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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인 활동

2014년 동성애자인권연대, 이렇게 활동하겠습니다

by 행성인 2014. 2. 26.

[편집자 주] 이 글은 2014년 동인련 정기총회에서 통과된 2014년 전망에 따른 활동 목표에 관한 글입니다. 올해도 동인련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잊지 않고 성소수자 인권을 위한 연대와 실천에 앞장서겠습니다. 


덕현(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


동성애자인권연대 2014년 활동 목표 


1. 점점 조직화되는 성소수자혐오 선동에 맞서기

- 성소수자 혐오 선동을 의견 정도로 보는 사회의 시각에 문제제기하기

- 민주주의 후퇴, 공안정국 조성, 노동자 탄압 등에 맞서는 것이 성소수자혐오에 대응하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리고 함께하기

- 종교, 교사 집단 등 보다 넓은 사회적 연대를 통해 혐오세력 대응하기

- 성소수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재밌게 혐오 세력에 맞서는 자리 만들기

 

2.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있을 수 있는 공간 만들기

- 단체 안팎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지지망 만들기

- 학교 내 성소수자 혐오적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기

- 청소년 성소수자 쉼터 건립의 기반 다지기

 

3. 더 가깝게 소통하는 동인련 만들기

- 정기 회원모임 등 회원들이 쉽게 참여하는 기회 늘리기

- 회원사업팀을 만들어 회원조직을 튼실하게 하기

- 교육 기획을 통해 회원들과 토론하는 자리 만들기 

 

1)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의 민주주의 후퇴, 복지 후퇴, 공안정국 조성, 노동자 탄압

 

지난 1년은 불법, 거짓말, 후퇴, 퇴행이라는 단어로 가득 채워졌다. 국정원과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공약 파기, 철도, 의료 민영화 추진, 민주노총 불법 폭력 침탈, 종북 마녀사냥 등 박근혜 정권의 악행들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이 같은 행보는 박근혜 정부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다. ‘비정상화의 정상화’같은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를 축소하여 공공부문의 부채를 줄이고, 민영화를 통해 공공성을 파괴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맞서 성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조직하는 활동을 벌여야 한다. 철도민영화 반대 집회에 50여명의 성소수자들이 무지개깃발 아래 모여 행진하고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정부 아래 벌어질 일들은 성소수자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이 개선되기 더욱 어려운 지형을 만들 것이다. 동인련은 올 한 해에도 인간다운 삶을 위협하는 박근혜 정부 행보에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2) 혐오가 조직화되고 퍼지고 있다.

 

혐오가 드러나고 있다. ‘김치년', ‘조선족’, '전라디언' 등 여성, 이주민, 전라도 출신에 대한 혐오발언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일부 단체에서는 이주민이나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법 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혐오가 판을 치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심각한 양극화와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속에서 우리는 모두 끊임없는 불안으로 내몰리고 있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 속에서 나보다 약한 이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혐오는 불안과 절망을 깔고서 퍼져나간다. 박근혜 정부는 그 불안을 ‘종북’ 이나 가장 만만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리는 게 편할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성소수자 혐오 세력들은 성북주민인권선언문 선포식장에 난입해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거리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인터넷 방송을 준비하는 등 점점 더 공격적으로 활동하고 조직화되고 있다.

 


3) 혐오에 같이 맞설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만들자.

 

성소수자 혐오 세력이 노골적으로 혐오를 드러낼수록 위축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재기발랄한 운동으로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혐오선동이 ‘동성애 반대의견’ 정도로 여겨지는 인식을 계속해서 문제제기해야 한다. 혐오를 선동하는 것 자체가 이미 심각한 차별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퍼트려야 한다. 혐오보다 사랑이 강하다는 슬로건으로 꾸준한 캠패인을 벌이고 더 많은 지지자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종교, 교사집단 등 구체적으로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연결고리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또한 성소수자 혐오가 다른 진보운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드러내면서 함께 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혐오 세력들은 이미 정치적인 우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성소수자 혐오에 그치지 않고, 전교조 빨갱이 종북몰이, 군사주의 옹호, 치안 국가, 정상가족 규범 강화 등을 함께 하고 있다. 진보운동에 성소수자 혐오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성소수자들에게도 다른 진보운동에 연대해야 함을 알리고 운동을 만들어간다.



4) 성소수자 운동이 지켜야 할 것들, 후퇴는 더 큰 후퇴를 불러온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에서 볼 수 있듯이 혐오세력은 성소수자 인권을 삭제하도록 적극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방송, 교과서, 국어원 등 성소수자 인권 관련 내용이 들어간 모든 곳에 항의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적극적으로 지키지 않는다면,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계속 후퇴할 것이다. 반대로 적극적으로 우리가 나서고 성소수자 인권을 외친다면, 더 큰 지지와 연대를 만들어 내는 발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것들이 후퇴되지 않도록 수세적인 방어를 넘어 적극적인 활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차별금지법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리가 없다. 동성애처벌법인 군형법 92조의 6이 폐지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성소수자 혐오에 일관되게 맞설 것이라 기대하기 힘들고 진보정당들이 약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회에 큰 기대를 하기 힘들다. 다만 몇몇 민주당 및 진보정당 의원들과 협력적인 관계를 맺고 성소수자 의제를 제기할 수는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가 있다. 작년 마포구청에서 있었던 현수막 사건과 성북구청의 인권선언에서 보았듯이 지역에서 구체적인 성소수자 이슈가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정세를 살피며 성소수자 운동의 효과적인 개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5)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힘을 받고, 목소리 낼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작년에는 육우당 10주기 추모제를 비롯해 부산 혐오성 집단괴롭힘 사건까지 성소수자 혐오성 괴롭힘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활동들이 두드러졌다. 동성애혐오집단에게 있어서 “청소년”은 여전히 중요한 고리이다. 최근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자살 시도가 이어지면서 동인련 회원들이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기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좌절하지 않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더욱 더 드러나고 권리 주장이 가능해야 한다. 동인련 내외로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동인련 차원에서라도 최소한의 위기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준비하고, 교사나 상담가 지지망 등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집단을 모은다. 또한 동인련이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쉼터 무지개스페이스 건립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사회적으로는 성소수자 혐오성 괴롭힘 문제를 비롯한 청소년 성소수자 차별에 맞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가야 한다.

 

6) 보다 많은 회원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동인련은 지난 2년간 회원 수가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활동의 가짓수와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회원들이 활동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기존의 활동들을 놓지 않고 가지고 가면서도 새로운 회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필요해졌다. 회원사업팀을 만들어 늘어난 회원들과 어떻게 함께할지 고민하고 소모임, 팀들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넓혀야 한다. 동시에 동인련이 목표와 활동에 대해 회원들과 토론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린다. 더불어 다양한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접촉면을 늘리고 인권운동의 토양을 비옥하게 할 수 있는 우호적이 관계를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