평등 등 제도적 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성소수자 공동체의 결속과 관계를 다지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더 많은 이들의 연대와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행성인은 변화를 염원하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성소수자 인권의 플랫폼이다.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공론장을 만들고, 이를 거리 위에서 외치는 공간이다. 2017년 행성인은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성소수자 존재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드러낼 것이다. 저마다의 존엄을 지지할 수 있는 평등한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은 더욱 넓고 단단해져야 한다. 안정적인 운영구축과 자원 확보는 이후의 투쟁과 연대를 위한 기반마련으로서 과제가 되었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2017년, 행성인은 박근혜 정권의 위기를 계기로 조직된 보수우익 및 혐오세력의 정치적 위기와 이합집산 그리고 정치권력의 다툼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더욱 더 지혜와 힘을 모아 성소수자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진정한 변화와 대안이 실현되도록 투쟁을 계속할 것을 결의한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운영구조를 만들고, 보다 많은 성소수자들을 조직하며 거리 위에서, 온라인 네트워크 공간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이다.

 

2017년 2월 18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년 정기 회원총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