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3월 31일 오전 11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선암여고탐정단> 동성키스장면 검열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날 기자회견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JTBC의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나온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문제삼으며 중징계를 예고한 것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이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발언들을 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판했다. 

 

"국가가 개인의 삶을 침해하는 것을 목도해선 안 된다."

"JTBC <선암여고 탐정단>의 동성 간 키스장면은 성 소수자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인권교육 효과가 크다." 

"동성애는 조장 가능한 것도 아니며 부도덕한 것도 아니다."

"개인의 혐오감으로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할 수 는 없다."

"공정성을 가져야 할 심의위원회가 혐오스럽고 부도덕하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편견을 가지고서만 심의를 한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다."

"심의위원들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심의해야 한다."

 

또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가자들은 재기발랄한 구호들이 담긴 손피켓을 들고 자리를 함께 해 주었다.

 

 

기자회견문 낭독 뒤에 기자회견을 마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적혀 있는 판넬에 동성 간 키스하는 사진의 스티커를 붙이고, 일부 성소수자들이 키스를 하는 등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였다.

 

 

 

 

이하는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선암여고 탐정단> 동성 간 키스신에 대한 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방송 심의 빌미로 성소수자 혐오발언 쏟아내는 심의위원을 심의하라!
동성 간 키스 중징계? 방심위의 이중잣대 규탄한다!

 

지난 2월 25일, JTBC의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한국 방송 역사에 남을 아름다운 장면이 등장했다. 연인 관계인 여고생 두 명의 키스와 포옹 장면이었다. 해당 에피소드는 학교 내에서 정체성이 알려졌을 때, 성소수자 청소년이 겪을 수 있는 또래관계 괴롭힘과 따돌림을 현실적으로 다뤘다. 그리고 두 청소년의 키스 장면은 연애 사실이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이별 위기를 맞은 연인의 애정과 슬픔을 표현한 애틋한 장면이었다. 마치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성소수자의 존재와 삶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 한국 방송의 현실 속에서 성소수자가 공감하며 시청할 수 있는 매우 귀한 드라마였다.

 

드라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당 방송이 ‘청소년들이 보기에 불건전했다’는 민원을 빌미삼아 방송심의소위원회 심의 대상으로 올렸다. <선암여고 탐정단>의 동성 청소년 간 키스 장면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내 윤리성, 품위유지, 건전성, 성표현, 어린이 청소년 정서함양에 대한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3월 25일 열린 방송소위의 심의에서는 위원들의 자격을 의심케 하는 몰지각한 발언이 쏟아졌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 행동은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의 동성애에 대한 무지와 성소수자 혐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한 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정작 심의가 시급하게 필요한 대상은 해당 드라마가 아니라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한 심의위원들의 발언들이다. 이들의 발언은 성소수자에 대한 심각한 무지와 혐오를 보여준다. 심의과정에서 고대석 위원은 “잘못하다가는 청소년들에게 (동성애를) 권장할 수도 있고 조장할 수도 있다고 본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고, 설상가상으로 함귀용 위원은 성소수자들도 “성적 소수자들이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깝다.”, “다수와 다른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일삼으며 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폭로했다. 성적지향은 한낱 드라마를 통해 조장될 수 있는 것도, 치료가 필요한 질병도 아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이미 1973년에, 세계보건기구 또한 1990년 질병 분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한지 오래다. 현실인식이 최소 25년에서 40여 년 뒤떨어진 심의위원들이 2015년의 방송을 심의하고 있는 것이다.

 

무지보다 심각한 것은 심의위원들의 심각한 성소수자 혐오이며, 자신의 혐오와 편견을 심의의 잣대로 삼는 오만이다. 3월 25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 현장은 심의위원들의 성소수자 혐오가 난무했을 뿐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제작자의 입장을 검증하려 들기까지 했다. 함귀용 위원은 “동성연애에 대해서는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자신은 해당 장면을 보고 “대다수의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혐오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는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고, 아무도 묻지 않은 개인의 편견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밖에도 다수의 위원들이 개인적 편견에 기대어 동성 간 키스 장면에 ‘중징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토록 심각한 수준의 동성애혐오를 공공연히 표출할진대, 심의위원들이 성소수자를 다룬 방송을 공정한 잣대로 판단할 수 있을 리 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선암여고 탐정단>의 중징계를 예고하고 있다. 동성 청소년 간의 키스 장면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징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다. 같은 시기 청소년의 성적 표현이라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다른 방송과 비교해 보면 차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미 <선암여고 탐정단>은 이전 에피소드에서 10대의 임신과 낙태를 다룬 바 있으며, 최근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는 10대의 출산을 다루고 있다. 이들 방송이 아무 문제없이 전파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청소년의 성을 금기시 하던 한국사회의 인식이 점차 ‘성적 존재’로서의 청소년을 긍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최근 방송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방심위는 무지와 편견, 혐오에 기반 해 성소수자 청소년을 TV 밖 벽장에 가둬두려 하고 있다.

우리는 동성 간 성적표현을 유독 문제 삼는 방심위의 성소수자 차별적 이중잣대와 더불어 방송 심의를 빌미로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쏟아낸 방송심의소위원회 위원들을 규탄한다. 동성 간 성적 표현을 징계하려는 방심위의 태도는 성소수자의 존재와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선암여고 탐정단> 동성 간 키스신에 대한 징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15. 3. 31.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성정치위원회,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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