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za Keun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국퀴어모여라)
안녕하세요. 2015년 영예의 ‘CMS의 여왕으로 돌아온 탕녀상’에 빛나는 전국퀴어모여라의 일꾼 Roza Keun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에서 만큼은 근면하게 활동하리라 다짐하면서 Roza라는 활동명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舊 Solid.. Tei, 안녕..)
지난주 전국퀴어모여라는 대전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이맘때 ‘대전지부’라고 명명하여 소규모로 활동하던 회원들이 모여 일을 냈습니다. 대전에 있는 여러 단체들과 개인참가자들이 제법 큰 수다회를 이끌어 낸 것입니다.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성정체성, 다양한 의견을 가진 4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한데 모여 지역에서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 유지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한줄 후기에 어떤 참가자분이 남긴 글귀가 마음 한 구석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숨통 트임”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활동할 수 없는 숨 막히는 현실에서 살고 있습니다. 편견과 혐오의 시선은 더욱 몸집을 키워 세력화 되고 있는 요즘에 일상은 더욱 갑갑하고 힘겹게 다가옵니다. 저는 단지 모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통 트이는 해방감을 얻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직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숨통이 트이는 순간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잠시 행성인을 떠나있다 돌아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새긴 다짐이 있습니다. “내게 닥친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맞서보자.” 다짐이 가능했던 것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고 때로는 비판해주는 주변 동료들 덕분이었습니다. 갑갑한 세상에서 나를 숨통 트이게 해준 탈출구인 행성인에서 알게 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걸어간 과정은 조금씩 머뭇거림을 없애고 나를 드러내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그러한 다짐으로 출발한 어느 날, 서너 명의 회원이 대전 모처의 맥주집에서 고민을 나눈 지 1년이 지나, 이제는 커뮤니티 활동에 뜻을 갖는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시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와 한 뜻을 가지고 연결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요?
전국에 무지개 꽃밭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꽃밭을 분주히 돌아다닐 거예요. 우리 함께 가꾸어 나가면 얼~마나 즐겁게요~? 우리가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숨통 트이는 세상을 만들어요!
“아! 거기 계신다고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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