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인(동인련 HIV/AIDS인권팀)


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은 게이 커뮤니티와 에이즈의 관계를 고민하는 연속 세미나를 기획했다.첫번째 세미나 “poz(감염인)문화와 한국사회 HIV/AIDS의 온도차”에 이어. 게이, HIV/AIDS, 커뮤니티, 섹스, 차별, 혐오, 감염인, 비감염인 등의 복잡한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내보고자 한다.  


한국에서 대표적이고 가장 큰 게이 커뮤니티 사이트인 이반시티에서 에이즈에 관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유통되는지 살펴봄으로써 에이즈를 둘러싼 주요 키워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교환되는지, 커뮤니티 사람들이 에이즈에 관한 어떤 이슈에 관심이 있고, 반응은 어떤지 알아보았다.  





올해 2014년 1월 1일부터 10월 11까지 300일동안 이반시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분석하고 정리했다. 이반시티의 자유발언, 질문답변, 상담실, 4050광장 게시판에서 "에이즈", "AIDS", "HIV"를 키워드로 검색했다. 제목 검색만 했기 때문에 에이즈를 주제로 하지는 않았지만 본문이나 댓글에 에이즈가 언급된 글은 분석하지 못했다.  


 

게시판

합계

자유발언

질문답변

상담실

4050광장

키워드

에이즈

86

31

46

7

170

AIDS

3

1

1

1

6

HIV

34

6

35

5

80

합계

123

38

82

13

256

표 1 게시판 “에이즈”, “AIDS”, “HIV” 키워드 검색 결과


이반시티 게시판에는 하루 500개에서 600개가 넘는 글이 올라오지만 에이즈를 주제로 한 글은 하루에 한 개 꼴로 매우 적은 편이다. 정확히 세지는 않았지만 에이즈를 본문이나 댓글에서 언급한 글을 합쳐도 많지는 않다.  에이즈가 게이 커뮤니티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온 것을 생각하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찜질방, 성병 등의 키워드로 검색한 것까지 합치면 더 많아질 수 있다.



항목

글 수

%

질문

73

28.5%

검사

55

21.5%

정보 제공

53

20.7%

감염인감염인

20

7.8%

위험성 강조

21

8.2%

감염인임을 드러낸 글

17

6.6%

에이즈와 동성애

14

5.5%

기타

3

1.2%

합계

256

100.0%

표2 주제별 분류 결과


1) 에이즈 감염 가능성과 증상에 대한 질문


질문답변, 상담실 게시판을 중심으로 에이즈에 대한 질문이 73개로 28.5%를 차지했다. 주된 내용은은 실생활 및 성관계에서 에이즈 감염 가능성, 에이즈 증상에 대한 질문이었다. 비교적 감염확률이 높은 콘돔 없이 하는 성교, 항문성교뿐만 아니라 확률이 거의 없는 구강성교, 콘돔을 사용한 성관계에서 감염확률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또한 탑, 바텀, 올 포지션별 감염율에 대한 질문과 침과 정액등의 체액으로 인한 감염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답변들은 비교적 정확한 편이었다.


에이즈 증상에 대한 질문은 대부분 건강 상태의 이상이 에이즈의 증상인지 묻는 질문임. 피부 질환, 두통, 감기 몸살 등의 질환이 에이즈의 증상이냐는 물음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불안감에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2) 검사


검사에 관한 글은 55개로 22%를 차지했다. 주된 내용은 검사에 대한 문의나, 경험담, 입대나 수술 전에 검사를 하냐는 물음이었다. 검사에 대한 문의는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검사소에 대한 문의나, 결과가 빠르게 나올 수 있는 검사에 대한 문의, 같이 검사를 받으로 가자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검사에 부담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고 혹시 양성으로 나오면 어떻게 하냐는 고민고 많았다.


검사를 받고 나서 쓴 글도 많았는데 주로 음성으로 나온 사람들이 짧게 후기를 올리는 경우였다. 보건소에서 검사 받았다는 비중이 아이샵이나 병원에 비해서 컸다.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느낀 초조함, 병원에서의 차별, 보건소의 경우 기다리면서 느끼는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많았다.


입대나  수술 받는 과정에서 검사를 하냐는 질문도 많았고 군대에서 감염이 밝혀지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드러내는 글들도 있었다. 검사를 한 것에 대해서 댓글은 대부분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3) 정보 제공


정보 제공에 대한 글은 53개로 21%를 차지했다. 아이샵(동성애자에이즈예방센터)과 동인련 미트르 블로그의 에이즈 관련 글과 에이즈 관련 기사를 한 그룹으로 묶었다. 아이샵과 동인련, 미트르 성소수자 블로그에서 올린 정보들의 경우 조회수가 높지 않았고 댓글도 달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커뮤니티 게시판이므로 딱딱한 글에 대해서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올해 이슈가 됐던 에이즈 바이러스를 없애는 콘돔, 에이즈를 치료할 수 있다는 무좀약, 2014년 한해 감염이 1000명 넘게 늘었다는 기사, 말레이기 추락사건에 대한 글이 많았고 세이프 섹스에 메뉴얼과, 에이즈 치료 백신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4) 비감염인감염인의 관계에 대한 글


