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단체에 가입하고 회원으로 활동을 해도 그 단체에 대해 모든 것을 알게되는 건 아니다. 각자가 참여한 프로젝트나 팀에서의 일을 제외하면 사실 단체의 다른 활동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모두가 모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게 함께 있어야 ‘우리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이 곳은 어떤 성격의 단체다’라는게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인사들도 참여하는 후원 행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단체는 어떤 공동체로 받아 들여지는가를 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6일에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후원주점 <행성인 20주년 응원파티 - 항상 엔진을 켜둘게>가 있었다. 무려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그래서인지 행사장을 찾는 마음이 들떴다.

 

행사장에 온 참여자들은 로비의 포토월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장애여성공감 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 분들이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부 행사 사회를 맡았던 에디와 은찬도 멋지게 포즈~!

 

응원 파티에 온 분들을 제일 먼저 맞이한 로비 담당들.

 

행사장에서는 퀴어 굿즈 바자회도 진행되었다.

 

 이전에 사진으로 확인한 행사장은 무척이나 넓고 쾌적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 휑하면 어쩌나’하며 내심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행사장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익숙한 얼굴들이 테이블 사이를 분주하게 움직이며 서빙을 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몇 시간 뒤에 내가 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되기도 했지만, 테이블을 마주하고 웃음 소리를 높이며 행사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

 

 

1부 사회를 맡은 이경 님, 씨래 님

 

1,2부 행사에는 모두 수화통역사님께서 함께하셨다. 수화통역사 김철환 님.

 

1,2부 행사에는 모두 수화통역사님께서 함께하셨다. 수화통역사 박미애 님.

 

응원 파티장을 가득 메운 분들! 이 반대편으로 이보다 많은 분들이 더 계셨다. ^^

 


 그리고 마침내 시작된 1부 행사. 행성인의 각 팀과 소모임에서 촬영한 축하 영상들이 공개되었다. 사실 나도 팀원들과 저 영상을 찍으며 다른 팀과 컨셉이 겹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놀랍게도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각양 각색의 방식으로 행성인의 20주년을 축하하는 영상들을 보며 우리 회원들이 이렇게 끼가 많은 사람들임을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감탄하기는 아직 일렀다. 몸짓패와 신생 노래패의 공연이 이어졌고, 활동하랴 자기 생활하랴 바쁜 와중에 어찌 준비했을까 싶을 정도로 훌륭한 무대가 펼쳐졌다. 여느 단체들도 그렇겠지만 이렇게 재능이 넘치는 회원들과 함께 한다는게 참으로 복이다 싶었다.

 

 

노래패 결성 후 첫 공연이었던 행성인 20주년 응원파티!

 

 물론 공연엔 행성인 소모임만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장애여성공감의 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의 합창 공연, 드랙퀸 ‘허리케인 김치’의 공연, 여성퀴어댄스팀 ‘큐캔디’의 춤 공연도 행사에 함께했다. 무대는 때로는 감동적이고 흥에 넘쳤으며 즐거움에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일곱빚깔 무지개가 불렀던 노래의 가사들은 하나하나 모두 마음에 와닿았으며, 허리케인 김치는 서빙을 해야한다는 나의 본분도 잊고 볼 정도로 넋을 빼았는 무대를 보여줬다. 특히나 큐캔디의 공연 때는 평소 내가 ‘선생님’이라 불렀던 분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춤을 추는 진풍경(?)을 목격하기도 했다.(여담이지만 사람들이 큐캔디의 무대에 너무 집중하느라 주문을 하지 않아서 잠시 서빙을 쉴 수도 있었다)

 

장애여성공감 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의 멋진 무대!

 

응원 파티 무대에 환호하는 관객들


 공연팀들이 각자의 재능으로 행성인의 20주년에 함께 해 주는 동안, 발언을 통해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 분들도 있었다. 전장연 이형숙 공동대표는 광화문 역사에서의 장기간 농성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끝까지 갈수 있었고 그 곳에 행성인도 있었음을 이야기 해주었다.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을 받으며 많은 소수자들의 인권을 생각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위치는 달라도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전했다. PD수첩 ‘성소수자 인권 나중은 없다’편을 제작한 이영백 PD는 촬영 당시 대한민국이 9년 동안 많이 퇴보했지만 성소수자들 만큼은 한 발짝씩 앞으로 나와 있음을 느꼈다는 말을 전하며, 공영방송 정상화 시민 모임 때 크게 휘날리는 무지개 깃발에 큰 감사함을 느꼈다고 이야기 했다.

 

전장연 이형숙 공동대표님께서 행성인 20주년을 웃으며 축하해주셨다.

 

 

파업중에도 달려와서 행성인 20주년을 축하해주신 이영백 PD님.

 

 

 또한 섬돌향린교회의 임보라 목사는 이 사회에서 행성인의 다양한 연대 활동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성소수자의 인식과 제도를 바꾸어 나가는데 행성인의 흔적이 작지 않았으며, 그 기운이 현재 종교계가 마주한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내는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미니스트 교사인 진냥 선생님은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교육을 한 후 겪은 고충을 이야기 하며 행성인이 30주년, 40주년을 맞아 페미니즘적이고 퀴어한 수업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님께서 행성인 20주년 축하 인사를 전해주셨다.


 이처럼 행성인 20주년 응원 파티에서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단체가 사람들과 끈끈이 다져온 연대였다. 누적 인원 천 명 가까운 사람들이 응원 파티장을 가득 메웠다. 파티에는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일사분란하게 행사장에서 움직이던 많은 회원들이 있었고, 그 와중에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던 팀들이 있었다. 또한 행성인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함께했던 다양한 투쟁의 현장에서 온 연사들도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20주년을 맞으며 우리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성취가 아니었을까. 30주년 40주년까지도, 더 많은 회원들과 더 많은 현장에서 유대와 연대를 이어가고 싶다. 행동하는 성소수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에 더 큰 믿음을 가지게 된 뜻 깊은 자리였다.


 

행성인 20주년을 축하해주시고 후원 주점 <행성인 20주년 응원파티- 항상 엔진을 켜둘게>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 ^^ 앞으로도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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