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책읽기모임 완독)

 

 

안녕하세요. <후천성인권결핍사회를 아웃팅하다>북 콘서트의 주최를 맡은 행성인 책읽기 모임 “완독”의 회원 스텔라입니다.  제가 후기를 쓰기로 했는데 늦어져서… 막상 쓰려니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나 차일피일 미루다 이지경이 되었네요.  제 직업이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인데 항상 마감을 못지키는 편인데,, 여기서도.. 또… 하.. 죄송합니다.

 

올해 4월에 행성인의 문을 두드렸고 윤진님의 소개로 책읽기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11월달에 읽은 책이 <평등의몰락>이라는 아주 어려운 책이었는데,  독서모임이 아니면 끝내 읽지 못했을 책을 끝까지 읽었답니다. 행성인의 회원이 되면서 나의 성소수자로서의 위치와, 지금의 세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조금씩 생각의 폭이 넓어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북 콘서트는 저자이신 지승호 님과 인터뷰에 응해 주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추운 날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줘서 고맙고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행사 준비할 때 행사 안내장을 트윗 등 SNS에 올렸는데, 뒷풀이 때 참석했던 한 분이 그냥 트윗에 리트윗된 글 보고 오게됐다는 걸 듣고 너무 신기했고,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홍보글 올리면서 막연히 오면 좋겠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기대는 안했거든요. 이날도 윤가브리엘님과 곽이경님, 정욜님의 말씀을 통해 연대한다는 것의 의미를 새삼 곱씹게되었습니다. 연대한다는 것이 서로에게 잡을 끈이 되어주고 기댈 벽이 되어줄 수 있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힘이 되어주길 소망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은 과거나 현재나 끝나지 않고 돌고 도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아주 정체되어 있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속도가 어찌나 지렁이 기어가는 속도인지, 아니면 제눈엔 당장 고쳐져야 될 것이고 바뀌어야 함이 마땅한데,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별 문제가 아닌 것인지..


병원에서 HIV감염인의 진료를 거부하는 일이나, 감염인에 대한 색안경, 사람으로 보지않고 하나의바이러스, 균으로 치부하는 태도들,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장애인에 대한 차별,  자연과 동물들을 향한 폭력들이 아무 일도 아닌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여기>의 말처럼 인간이라면 당연히 요구해야 하고 가져야 할 권리를 소수이기에, 약자이기에 그 권리를 가질 시기를 유예 당해야 하며,  소리내어 말 한다고 조용히 하라고 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이전보다 혐오를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지승호님의 말씀에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성소수자와 약자들이 잘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안전하고 건강한 곳이라는 생각을 해볼순 없을까요?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약한 개체들이 수질 오염 상태의 기준이 되는 것 처럼요. 차별금지법이 아직도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이나 낙태법이 폐지되지 않고 있는 것, 군대 내 성소수자 문제들을 생각하면 우울해집니다.  사실 우울한 일은 주변에서 너무 많이, 자주 일어나는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이래가지고 되긴 하는 걸까 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윤진 님의 말 처럼 <후천성인권결핍사회를 아우팅하다>의 2쇄를 찍게된 것은 유명 서적의 35쇄 보다 훨씬 더 의미있고 즐거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의 2쇄의 의미를 작은 것의 힘, 작은 기쁨 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HIV 인권연대 나누리 +, 청소년성소수자위기센터 띵동, 성소수자부모모임, 키씽에이즈, 퀴어버스 등등의 활동이 저와 같은 사람에게 작은 기쁨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들이 모여서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길 바랍니다.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얼마의 시간이 걸릴 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 함께 시도하는 것 자체로 즐겁고,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토크 끝나고 <종로의기적>이랑 <120bpm>이란 영화가 보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졌는데 영화 정보는 있는 데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마지막으로 우리 완독 회원 님들 모두 자랑스럽고 수고 하셨어요. 이번에 행성인 역대 최고의 다과를 준비해주신 미명님! 그날 준비해 오신다고 캐리어에 먹거리를 가득 실어오시고,  센스있게 멋있는 의상과 넥타이까지 하고 오셨어요. 현수막 디자인도 맡아서 하셨구요. 북토크 뒷풀이 끝나고 귀가하는데 날도 추운데 무거운 캐리어 끌고 가시는 게 안쓰럽더라구요. 그리고 매끄럽고 프로페셔널하게 사회를 보신 윤진님! 모두 잘 끝난 것 같아 다행스럽고 기뻐요.

엉성한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독 회원분들이 후기에 그림을 같이 넣어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그림을 그리긴 했는데 좀 망했습니다. 그냥 정성으로 봐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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