감염인감염인의 관계에 관한 글은 20개로 8%를 차지했다. 감염인에 대한 온정적인 반응의 글도 있는 반면 에이즈의 책임은 문란하게 위험한 성관계를 맺은 감염인 개인에게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문란하게, 구체적으로 콘돔 없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성관계를 맺어서 감염된 것이라는 글이 많았고 이에 동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주위에 감염인이 많이 늘었다며 불안감을 드러낸 글들도 있다. 감염인을 보균자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5) 위험성 강조


에이즈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강조하는 글은 17개로 7% 차지했다. 글의 수는 많지 않지만 조회수는 제일 높았다. 에이즈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특히 20대 감염율이 높다는 사실이 많이 언급됐다. 주변에 감염인이 체감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많았고 세이프 섹스와 콘돔 사용을 강조한 글들이었다.  


6) 감염인임을 드러낸 글


자신이 감염인임을 드러낸 글은 17개로 7% 차지했다. 감염 초기인 감염인들이 힘든 감정을 토로하는 글이 많았고 20대 젊은 감염인들이 대부분이었다.  


7) 게이와 에이즈


게이와 에이즈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로써 14개로 6% 차지했다. 감염인의 다수가 게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갑자기 에이즈가 찾아 올 수 있다고 말하거나 에이즈는 게이의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


동인련 HIVAIDS인권팀 월례세미나 후기


낙타(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고3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와 졸음이 밀려오는 5교시였다. 수업을 듣던 아이들이 하나 둘씩 졸기 시작하자 선생님은 갑자기 수업을 끊고 칠판 한가운데에 흰 분필로 진하게 AIDS라는 스펠링을 썼다. "너희들 이걸 뭐라고 읽는지 아냐?"라는 질문에 한 녀석이 "에이즈요"라며 대답을 하자 선생님은 다시 “그럼 에이즈의 뜻은 뭔지 아냐?”고 되물었다. 다들 머뭇거리자 선생님은 "에이즈의 진짜 뜻은, 아.이제.다.살았다의 약자이다"라고 말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실은 낄낄대며 웃는 소리로 가득 찼다. 나 역시 아이들을 따라 웃고 있었지만 교실 안을 가득 메웠던 그 웃음들이 마치 나를 향해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에이즈라는 단어는 늘 마음 한 구석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더군다나 활동이라는 것을 시작하면서 동성애자와 감염인들에 대해 편견과 혐오를 표출하는 혐오세력들을 마주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었다.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이 일어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무력해지곤 했다. 요즘 고민은 단체 활동 안에서 은연중에 입 밖으로 내뱉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 언어들이었다. 미처 불편한 내색을 내비칠 틈도 없이 지나쳐버리는 상황들을 겪으며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각자가 질병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안, 감염인과 비감염인의 관계에 대해 단체 안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던 차에 동인련 HIV/AIDS인권팀 10월 월례세미나 소식을 듣고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HIV/AIDS를 둘러싼 커뮤니티 관계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시간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게이 데이트 어플과 SNS 등 다양한 게이 커뮤니티 안에서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어떻게 관계맺음을 하고 있는지 토론했다. 이반시티의 주요 게시판 다섯 군데에서 에이즈/HIV/AIDS를 제목으로 쓴 글들을 검색하여 몇 가지의 항목으로 그룹을 지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검색 결과를 보니 가장 많은 키워드는 에이즈 감염 증상 및 검사, 정보제공에 관한 글들이었다. 여전히 커뮤니티의 많은 게이들이 에이즈를 자신의 성정체성과 밀접하게 여기고 있었다. 에이즈에 대해서 불안을 표출하는 글들이 많았고, 에이즈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각 단체나 기관에서 에이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만 조회 수가 높지 않았다. 에이즈에 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올려서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이 좀 더 수월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 다음 순위는 비감염인감염인의 관계, 에이즈와 동성애, 감염인임을 드러내는 글들이었다. 여전히 불안의 감정들이 주를 이루었다. 감염인과의 관계에 관한 글에서 온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글들도 있는 반면 감염인을 경계하고 신상을 공개하는 사례들도 있었다. 감염인을 문란하고 보복 심리에 사로잡힌 죄인으로 낙인 찍고 배제하는 글들을 보며 감염인과 비감염인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 커뮤니티 내부에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들었다. 우리나라 에이즈 감염인 대부분이 동성애자이고, 20대가 대부분이며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글이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더는 낙인의 에이즈가 아닌 관리가 가능한 질병으로 뛰어 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감염인들의 성욕에 관해, 낙인을 벗어난 에이즈, 웃음의 코드로서 에이즈에 접근하는 방식 등 많은 이야기들을 취합하기엔 능력 부족하여 이렇게 형식적인 후기를 쓸 수밖에 없음에 아쉬움을 표한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나니 세미나에 오기 전에 가졌던 혼자만의 고민을 넘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안내해야 한다는 작은 의무감을 느꼈다. 더 많은 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목소리들이 모이고, 감염 여부를 떠나 편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 내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지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같은 커뮤니티 안의 동료로서 지지해주며 감염인과 비감염인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고, 관계 맺기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서사들이 생길 때 커뮤니티가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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